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엔하위키에서 영친왕, 의친왕 관련 항목을 읽었는데, 보다보니 '난세가 인재를 만든다'는게 맞는 말인지, 엄청나게 까여대는 대한제국기의 왕들이나 측근 세력에 비해, 의친왕, 영친왕은 나름 능력이 있었던 것 같더군요(단순히 교육을 밖에서 받아서 그런것일지도...).
그 영향인지 문득 한국이 입헌군주국(혹은 왕정제) 국가가 될 수 있을만한 대체역사에 대한 망상을 해 봤습니다. '궁'이라던가가 화제가 될때 전혀 안 봤기 때문에, 밑에 적은 루트를 이미 쓴 매체가 있을지 잘 모르겠습니다만...
1. 의친왕의 상해임시정부 망명 성공
- 의친왕의 상해임시정부 망명 시도가 성공하고, 성공 후에 그의 말대로 왕족이 아닌 신민의 신분으로 활동. 다만 '이전 왕족'의 상징성과 대외유학파의 외국어 실력을 발휘, 대외 외교, 선전 활동에 적극적으로 개입. 실제 역사에서 이승만이 했던 역할을 상당수 대신 함.
- 이런저런 실적으로 임시정부 및 독립운동세력의 중심인물이 됨.
- 광복 후 대한민국 1대 대통령 당선. 영친왕도 귀국.
- 6.25 전쟁이 터지자 영친왕을 참모총장으로 기용.
- 정권 연장을 위해 대통령 삼선 제한 철폐가 아닌, 입헌군주국으로의 사사오입(...) 개헌이 이루어짐. 의친왕은 대한입헌군주국의 왕이 되고, 영친왕은 2대 대통령(총리?)이 됨.
2. 의친왕 망명에 대항하는 일제의 영친왕 내세우기
- 1에서 의친왕의 망명과 활동으로 인해 조선 내/외적으로 여러가지 압박이 들어오자, 유화 정책 & 대외 선전용으로 영친왕이 가지고 있던 '이왕' 직의 권환을 확대. 영친왕을 한반도로 귀국시켜, 조선총독과 함께 이원통치를 하게끔 함. 물론 영친왕의 권한은 실질적으로 별로 없음.
- 일제가 군국주의 막장 노선을 피하고 민주주의가 정착되는 신기한 일이 일어날 경우(대체역사니까) : 조선 총독의 역할이 점차 '이왕'에게 이양. '대동아제국 산하 조선자치국' 비스무리한 모양으로, 일황 > 조선왕의 입장으로 일단 '왕정'이 부활. 이후 완전 독립... 은 가능할까?
- 일제 군국주의 패망 -> 원폭이 떨어진 뒤, 그동안 의친왕과 독립세력의 도움으로 지지세력을 넓혀가던 영친왕이 냉큼 독립선언 한 뒤 조선총독부를 점령하고 일본에 선전포고. 영친왕을 왕으로 하는 왕정제 국가 부활.
3. 6.25 전쟁 중 영친왕 귀국
- 6.25 전쟁이 발발 후, 낙동강 전선이 형성되자 연합군 측에서 일본에서 사단장을 맡은 경험이 있는 영친왕을 급히 귀국시켜 참모총장으로 기용. 이 후 인천상륙작전으로 인한 우세 전환과 진공이, 영친왕 귀국에 의한 선전효과로 인하여 어느정도 그의 공으로 돌아감.
- 그 후에도 그럭저럭 국군의 지휘를 성공적으로 해내고, 역사대로 휴전 성립.
- 군부에서 인망이 두텁고, 민중에게도 인기를 얻은 영친왕을 이승만 및 측근세력은 위협으로 간주.
- 자유당은 '정치 개입이 원천 봉쇄된 얼굴마담격의 왕'을 골자로 하는 입헌군주제 개헌을 강행. 이로 인해 영친왕은 아무런 실권도 없고 정권에 개입할수도 없는 입장이 됨.
- 부정선거 -> 4.19 혁명으로 이승만 정권 붕괴. 사회 일각에서 이승만 정권이 만든 '입헌군주제' 개헌을 취소하자는 주장이 제기됨.
- 군사혁명. 박정희는 애초에 군부와 커넥션이 있던 왕실의 권한을 어느정도 보장해주는 대신, 왕실측의 혁명 지지를 받아 냄.
그리고 예상되는 이후 이야기.
1번 : 이 경우 진짜 대한왕국 vs 김씨왕국이 되어버릴 가능성. 이야.
2번 : 소련군이 들어오면서 "왕 그딴거 없음"이라면서 영친왕을 냅다 폐위시키고 공산혁명! 이 될 가능성. 애초에 일제정권에 빌붙어서 왕에 올랐다! 라는 여론이 생성될 경우 한반도 전체 공산화의 빌미가 될 가능성마저 있음.
3번 : ... 그나마 현실성이 있을지도 모르겠는데, 이 경우, 왕실과 군부가 유착하게 되니까, 이 후의 민주화 루트는 요원하게 될 것 같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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