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현장 직원으로 일하던 2009년-그때는 관리직이 아니었죠. 몸도 정신도 힘들었을 때....-회사에서 직항으로 보내 줄 비행기 표가 없다는 이유로 이집트에서 이탈리아를 거쳐 돌아온 적이 있었죠. 귀국하던 전날 밤에 갑자기 현장에서 일이 터지는 바람에 탑승 4시간 전까지 짐도 못 싸고 작업복 차림으로 일하고 샤워도 못 한 상태로 비행기에 탔습니다.
일하다가 현장 직원들끼리 서로 MP3파일 교환하며-인터넷 안 되는 해외 현장에선 서로 음악이나 동영상 돌려보는 게 낙입니다- 받은 뱅크의 '가질 수 없는 너'를 듣게 되었죠. 밤9시였고, 로마 공항에 착륙하기 위해 비행기는 천천히 콜로세움 상공을 선회하고 있었습니다.
엔진의 RPM에, 노래의 리듬이 점점 겹쳐지기 시작하더군요. 8개월만에 돌아가는 한국이었고, 오랜만에 눈물이 났습니다.
무슨 드라마 한 장면을 제가 찍는 기분이더군요.
2. 제가 다닌 고등학교(실업계)는 구타 및 가혹행위가 존재하던 가축적이고 화기애매한 분위기의 의무 기숙사제였습니다.
부활의 '아름다운 사실'을 시작으로, 유행곡들을 기상 방송삼아 기상 30분 전인 새벽 5시 30분부터 틀었죠.
20대 후반이 되어버린 올해가 되어서야, 부활의 '아름다운 사실'을 들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트라우마 극복의 예시일듯.................
3. 스트라토스4, OST도 참 좋고 메카닉도 현실적이고 사실적이고(외계인 운운은 좀 그렇지만....)TV판 스토리는 좀 용두사미에 작화도 무슨 동인지 같고 그렇긴 하지만 그래도 Right Stuff같은 명작 항공영화 오마주한 것도 괜찮은. 항공 덕 입장에서는 참 괜찮은 애니인데요(고 오카즈키 리츠코가 작곡하고 오나타 메구미가 부른 오프닝곡 1'st Priority는 정말 명곡입니다. 남정네가 노래방에서 부르면 뷁스러워 그렇지.......)
기껏해야 중3에서 고등학생 정도일 미소녀들이 성층권은 기본으로 뚫고 다니는 걸 보면, 전 그 나이때 뭘 했나 하는 자괴감이........
아니 아X로 레이는 중딩때 건담 타고 자쿠 부수고 다니고 그러고 키라 야X토가 중딩 나이에 칼리지 다니며 건담 운영체제 만들고 하는 건 로봇 애니라서 현실감이 떨어져서 그런지는 몰라도 납득이 가는데, 이상하게 스트라토스4를 볼 때마다 자괴감이 드는 건 왜인지 모르겠군요. Orz........
Comment '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