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탁월입니다.
어제는 몇 년 만에 새벽까지 달렸네요. 하하하...
사무실 누나들의 남편들이랑 월미도에서 조개구우며 달렸습니다!
회식이 끝나고, 누나들은 돌아가고 남자들끼리 뭉치는 분위기가 되었는데, 가볍게 술 나누게 될 분위기에서 의외로 무겁고 진지한 이야기를 주고 받았네요.
하지만 꽤나 유익하고 양분이 되는 이야기였습니다.
제가 저번에 결혼은 여자가 희생한다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었죠?
진정한 문티즌 여러분은 아실 겁니다.
(모른다면 당신은 이미 문티즌이 아니다.)
맥주 나누고(저는 술 약해서 소주는 안 되요)
조개 구우면서 남자들의... 남편들의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자식이 초등학교에 들어가면서 전혀 못 놀아주는 남편.
(이 분은 한의사인데, 최근에 바빠서 집에 오면 이미 애가 자고, 식은 밥을 먹는다는군요.)
아내와 싸웠는데, 그냥 흐지부지하게 끝나서 뭔가 어물쩡해진 관계 때문에 고민하는 남편.
어떤 날에는 어린이집에 맡겨야 하는 사정이 마냥 미안한 남편.
다들 바쁘다는 핑계, 일 때문이라는 핑계로 미안하기만 한 생활을 가슴에 묻어놓으면서 살아가고 있더군요. 저도 비슷한 입장이긴 했지만, 이 분들에 비하면 새내기였습니다.
그러던 것이 어제 술자리로 팍 풀렸는데, 한 분은 또 아내가 우는 걸 봤다더군요. 저도 장모님한테 들은 게 있었습니다.
제 아내도 제가 병역 중이었을 때, 연희를 홀로 돌보면서 쓸쓸해 운 적이 있다더군요. 완전 그때 컬쳐 쇼크였죠.
제대 후에 알아서 망정이지...
맥주 한 잔과 조개 냄새를 맡으며 풀었던 남자들의 고뇌.
그 시간은 아주 소박하지만 멋졌습니다. 저만 그렇게 고생하는 게 아니었다는 걸 알고 힘내야한다는 의미를 새긴 시간이었네요.
그래서 저는 지금 제 일자리가 더욱 마음에 듭니다.
저도 철야작업 할 때는 있지만, 대부분 6시에 칼퇴근이라서요.
오늘도 칼퇴근입니다.
이유식을 먹는 애기와 가정을 위해 돌아가야죠.
PS : 장인어른과도 술자리를 가지면 좋을 텐데... 이 분은 괴물급 간을 지녔는지, 위스키를 드셔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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