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제일 싫어하는 말 중에 하나지요.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야지“ 라고 말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중이 떠나는 이유는 그게 옳아서가 아니라 절에 불만은 있는데, 혼자서 뭐 어떻게 할 수도 없으니 그래 내가 가고 말지-라는 거지요.
중이 떠나는 건 그게 옳은 게 아니라 어쩔 수 없어서 가는 겁니다.
뜻 있는 중이 하나둘 떠난 절은 어떻게 될까요?
셋 중 하납니다. 망하거나, 썩거나, 썩어서 망하거나.
안 사면 된다-는 정말이지 여기저기서 지겹도록 보는 장면이네요.
만화 스토리 걱정하는 사람에게 꼬우면 보지 마라 하고, 게임 정책에 불만을 토로하면 결제 안 하면 되지 합니다.
(죄송합니다만) 아주 저급한 말입니다.
사적으로는 할 수 있어요. 마음에 안 들면 안 사면 그만. 저 한 사람 입장에서는 틀린 말이 아니거든요. 하지만 적어도, 논리와 논리가 대결하는 상황에서 해서는 안 될 말입니다.
꼬우면 사지 마라-라는 전가의 보도를 휘두르면 그야말로 원천봉쇄, 거기에는 어떤 반론도 있을 수가 없습니다. 말을 꺼낼 필요조차 없게 만드는, 그리고 무슨 말이든 의미 자체를 없애 버리는 마법의 문장이지요.
대부분 사람은 자기 볼일 보다가 아니다 싶으면 있었는지도 모르게 조용히 사라집니다. 불만이나 불편을 말하는 사람은 그나마 애정이 있는 사람이지요. (가끔 똥 싸고 도망가듯이 하는 건 빼고) 드문드문 앞으로 나서는 사람을 포용하지 못하고 입 닫게 만든다면 그걸 말없이 지켜보던 중들은 절을 떠날 마음을 굳힐 것이고, 그런 집단에는 미래가 없다고 단언할 수 있습니다.
돌아와서,
저도 있는 듯 없는 듯 하는 게 편합니다. 가격정책에 왈가왈부할 생각 없습니다. 키보드 배틀이야 겪어 보면 다 거기서 거긴데 20대 한창나이도 아니고 솔직히 이젠 귀찮아요. 그냥 사면 사고 아니면 말면 되죠.
하지만 가격 논란에 디펜스를 하고 싶은 분은 안 사면 되지요 할 게 아니라,
편당 100원은 이러저러해서 나름 합리적이다 라던가,
그 가격이 작가의 자존심이다라던가,
정액제 등등을 쓰는 모 사이트는 지금 이런저런 문제가 있다 라던가,
문피아는 엉덩이가 무거워서 쉽게 바뀌기 어렵다 라던가.
이런 말씀을 하시는 게 정상적인 토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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