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는 올해 환갑이십니다.
전 올해 3땡이 됐네요.
아들은 다음달이면 첫돌입니다.
아들먹는거 엄청 신경씁니다. 모든 이유식은 유기농에 최고로 좋은거만 쓰고 100그람에 12000원씩 하는 A++안심만 먹입니다. 이유식책만 집에 5권이 넘게 있고 따로 유아행동발달학에 관련한 책만 3권을 넘게 읽었습니다.
물도 생수만 사다먹입니다. 제가 생각해도 넌 좀 오바다. 라고 생각할 정도로 유난이긴 합니다.
근데 집에가면 아버지께서는 항상 당신이 드시던 현미밥 그 숟가락으로 그냥 먹입니다. 동치미국물도 한숟갈 떠서 먹이곤 하시죠.
제가 보기에는 미칠 지경입니다. 첫돌 전부터 간이 베인 음식은 먹이지 말라고 하고 어른이 먹던 숟갈갘은거 쓰면 입속 세균이 옮겨 영아기부터 충치에 걸릴 수 있다고 하는데도 말이죠.
갈때마다 먹이는걸로 싸웁니다.
이제 처가로 갑니다.
장인어른 장모님도 똑같으십니다. 먹던 수저로 그냥 먹이시고 빵도 그냥 먹입니다.
아.. 장인장모신데 아버지께 하는거처럼 뭐라 할 수도 없습니다.
마누라 눈치줍니다.
근데 마누라도 아버지나 어른들 주의라 신경안씁니다.
저 혼자 스트레스 받고 뒤집어 집니다.
근데요. 어차피 언젠가는 먹어야 할 음식이고 한두달 빨리 먹는다고 해서 그렇게 막 나빠지는것도 아닙니다. 그럼 음식을 매일 먹는것도 아니고 어쩌다 한달에 한두번 먹는거니까요.
그러면서 전 포기했습니다.
뭐 제 아들이고 어른들 입장에서는 하나밖에 없는 눈에 넣어도 안아플 이쁜 손주니까요. 나쁘게 될 수 있는걸 줄 분들이 아니니까요.
그냥 그러려니 하고 내려놓는 수 밖에 없습니다.
그깟 소기름 맨날 먹는것도 아니고 소기름만 먹는것도 아니고 그냥 그러려니.. 하시는게 속편할겁니다.
그렇게 스트레스받아봐야 본인만 문제가 되는거잖아요.
엔띠님 성격이 그러하셔서 어쩔 수 없으니 그냥 본인이 묻는 수 밖에 없습니다.
본인 성격을 고치는게 아니라면요.
어른들이 다 옳은건 아닙니다. 물론 고쳐야할것도 상당히 많아요. 근데 우리보다 두배를 더 산사람 고치려고 하는건 더 힘듭니다.
막상 본인부터가 못고치잖아요.
Comment '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