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인생의 롤 모델은 모두 3명인데, 그 중의 하나가 제나라의 관중입니다. 왜 관중을 롤 모델로 삼게 되었는지 계기가 된 이야기가 있습니다. 어떤 책이었는지 정확히 기억은 안 나는데요, 대충 이런 이야기입니다.
제나라 환공이 어느 날 궁전을 신축하고 싶어졌답니다. 재상인 관중을 불러 놓고, 세금을 올리자고 했답니다. 인두세를 올리자고 하니, 관중이 반대합니다. 백성들이 자식이 태어난 것을 속이려고 하게 될 것이다. 그러면 우리 군사력도 약해질 것이다... 이런 이유를 댔습니다.
과일이 나는 나무에 세금을 매기자고 하니, 관중이 또 반대합니다. 백성들이 세금을 안 내려고 나무를 도끼로 찍어버릴 것이다. 기껏 열심히 심어 놓은 나무마저 망치게 될 것이다.. 이런 이유를 댔습니다.
가축에 세금을 매기자 하니, 관중이 또 반대합니다. 백성들이 세금을 안 내려고 가축들을 도살하게 될 것이.... 이런 이유를 댔습니다.
제나라 환공이 화가 났겠죠? 그래서 관중에게 따져 물었습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하는가?
관중은 이렇게 대답했답니다. 백성들은 군주의 언행을 모방하게 됩니다. 지금은 매년 2번만(?) 제사를 드리는데, 사시사철 네 번 제사를 드리고, 그 때 제삿상에 과일과 생선을 올리십시오. 그러면 백성들이 따라 할 것이고, 생선에 부과된 세금이 증가하여, 그 돈으로 궁전을 지으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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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야기에서 관중은 사람들이 어떻게 정책에 반응할 것인지를 예상하고, 그 예상에 따라서 어떤 정책은 반대하고 어떤 정책은 찬성하였습니다. 그는 문제를 해결하는 아이디어맨이었고, 다른 사람의 아이디어도 차용하여 실행하는 아이디어맨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관중을 롤 모델로 삼게 되었던 것입니다.
제가 아이였을 때는 아무 생각 없이 놀고 공부하고 자고 TV를 보면서 살았지만, 중학생 고등학생으로 나이가 들면서 점점 세상일에 관심이 커졌습니다. 세상에는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들이 많이 있고, 저는 그 문제들을 해결하는 일에 점점 더 관심이 커졌죠. 그리고 관중처럼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는 방법을 찾아내려고 궁리를 하게 되었습니다. 남들은 공부하고 일해서 돈을 벌어서 잘 먹고 잘 살려고 노력할 때, 저는 그런 쪽으로는 별로 관심이 없었죠. 그래서 오늘날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인생이 되었습니다만, 이제 와서 이 습성을 버릴 수도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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