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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정담

우리 모두 웃어봐요! 우리들의 이야기로.



콜라에 의해.

작성자
소울블루
작성
11.08.19 17:41
조회
517

나무둥치를 베게 삼아 단꿈에 빠진 마법사는 단잠에 빠져 도통

일어날 생각을 하지 않았다.

그는 약속된 길을 따라 길고 긴 꿈을 꾸고 있다.

보통의 생을 신에게 약속받은 존재라면 엄두도 못낼 길이의

터널을 통과하는 꿈이었다.

부드럽고 희디 흰 손들의 애무를 이불삼아 잠든 그는 행복하고

따뜻했다. 드라이어들의 매순간 이어지는 속삭임과 손길은

거부할수 없는 매력이었다.

남자는 그 치명적인 수마속에서 만족감을 느끼고 있는중이다.

고대 마법의 비전중 하나인 시간도약의 고전적인 방법중 하나는 바로 반은 정령계에 반은 요정계에 존재를 의탁한 드라이어들의 도움을 빌리는것이다

그들의 시간은 인간계와는 다른차원의 속도로 흘러간다. 그러므로

그들의 호의를 얻을수 있다면 시간을 초월한 계약을 맺을수 있는것이다. 다만 이런 차원의 다른존재와 호의는 커녕 마주침조차 나누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웠고

그 희박한 확률을 뚫고 그들과 조우해 가까스로 호의를 얻어내어

계약을 한다쳐도 이와는 별도로 계약에 대한 대가를 받아야만 했다.그리고 그 대가는 치명적일 경우가 많았다.

요정과 정령. 인간이 속한 곳이 다르듯 그 가치관도 달라

때론 요정의 호의가 인간에게는 크나큰 재앙이나 불행일수도

있는탓이다. 사실 이승의 존재에겐 치명적인 유혹의 계약이지만

요정들에겐 재미있는 장난으로. 정령들에겐 유쾌한 약속으로

여겨질때가 많아 아무리 지고한 마법사라도 괜히 이들과 얽혔다가

여럿 송장치우기가 일수였다.

그만큼이나 조물주의 소관인 시간에 간섭한다는것은

보통 존재라면 엄두도 못낼 일인데 이 남자는그것을 태연스럽게

해내고 있는중이다.

이 남자. 마법사 폴로크는 드라이어들의 농밀한 혀에 칭칭얽혀

의식을 정신의 밑바닥으로 침전시킨채 엄청난 만족감을 느끼는

중이었다.

' 이 순간이 영원했으면 좋겠어.'

'날 이대로 쉬게 해줘.'

'다 귀찮아. 피곤해. 이대로 쉬고 싶어.'

의식이 깜박깜박 명멸할 때마다 정신은 점점 희미해지고

온몸을 달콤한 혀와 손길이 어루만질 때마다 끔찍할정도로

말랑말랑하고 안락해진다.

그어떤 무희도 따라갈수 없는 쾌감이다.

이런 쾌락이 찰나도 아닌 오랜시간 계속된다면 아무리 강철같은

의지를 가진 존재라도 금새 엿가락처럼 흐물흐물 해져

녹아버릴것이다.

그 순간이었다.

두근!

두근!

두근!두근!!

그의 심장이 거칠게 뛰었다. 그의 심장을 칭칭 휘감고 있는 것들이

마치 생물처럼 꿈틀거리고 요동을 쳤다.

심장에 가시를 박고 있는 그것들의 정체는

맹약

분노.

복수.

심장에 뿌리박고 쥐죽은듯 잠들어 있던 그것들이 때가 되었다는듯 어느순간 거칠게 가시를 곤두세우며 소리쳤다.

분노와 비명투성이된 포효!

-대답하라 폴로크! 너의 맹약은!!-

'.........................'

-너의 사명은!!-

'...나의 사명..............'

-너의 증오가 향하는 곳은!!??-

'.......나의 증오는 ...............'

-너는 누구인가아아아아!!-

"나의 존재는 어둠에 기생하는자! 그러나 그 이전에 절대의

마법사! 최강의 존재!!나의 자존심에 반하는 것들의 머리에

힘의 철퇴를 내리치는 심판자! 용서를 비는 더 큰 악의

숨통을 짓밟고 부수는것!"

-일어나라 폴로크! 네게 아직도 마법사로서의 자존심이

남아있다며어어언!!-

"기꺼이 일어나주겠다!!!"

크와와아아악!!

그의 심장에서 어둠이 회오리치며 폭발했다. 그것은 악을 잡아먹는

더 커다란 악이었다. 동시에 그를 칭칭 동여메고있던 드라이어들의

팔뚝들이 비명을 지르며 가닥가닥 끊겨 나갔다.그녀들은

오랜시간 함께했던 그의 무정함에 야속해 했지만

이것은 처음부터 준비되어있던 커다란 맹약이자 맹세였다.

마법사에게 맹세란 그 존재 자체와도 같은것.

만월이 지배하는 어두운 밤. 숲속은 벌레우는 소리조차 들리지

않을정도로 고요했다. 하다못해 풀들이 바람에 스치는 소리조차

들리지않는 기분나쁜 적막감이 무성한 숲속을 감돌뿐.

그러나 언제까지고 계속될것 같았던 숨막힐듯한 침묵을 깨는

존재가 있었으니

처음엔 거대한 붉은 나무의 밑둥에서 시작한 진동은 점차로

지진이라도 난듯이 흔들리는 지면과 그위의 붉은 나무 혼자서 춤추는 듯한 파동으로 번져나갔다.

크와아아악!

진동이 절정에 다다랐을때 거짓말처럼 거대한 나무 밑 땅속에서

튀어나오는 물체가 있었으니. 흙투성이가 된 그것은 얼핏보기에

인간의 형상을 하고 있는것 같다.

신기한것은 그것의 몸을 잔뜩 휘감고있던 굵고 징그러운 나무뿌리들이 격렬하게 요동치며 땅에서 일어난 인영을 놔주지 않으려는듯

졸라댔다는 것이다.

그러나 상반신을 뒤로 크게 젖힌 인영은 그것들을 거칠게 떨쳐낸다. 굵고 검은 나무뿌리들의 붉은 핏줄같은 것들이 부풀어 오르며

저항했지만 이내 포기하고 아쉬운듯 스르륵 스르륵 뒤로 물러난다. 이내 그것들은 흐물거리며 땅속으로 다시 자취를 감추었다.

그리고 이내 땅위에는 인간. 남자만이 남았다.

과거에 세상을 주무르던 남자 폴로크. 그것이 남자의 이름이다.

" 허억 허억. "

거칠게 숨을 들이쉬는 흙투성이의 폴로크는 실로 오랫만에

폐에 공기를 가득 채웠다.

오랜시간이 지난 현세의 공기를.

"이제야 땅속에서 뛰쳐나오는 언데들의

심정을 십분 공감하겠어다음에 만나면 잘해 줘야지.."

얼굴의 진흙을 거칠게 떼어내며 그는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언데드에 대한 친화감이 엄청 오르는것을 느껴버리며 다음에

마주치는 언데드가 있다면 천천히 불로 태워죽일것을 친절을

고려해 강한불로 단숨에 죽여 주리라 재차 다짐하는 그였다.

물론 그와 조우하는 언데드가 그 차이에 대해 얼마나 고마움을

느껴버릴지는 어디까지나 미지수지만 말이다.

"만월이군.."

그의 몸을 감싸던 최고급 로브는 오랜 시간에 장사 없다고

삭아서 그의 중요한 치부만을 간신히 가려줄 뿐이었다.

흙투성이에 반벌거숭이에다 오랜시간 햇볕을 받지못해

지금의 폴로크의 꼴은 그야말로 엉망진창이었다.

고고한 월광아래 창백한 피부의 사나이는 다시 조우한 세상의

공기를 음미하듯 눈을 감으며 한참을 서있었다.

폴로크의 감회와는 별개로 타인의 시선으로 본다면 그것은

기묘하고도 묘한 광경이었다.

그리하여 기나긴 약속의 여정을 건너 다시 현세에 폴로크가

강림하게 된것이다.

-콜라에 의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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