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적이 없는 것에 대한 묘사...
최근에 묘사하는 방법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는 쓰는 글에 자신감이 조금 깎여나갔네요. 누군가 지적을 해서 그런 게 아니라 스스로 느낀 거라 더 우울합니다. 판타지를 동경하며 여러 게임에서만 봐왔던 풍경, 던전들을 묘사해보려는데 쉽지가 않네요. 그래서 네이버 검색, 어학사전 검색을 하며 예문을 뒤지고 있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ps. 참고할만한 소설을 추천해시면 정말 감사합니다. -_ㅠ
우리 모두 웃어봐요! 우리들의 이야기로.
본적이 없는 것에 대한 묘사...
최근에 묘사하는 방법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는 쓰는 글에 자신감이 조금 깎여나갔네요. 누군가 지적을 해서 그런 게 아니라 스스로 느낀 거라 더 우울합니다. 판타지를 동경하며 여러 게임에서만 봐왔던 풍경, 던전들을 묘사해보려는데 쉽지가 않네요. 그래서 네이버 검색, 어학사전 검색을 하며 예문을 뒤지고 있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ps. 참고할만한 소설을 추천해시면 정말 감사합니다. -_ㅠ
상상만으로는 부족해요. 오히려 작가가 자신만의 세계에 빠져 독자들을 배려하지 않는 나쁜 묘사를 할 수도 있어요. 특히 쓸데없이 장황한 배경 설명이나 외양 묘사가 독이 되죠. 상상만 하다보면 머리 속 이미지는 점점 더 구체화되는데 그거에 빠져 모든걸 독자에게 보여주려하는 습관이 생기죠. 예를 들어 코끼리를 설명할 때 '근육질의 긴 코가 마치 사람 손처럼 물체를 쥐었다 던졌다 하며 자유롭게 움직였다.' 정도로 끝낼 것을 '그 짐승의 굵직한 네 다리는 거구의 몸체를 단단히 지탱해주었다. 삐죽 튀어나온 털은 철사처럼 가늘면서도 쉽게 끊어지지 않았다. 코만큼이나 거대한 두 귀가 바람을 일으키며 밀림의 열기를 식혀주었다.' 같이 몇 문장씩 할애할 필요가 없어요. 말하자면 묘사에 있어서도 비중의 차이를 두어야해요. 독자가 글을 읽으면서 받아들일 수 있는 정보의 양은 한정되어 있으니까요.
음, 생각이 조금 다른 것 같아 몇 자 적습니다.
'본 적이 없는 것'이 항상 작가에게만 국한된 일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많은 경우에, 작가와 독자 모두에게 전혀 친숙하지 않은 대상을 서술해야하는 경우도 나타나지요. 예시로 드신 코끼리와 같은 경우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상대적으로 친숙한 대상입니다. 직접 본 사람도 많고, 영상매체 등에서 여러번 그 외양과 습성을 접할 수 있는 대상이지요. 그렇기에 소설이 코끼리 사육에 대한 내용이 아니라면 전자의 설명으로도 충분할 겁니다. 반면에 대상을 핑카데룬으로 바꿔서 생각하면, 후자와 서술이 독자들에게 적어도 그 대상에 대한 감이라도 잡을 수 있도록 도와주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아, 핑카데룬이 뭔지는 저도 잘은 모릅니다. 굳이 서술하자면 굵직한 네 다리가 엄청나게 큰 몸덩어리를 받치고 있는데, 털은 철사처럼 단단하면서 가늘고, 더운 지방에 살기 때문에 귀는 굉장히 커다란데... 네,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아셨을 거라 믿습니다.
묘사에 있어서 비중의 차이를 두어야한다, 지당한 말씀입니다. 주연과 조연이 얘기하는데 바람에 날아가는 나뭇잎으로 한 문단을 채우면 독자들 머리 위에는 코끼리만한 물음표가 떠오를 겁니다. 그런데, 독자들에게 어디까지를 보여주고, 어느 선에서 끊어야 하느냐는 굉장히 어려운 과제는 쓸데없다, 있다를 논하기 이전에 밸런싱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구체화되는 이미지를 서술해야 할 때와, 전개의 속도를 올려야 할 때를 구분하여 서술하는 것은 만연체와 간결체를 혼용하는 것만큼이나 중요한 기술이 아닐까요?
...제가 후자의 방식을 선호하는 편이어서 말이 길어진 감이 있습니다. 제가 보고 있는 장면을 독자들에게도 전해주고 싶다는 생각. 장르문학 작가들에게 꼭 필요한 소양은 아니지만, 저는 그런 글을 쓰고 싶어서 불가피하게 묘사와 서술이 좀 길어지는 경향이 있더군요.
다른 분들의 생각은 어떠신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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