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오늘 또 알 수 없는 유투브 알고리즘에 의해서 영어 듣기 능력에 관한 동영상을 하나 보게 되었습니다. 마음이 동해서 댓글을 하나 달았는데요, 그러면서 제가 평소 품고 있던 한 가지 생각이 정리되었습니다.
1. 저는 언어 습득은 듣기에서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한국 중고등학교의 영어교육은 수능시험용이라고 규정할 수밖에 없습니다. 학교의 영어교육이 오히려 학생의 영어 능력 배양을 방해하는 구조입니다....
2. ‘사전식 발음’과 ‘현실생활의 발음’이 같은 것일까요? 저는 평소에 이런 의문을 품고 있었습니다. 댓글을 달면서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었는데, 이제 나름대로 결론(가설)을 내게 되었습니다.
3. ‘사랑해’라는 문장이 있습니다. 한국인은 이 문장을 다양하게 발음할 수 있습니다. 멜로디를 바꾸고, 강세를 바꾸고, 길게 늘리거나 짧게 줄이는 식으로 말입니다. 심지어는 감정까지 섞을 수도 있죠... 그런데 이런 현실생활의 발음을 우리는 ‘사랑해’라는 사전식 발음으로 정리할 수밖에 없습니다. 카테고리..... 맞습니다. 바로 카테고리입니다. 수많은 사과apple를 보면 모양이 다 다르지만, 우리는 몇 가지 특징만으로 사과를 규정할 수 있습니다. 인간의 뇌가 가진 능력이죠. 귀납해서 카테고리를 만드는 능력입니다. 현실생활에서는 다양하게 발음되지만, 우리는 그 다양한 발음들을 모두 듣고서 저장합니다. 그리고 나중에는 뇌에서 공통점 등을 정리해서 ‘사랑해’라는 하나의 카테고리를 만들게 됩니다. 이게 사전식 발음이죠. 만약 우리가 사전식 발음만 알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요? 다양한 발음을 제대로 다 알아들을 수 있을까요??? 아니면 마치 처음 듣는 것처럼 들릴까요? 아마도 처음 듣는 것처럼 들릴 가능성이 높지 않겠습니까? 게다가 영어 발음은 한국어 발음과 미묘하게 음가가 다릅니다. 그러면 처음 듣는 느낌은 더 강해지겠죠...
4. 결론을 정리합니다. 현실생활의 문장을 들어야 합니다. 반복해서 들어야 합니다. 다양하게 발음하는 것들을 들어야 합니다. 이게 쌓여야 영어발음을 알아듣는 단계까지 도달할 수 있습니다. 사전식 발음을 듣는 것은 아마도 효율이 낮을 겁니다. 전혀 안 듣는 것보다는 효과가 있겠지만요... 나중에 제가 영어습득을 시도한다면, 영어 자막을 틀어 놓고, 한 문장씩 반복해서 듣겠습니다. 안 들리는 발음이 있다면, 그 부분만 반복해서 더 들어서 들릴 때까지 한 20번 정도는 반복하겠습니다... 그래도 정 안 들리면 다음 문장으로 넘어가야 하겠지만요... 다행하게도 이런 것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 무료로 배포되고 있습니다. 팟플레이어 등의 구간 반복 기능을 사용해도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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