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는 사람이랑 간만에 같이 밥을 먹으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어요.
그러다가 제가 얼마 전에 혼자 윤상의 REboot 콘서트에 갔다왔다고, 포스터도 하나 가져왔다고 그랬어요.
제 말을 들은 그 사람. 그 사람의 눈에서 bois의 상처만 이라는 노래의 전주를 틀어주더군요. '너 윤상 많이 좋아하는구나.' 그리고 저는 아무 말 하지 않았어요.
아니오. 나 그 사람 좋아라해요. 그래서 나 혼자서 내 돈내고 씩씩하게 콘서트 갔고요, 그리고 예매하고 보름도 넘게 그 콘서트 생각하면서 혼자서 막 좋아했고요, 콘서트 가서도 그 감동에 팔을 흔들며 좋아했어요. 처음으로 내 돈 내고 콘서트 갔어요. 그래도 많이 좋더라고요. 돈 아깝다는 생각? 안했어요. 옆에 격하게 즐겨주시는 분이 계셔서 덕분에 더 잘 즐겼다는 생각은 했지만 말예요.
하지만 현실은.... 콘서트에서 봤던 것 대로더군요. 상님께서 '윤상 좋아한다고 하면, 특히 젊은 사람이 좋아한다고 하면'이라는 멘트를 하자 저쪽에서 흘러나오던 bois의 상처만 전주. 그 때 웃었어요. 하지만 마냥 웃지도 못했어요. 그런 반응 많이 받았으니까. 그래서 좋아라 하는데도 '나 그 사람 좋아라 한다.' 그 말 한번 못했어요.
알아요. 저는 어떤 사람 A를 넘어 소심한 물고기 중 하나일 뿐이라는거. 사실 팬이라고 자처하지도 않아요. 이 정도에도 저는 만족해요. 그냥 상님을 좋아라하는 한 사람이라는 이 자리에도 만족을 해왔다고요. 근데요. 솔직히 요새는 좀 답답하기도 해요. 콘서트 갔다고, 콘서트 갔더니 좋더라고, 역시 상님이라고. 상님께서 이거도 하시고 저거도 하시고 진짜 감동이었다고, 그렇게 자랑을 하고 싶은데 자랑을 할 사람이 없어요ㅠㅠ 포스터 주워왔는데, 한장 떼왔는데, 이 남루한 방 안에 붙여놓을 곳이 마땅치가 않아 아직도 그저 둘둘 말아놓고만 있네요.ㅠㅠ 혼자서 '이 모습을 봐라. 이 세월의 아름다움이 묻어나는 모습을 봐라. 이 아름다움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할것이다.'해보지만 그건 그저 혼자만의 되뇌임일뿐이고 말이죠ㅠㅠ
그냥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하는 심정으로 여기다가 이렇게 조잘조잘 하네요.ㅠㅠ
덧. 문피즌 여러분들은 어떤 연예인을 좋아라 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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