작년 기적적인 LG 4강행을 이뤄냈기 때문이지만
단순히 그 결과 때문이 아니라
그 과정이 참 치밀하고 꼼꼼했기 때문에 믿을만 하다고 생각했었습니다. 관리 야구...... 불펜 중심으로 운영하면서도 투수들이 퍼지지 않게 세심하게 관리해주는...... 그외에도 선수들 멘탈 잡아주고, 비전을 제시해주고, 무너져가던 팀의 체계를 잡아주고...... 참 좋은 리더라고 생각했습니다.
올해도 전력 누수가 많은 어려운 상황에서도 잘 해주고 계신다고 생각합니다. 불펜 투수들 관리는 물론이고 뎁스도 한층 더 두껍게 만드셨죠 (김선규가 살아날 줄은...). 류제국과 우규민 선수가 빠진 상황에서도 선발진도 어떻게 이끌고 계시고...... 타선은 원체 엘지 타자들이 못치니 어쩔 수 없지만 그래도 새로운 얼굴들이 속속 보이고 긍정적으로 생각합니다. 초반 최승준과 채은성 선수 둘을 뚝심있게 밀어주시는 것도 전 좋게 봤습니다. 베테랑들이 언제까지고 버텨줄 수 없으니까, 손해를 보더라도 새로운 선수들을 발굴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했죠 (물론 이에 대해 비판하신 팬분들의 의견도 공감합니다. 두 선수가 워낙 못했으니까요).
단, 봉중근 선수만은 제발 그만 고집하셨으면 좋겠어요.
봉중근 선수가 싫어서가 아닙니다. 전 앞서 여러번 밝혔듯이 봉중근 선수를 엘지에서 가장 좋아합니다. 좋아해서 그렇습니다. 우리 엘지팬들이 봉중근 선수를 비판하는 것은 차라리 괜찮습니다. 그런데 타팀 팬들에게 조롱거리가 되는 것은 정말 참기 힘들어요. 인터넷 기사만 봐도 봉중근 선수 나올 때부터 야구 시작이다 라고 비아냥거리는 댓글들이 달리는데 가슴이 너무 아픕니다. 봉중근 선수는 자신을 믿어준 감독님께 감사하다고 했고, 저도 제가 좋아하는 선수를 믿어주는 감독님께 감사합니다. 하지만 어제 경기에서도 봤듯이 지금 봉중근 선수의 공은 1군에 통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닙니다. 저도 시간이 지나면 구위가 올라올 거라는 긍정론자이긴 한데, 그때까지 과연 선수 멘탈이 버틸 수 있을까 싶습니다. 엘지는 타력이 너무 약해서 박빙의 승부가 많고, 그만큼 봉중근 선수의 잦은 등판이 요구됩니다. 그런데 봉중근 선수의 지금 컨디션으로는 팀과 팬들은 물론 스스로에게도 믿음을 심어주기 힘들 것 같아요. 봉중근 선수 올라올 때마다 타팀 팬들은 환호할 테고, 봉중근 선수는 상처 받을 것이고, 저도 상처 받겠죠. 그냥 너무 안타깝습니다.
감독님께서 봉중근 선수를 많이 아끼시는 것 같습니다. 또 봉중근 선수의 역할이 그만큼 중대하기도 하구요 (마무리니까요). 하지만 세상만사 마음먹은 대로 되는 게 없지 않습니까. 적어도 시즌 초반 동안은 봉중근 선수에게 예전 모습을 기대하긴 힘듭니다. 과감히 봉중근 선수를 2군에 내려서 몸 상태를 끌어올리는 조치를 취해줬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그래서 시즌 중반, 후반에라도 봉중근 선수에게 만회의 기회가 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사실 제가 여기서 글 올린다고 달라질 건 없겠지만 답답해서 적어봅니다. 최상은 제 예상이 빗나가고 봉중근 선수가 바로 살아나는 건데...... 그럴 것 같지 않다는 사실이 너무 슬프네요.
p.s. 차라리 감독님이 리오단 투구폼 교정해주셨던 것처럼 뭔가 문제가 있다 하고 콕 찝어라도 주시면 믿고 기다리겠는데, 시간이 지나면 알아서 올라올 거라고만 하시니...... 답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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