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전통적인 공정에서 쇠에 망치질을 하는 이유는 모양을 잡는 것 외에 조직을 치밀하게 만들어(밥을 단단하게 뭉치듯이) 더욱 튼튼하게 만들기 위해서다. 그러나 현대적인 공정에선 모양잡기 외엔 의미 없는 과정이다. 강재가 이미 제철소에서 압연이 되어 나오기 때문이다.
2. 접쇠를 하는 이유는 불순물을 고루 퍼뜨리기 위해서다. 불순물이 뭉쳐있을 경우 균열이 생긴다. 균열이 생긴 쇠는 작은 충격에도 쉽게 부러진다. 현대적인 공정에서도 가끔 이런 불량이 생기는 경우가 있는데 이 때 이 부분으로 만든 나이프가 어이없게 부러져 황당했다는 사용자의 후기가 제법 많이 올라올 정도다. 그러니 전통과정으로 만든 옛날 칼들은 생각보다 쉽게 부러지는 경우가 많았을지도 모른다.
접쇠로 쇠의 강도가 증가된다고 아는 경우가 많은데 그것과는 다른 이야기다.(불량이 적어지는 것도 강도 증가라고 말하면 할 말이 없다.) 그것은 적층강이라도 따로 있다.
3. 적층구조로 이뤄진 칼을 영문 카다로그에선 라미네이티드 일어 카다로그에선 삼마이 등으로 표기한다. 강도가 강한 쇠 좌우에 강도가 약한 쇠를 붙여 전체적인 강도를 올린다는 것이다. 실제 이렇게 할 시에 횡압력에 대한 내성이 20%인가 아무튼 올라간다고 한다. 물론 가격은 20%가 아니라 300%씩 뛴다. (수치적으로 완벽한 것은 아니다. 일종의 표현이니 실제와 틀릴 수 있으나 대충 비슷하다.) 이 구조는 유럽의 벌목용 도끼와 일본도에서 현재도 쉽게 볼 수 있다. 그러나 주의할 것이 있다. 이 적층 구조는 기계로 정확히 통제된 상태에서 만들어졌을 때 효과가 있다. 사람 손으로 망치질 해 얻는 적층구조 정도로는 횡압력 내성이 올라가길 기대하기 어렵다. 다만 탄소량이 적은 좌/우면 때문에 녹이 덜 발생하고, 물리적으로 더 무른 표면을 갖게 되어 표면 연마가 용이하게 되는 이점은 갖을 수 있다.
4. 일본도의 특징인 날에 보이는 물결무늬(하몬 : 장인 특유의 개성을 나타내기도 한다.)를 뚜렷하게 얻기 위해선 날과 칼등 부위의 열처리에 차등을 둬야하는데, 이 때 강도가 많이 차이 나게 할 수록 무늬는 더 뚜렸해진다. 그런데 이렇게 경도가 많이 차이나게 열처리 하면 칼은 물리적으로 스트레스에 약해지게 된다. 즉 통으로 열처리한 칼 보다 잘 부러지거나 잘 구부러진다. 심미적으로 뛰어나다고 기능적으로도 뛰어난 것은 아니다.
5. 일본도를 가장 많이 생산하는 곳은 중국이다. 물론 일본 장인이 만들지 않은 칼을 일본에선 유사일본도라고 한다. 중국에서 생산한 수작업 일본도의 경우 도장구에 따라 다르지만 품질 좋은 물건을 100만원 정도면 살 수 있다. 현지가는 물론 더욱 싸다. 단순히 기능적으로 봤을 땐 일본 순수 생산품 보단 중국산이 더 좋은 경우가 많다. 심미적인 부분도 그리 떨어지진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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