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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정담

우리 모두 웃어봐요! 우리들의 이야기로.



작성자
Lv.1 [탈퇴계정]
작성
13.11.06 15:05
조회
1,189

한 때 여러가지 상황이 겹쳐서 생긴 심한 우울증으로 엄청나게 고생했던,그래서 극단적인 생각까지 했던 게(그리고 그 극단적인 행동이 성공 직전까지 갔었던)접니다.그렇기에 결코 우울증이 단순한 게 아니라고 말할 수 있어요.진짜 심각한 분들은 아예 죽을 의지도 없어서 그냥 살아계십니다.

죽을 의지도 없이 살아있다는 거 정말 비참한 거예요.
예전 치료모임이 인연이 되어 아직까지 만나는 분들이 몇 분 계신데 ‘죽을 의지도 없이 살아있다'는 말이 사람에게 얼마나 비참하고 치명적인 말인지 아주 잘 알겠더군요.
물론 겉으로 드러나는 모습은 지극히 정상적입니다.그냥 직장인,아저씨,학생이에요.
근데 친분이 생겨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고 속 마음을 조금이라도 알게되면 ‘와 어떻게 아직까지 저렇게 계실 수 있는걸까’하는 생각까지 듭니다.
항우울제 없이 하루라도 못 사는 분 보셨습니까?
손가락이 피투성이가 되도록 자해하고 그 상처 덮어놓은 밴드를 다시 또 뜯어서 손을 뜯고 그렇게 해서 손이 해진 장갑처럼 너덜너덜하게 된 분은요?
밤마다 미친듯이 울다가 다음날 멀쩡한 얼굴로 다시 웃고 또 집에가서 불 꺼놓고 미친듯이 우는 생활을 끝없이 반복하는 분은요?
없을 것 같죠?미안하게도 전 저런 분 적어도 다섯 명 이상 봤습니다.
우울증이 단순하다?별거 아니다?
그렇게 느꼈다고 타인에게 ‘별거 아닌걸로 쑈하네'란 식으로 말하는 건 잘못된 거지요.
진짜 심각하게 우울증에 시달리는 분들은 하루 하루를 제정신으로 사는 것도 기적일 지경입니다.차라리 죽을 방법이라도 알려달라고 하면 다행이에요.
네,그나마 다행이에요.죽을 의지라도 아직은 남아 있는 거니까요.
앞으로 정담이 우울해지는 건 원치 않기에 이 글을 마지막으로 우울증과 관련된 글은 안 올리겠습니다만,타인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자세를 좀 길러보시길 바랍니다.

Comment ' 16

  • 작성자
    Lv.99 엔트러피
    작성일
    13.11.06 15:16
    No. 1

    우울증은 죽음에 이르는 심각한 병인데 이걸 단순하게 의지타령으로 보는 분들이 많죠........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1 [탈퇴계정]
    작성일
    13.11.06 15:19
    No. 2

    이런 농담을 할 지경입니다.
    "내가 이 약만 줄창 먹어서 질리는데 나랑 이거 바꿔먹을 사람?"
    이 농담 하신 분 항우울제 없이는 아예 하루를 버티지도 못합니다.이런 심각한 증상까지 동반하는 우울증을 별거 아니라는 식으로 말하는 게 좀 어이가 없더군요.말씀대로 의지타령을 할 병이 아닌데도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NaNunDa
    작성일
    13.11.06 15:29
    No. 3

    우리가 타인을 얼마나 안다고 어떤 고통이든 어떤 상황이든 설령 자신과 비슷하다해서 자신은 견뎌냈는데 넌 왜그러냐 이런말도 있을수 없는 말이지요 사람마다 다 다른데... 누군가는 지인들을 다 잃어도 힘내서 다시 잘 살수도 있지만 누군가는 절망하고 망가질수있는데 비슷하거나 같은 상황들이 같은정도로 힘들다고 생각하는건지 몰라도 다른 누군가와 비교하고 뭐라하는건 대부분의 사람들이 많이 하는 행동이지요. 누군가는 자기 소대 선임들 전부에게 갈굼당하고 누군가는 자기 맞선임에게만 갈굼당하고 이러면 당연히 소대선임들에게 갈굼당하는게 더 힘든것 같지만 사람이 다르니까 사실 누가더 힘든지는 모르는거잖아요.
    저런걸 이해하는척 해도 결국에는 저사람은 약하다 이렇게 은연중에 깔고 있는경우도 많구..
    타인에 대한건 내가 타인인 이상 가족이라해도 함부로 단정지을수 없는건데 그게 잘안되서 그런듯 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1 [탈퇴계정]
    작성일
    13.11.06 15:35
    No. 4

    우울증으로 시달리는 분들이 가장 괴로워하는 것들 중 하나가 바로 언급하신 '넌 약해서 그래'나 제가 본문에서 언급한 '별거 아닌 걸로 쑈하네'란 시선이지요.그래서 감추려고 하는 분들도 많고 그렇게 감춰진 우울증은 암덩어리처럼 정신을 좀먹어요.보통 심각한 상태인데도 '넌 약해서 그런거다.그건 의지로 해결할 수 있어.'란 시선에 '내가 정말 약하서 그런건가?'란 생각을 품고 혼자서 해결해보려다가 그게 안 되서 치료를 받으러 오는 사람들이 대부분입니다.이미 그때는 늦지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3 청안청년
    작성일
    13.11.06 15:31
    No. 5

    우울증을 포함한, 정신계열 병은..

    괜히 "병" 이 아닙니다 -_-;;;;

    우울증이 머리로 이해가 되면... 같이 우울증이란 소리겠죠 -_-;;;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1 [탈퇴계정]
    작성일
    13.11.06 15:38
    No. 6

    저는 그래도 겪어봤기에,그것이 얼마나 마음을 옭아메는 형틀인지 그나마 공감하고 이해합니다ㅎ
    지금의 저는 그래도 많이 나아져서 괜찮지만요.그래서 전 다른 분들도 항상 낫기를 바라고 있지요.
    말 그대로 정신의 암 덩어리리고 해도 문제가 되지 않는 병이니까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39 도버리
    작성일
    13.11.06 16:20
    No. 7

    '말 함부로 하는 거 아니다'라고 함부로 말하지 않기 위해 얼마나 참아야 하는가... 싶네요 ㅋㅋ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1 [탈퇴계정]
    작성일
    13.11.06 16:27
    No. 8

    함부로 한 말이 타인의 가슴을 갈기리 찢어놓을 수 있으니까요 ㅎㅎ참는 게 쉽진 않지만 그래도 상대방을 생각해서 참아야지요.ㅎ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곁가지옆귀
    작성일
    13.11.06 16:25
    No. 9

    도리버님의 의견에 공감 한표..

    정말 "사람에 대하여 함부로 말하지 않기"가 무척 힘들어요.......항상 내 입장을 같이 이야기 하면 말은 길어지고,,, 짧게 굵직하게 표어나 광고어처럼 이해하기 쉬운 단어가 있었으면 좋겠네요.

    "사람을 함부로 평가하지 마"하고 외치고 싶어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1 [탈퇴계정]
    작성일
    13.11.06 16:29
    No. 10

    위에도 썼지만 '함부로 한 말'이 타인의 가슴을 난도질하는 서슬 퍼런 환도가 될 수 있으니 상대방을 존중한다면 참고 고려해서 말을 해야 하죠ㅎ말이란 건 그만큼 강한 위력을 가지고 있거든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곁가지옆귀
    작성일
    13.11.06 16:31
    No. 11

    제 딴에는 최대한 주의 한다고 하지만 어느 한순간 보면 얼떨결이던 무심결이던 나도 모르게 한마디 내 뱉어서 상대를 불쾌하게 해 주는 경우가 많아요.

    정말 남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는 것이 무척 어렵지요.
    [함부로 하는 말]의 위력은 상대가 불쾌함 또는 모욕감 등을 유발하지요.
    그래서 더 주의해야 하고요..

    공감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1 [탈퇴계정]
    작성일
    13.11.06 16:32
    No. 12

    특히나 저런 환자분들은 말에 굉장히 민감해서 상태가 좋아진 저도 그분들 만날 때마다 항상 조심하고 또 조심합니다.겉으로는 "괜찮다"고 하셔도 속으로는 말 그대로 피투성이가 될 수도 있어서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3 슈크림빵이
    작성일
    13.11.06 18:43
    No. 13

    인터넷 세상엔 우울증을 가장한 자살글들이 범람해서 사람들이 첨에는 믿고 신고도 하고 위로도하고 했었는데. 신고한 사람들이 경찰들에게 거짓신고로 꾸사리 먹은후 점점 양치기 소년처럼 믿지 않게 되었지요.
    저도 인터넷에서 우울증을 가장한 자살글들은 일고의 가치도 없다고 생각하기때문에. 아랫글은 신경도 안썼는데. 싱경쓰는 분들이 많았군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1 [탈퇴계정]
    작성일
    13.11.06 19:03
    No. 14

    뭐 가짜도 있고 진짜도 있기 마련이지만 그래도 만에 하나 진짜인데 비난을 퍼붓는다면 당사자에게는 큰 충격이 되겠죠0_0;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43 슈크림빵이
    작성일
    13.11.06 22:02
    No. 15

    네 비난도 관심도 주지 말고. 무플 및 무관심 답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정말로 고민이라면 이곳에 안남기고 정신과나 그 관련 사이트에 글을 올려서 상담을 받아야겠죠.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1 [탈퇴계정]
    작성일
    13.11.06 22:40
    No. 16

    그 생각은 잘못 생각하고 계신겁니다.
    정말로 고민이라면 이곳에 안남긴다는 생각요.
    머라머라 따따부따 말하기도 싫은데...그건 잘못된 생각입니다.
    '지가 진짜 힘들면 여기서 이러지 않겠지.'
    진짜진짜 힘드니까 여기서 이럴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그런 경우 많아요.

    주위 사람한테 말못하니깐, 익명의 공간에 풀어놓는 사람들 많습니다. 님 생각보다 많아요.
    어쩌면 대부분이 그럽니다.
    함부로 선 긋는 버릇...이해는 가는데 틀린겁니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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