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공이 살생이 익숙해지도록 동물들을 죽이라고 명하는 사부가있었거든요?
처음에 닭이나왓는데말이죠 손을 벌벌떨고 토악질을하더래요 잡고나서..
음.. 저 중딩때 집안일을 도우면서 닭을 몇번잡아보고 손질도해봤는데말이죠
별느낌안들었는데 소설속주인공은 왜그랬을까요
저희집은 제가 중3까지 계곡에서 장사하느라 닭도리탕이나 보신탕 등등을팔았는데말이죠 데헷
우리 모두 웃어봐요! 우리들의 이야기로.
주인공이 살생이 익숙해지도록 동물들을 죽이라고 명하는 사부가있었거든요?
처음에 닭이나왓는데말이죠 손을 벌벌떨고 토악질을하더래요 잡고나서..
음.. 저 중딩때 집안일을 도우면서 닭을 몇번잡아보고 손질도해봤는데말이죠
별느낌안들었는데 소설속주인공은 왜그랬을까요
저희집은 제가 중3까지 계곡에서 장사하느라 닭도리탕이나 보신탕 등등을팔았는데말이죠 데헷
-닭 이야기-
끼이이익-
암탉 '복순'이 고개를 들자 뻘건 고무장갑을 낀 남자가 닭장 문을 여는 것이 보였다. 그 남자는 철없는 병아리들이 다리 쪽으로 날개를 파닥이며 날아들자 장화 신은 발을 휘저으며 고함을 쳤고, 가장 높은 횃대에 앉아 있던 장닭 '아빠'가 커다란 날개를 푸드덕거렸다.
복순은 남자가 달걀을 꺼내러 온 것이라 생각하여 알을 품던 엉덩이를 슬 들어올렸다. 그러나 남자는 달걀은 꺼낼 생각도 하지 않고 이리저리 손을 휘저어 암탉들의 날갯죽지를 들어올리기도 하고 배를 찔러보기도 했다.
어떤 예감에 사로잡힌 복순은 모가지를 길게 빼 마당을 내다보았다. 항상 모이를 주는 정 할머니가 솔가지를 뚝뚝 분질러 불을 피우고 있었고, 가마솥에서는 흰 김이 모락모락 솟아나오고 있었다.
남자는 이제 알을 낳지 못하는 '순자'의 자리 쪽으로 다가가고 있었다. 얼마전 알이 걸려 죽을 고비를 넘기고 간신히 살아남은 순자는 복순의 가장 소중한 친구였다. 복순은 꼬꼬, 꼬꼬, 커다랗게 외치며 '아빠'에게 도움을 요청했지만, 장닭은 그 긴 부리로 날개를 고를 뿐 가타부타 말이 없었다.
복순은 푸드득, 자리를 박차고 날아올라 남자의 손목에 앉으려 했다. 먼지가 풀풀 날리며 자잘한 깃털이 솟구치자 남자는 본능적으로 주먹을 들어올렸고, 주먹은 복순의 통통한 배에 작렬했다. 아랫배가 터지는 듯한 고통이 밀려왔지만 복순은 계속해서 남자의 주먹 근처로 뛰어들었다.
"이 씨발놈에 닭새끼가 뭔 지랄이여!"
복순은 자신이 주인남자에게 덤비는 것이 아니라 순자를 데려가지 말라고, 순자는 지금 아파서 알을 못 낳는 것 뿐이지 아직 죽을 때가 멀었다고 설명하려고 했다. 그러나 남자는 무슨 짜증이 폭발했는지 좁은 닭장 안에서 양 주먹을 휘두르며 복순을 쫓았다. 암탉과 병아리들은 깍깍 비명을 지르며 이리저리 날아다녔고, 남자는 복순을 구석으로 밀어넣는 데 성공했다. 장홧발이 복순의 아랫배를 무수히 걷어찼고, 철망에 부딪치는 헛된 날갯짓 소리가 요란했다.
여보, 여보, 살려줘요!
복순은 꼬꼬, 꼬꼬, 애타게 울부짖으며 '아빠'를 찾았다. 복순의 비명, 암탉들의 울음소리, 병아리들의 놀란 짹짹거림에 닭장 속은 지옥이나 다름없었다. 날갯죽지를 파들파들 떨던 장닭 '아빠'가 휙 날아올라 남자의 머리꼭지를 할퀴었다. 쇠갈고리 같은 날카로운 발톱이 남자의 이마를 긁었고, 남자의 콧등을 따라 싯벌건 피가 흘러내렸다.
"이누무 닭새끼들이 단체로 농약병을 빨아재낀겨?"
가마솥에 물을 끓이던 정 할머니가 허둥지둥 달려왔다.
"아이고, 이 서방, 이게 무슨 일이요?"
"닭새끼들이 단체로 병이 나가지고서는..."
"닭새끼도 산목숨인디 눈앞에서 이리 하믄 안 되지!"
"단체로 콱 모가지를 비틀어부려야지..."
"아이고, 그만 하고 나오소. 이 피좀 보소!"
복순의 배를 차고, 머리를 짓이기고, 날개를 밟던 남자의 발이 그제야 멈추어졌다. 주인남자는 가쁜 숨을 몰아쉬며 몸에 내려앉은 닭 털을 털었고, 피 섞인 땀방울을 연방 훔치며 닭장 밖으로 나갔다. 정 할머니는 아무런 기력도 남지 않아 머리를 삐딱하게 닭똥더미 속에 처박은 채 누워 있는 복순을 보고 한숨을 쉬었다.
"아이고 씨암탉을..."
부들부들 떨던 순자가 울음을 터트렸고, 다른 암탉들은 무서워 궁둥이와 궁둥이, 머리와 머리를 바짝 붙인 채 횃대 하나에 웅크리고 섰으며, 철없는 병아리들은 주인남자의 뒤에 대고 찌찌빼빼 시끄럽게 노래 부르기 바빴다. 정 할머니의 손에 들려 나오며, 복순은 '아빠'와 마지막으로 눈을 맞추었다. 강아지풀 하나를 사이좋게 쪼았던 작년 봄과 세숫대야에 고인 물을 훔쳐 마시던 쨍하니 더웠던 여름, 첫 알을 낳았던 지난 가을, 어깨를 붙이고 나란히 앉아 소복소복 마당에 쌓이는 눈을 바라보았던 겨울.
이 때 아빠가 소리쳤다.
"못 나가게 해!"
겁쟁이 순자는 무슨 용기였는지 갑자기 푸드득 날아올라 닭장문짝 사이에 몸을 들이박았다. 이번에는 아빠가 적극적으로 공격하기 시작해, 정 할머니의 등판에 달라붙어 날개를 요란스레 푸드덕거렸다. 그러나 정 할머니는 마술처럼 몸을 한번 휙 흔들어 장닭을 떨어내더니 닭장 문을 꽝 닫고 달아나버렸다.
"복순아!"
아빠가 꼬끼오, 하고 길게 울었다.
그 목소리에 힘을 얻은 복순은 미약하게나마 몸을 떨고 날개를 푸드덕거리며 저항을 계속했지만, 주인남자가 양 날갯죽지를 꽉 움켜쥐고 도마 위에 모가지를 짓누르자 숨이 턱 막힐 수밖에 없었다.
곧이어 석석, 숫돌에 대고 칼 가는 소리가 들리더니 정 할머니가 주인남자의 손에 시퍼렇게 갈린 식칼을 건넸다.
'내, 내 알...'
복순은 꼬꼬, 힘겹게 울며 눈꺼풀을 감았다떴다. 그때 뾰족한 식칼 끝이 복순의 모가지에 꽂혔다. 복순의 눈꺼풀, 날갯죽지, 통통하게 살찐 배와 가느다란 발가락 모두가 경련을 일으키기 시작했다. 남자는 복순의 움직임이 잦아들자 식칼을 아래위로 북북 비벼 모가지를 완전히 잘라냈고, 복순의 가련한 몸뚱이는 축 늘어져 도마 위에 널부러졌다.
복순의 모가지에서 솟구친 피가 도마에, 그 아래에 고인 고무다라이, 그 옆의 흙을 벌겋게 물들였다.
햇볕이 너무 뜨거웠고, 주인남자와 정 할머니의 얼굴도 붉게 물들어 있었다. 정 할머니는 복순의 양 발을 잡더니 펄펄 끓는 물에 쑥 밀어넣었다.
닭장 속의 병아리들조차 눈을 감고 날갯죽지 속에 머리를 파묻고 있는데, 살아남은 순자만이 까만 두 눈을 치켜뜨고 이 광경을 지켜보고 있었다. 순자는 견딜 수 없어 눈물을 흘렸다. 장닭이 신음인지 울음소리인지 분간이 되지 않는 소리로 꼬꼬, 힘없이 웅얼거렸지만 멀리서 그 장면을 바라보며 눈깔사탕을 빨던 금영은 그 소리를 알아듣지 못했다.
정 할머니는 닭털 뽑던 손으로 오랫만에 시골에 온 손녀의 궁둥이를 툭툭 치며 말했다.
"금영아, 저녁은 백숙 먹자잉?"
"씨잉, 난 백숙 시른데, 치킨이 더 좋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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