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뉴스에 삘받아서.(덤으로 딱 날짜도 적절하고.)
여담이지만 이어도가 영국-미국 해도상에 소코트라 락(간출암)으로 표시되어 있는 이유는, 19세기 말에 영국 국적의 상선 소코트라 호가 그 일대에서 좌초되었기 때문이라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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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역사상 최초로 기록된, 대규모 해양 오염 사건.]
(물론 1942년 초에 미국 동해안에 북치러 온 독일 해군의 U보트들이 플로리다 해변을 온통 기름범벅으로 만든 사례는 일단 논외로 두죠. '슬픈 일이지만 그건 전쟁이니까요.'Feat .슬렛거 로우.)
1.1967년 5월 18일. 쿠웨이트에서 12만톤의 원유를 실은 순톤수 6만톤의 원유 운반선인 토리 캐년.Torrey Canyon이라는 배가 웨일즈의 밀포드 하벤으로 가고 있었음.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세금 아끼고 각종 안전 검사 안 받으려고 널럴한 나라-지금은 파나마. 그땐 라이베리아-국적으로 배 등록시켜 둔 상태였고, 그래서 배 상태는 지금 기준으로 보면 좀 영 아니올씨다였던 상황임.
2.일단 IMO쪽 공식 자료를 통해 보자면.(비공식적으로는 깔 거리가 더 많습니다만.) 일단 정기선이 아니라 화물을 따라 전 세계를 돌아다니던 부정기선이다 보니 제대로 된 해도를 갖추고 있지 않았으며, 영국 근방에서는 당시 널리 쓰이던 LORAN무선 항법 시스템보다 뎃카 시스템이 더 정확한데도 장비하지 않았고, 당직사관과 당직 조타수의 업무 능력도 개판에, 영국 해협 주변에는 암초와 섬들이 많은데도 위치 확인조차 제때제때 안 했음. 이 정도만 열거하더라도 사실상 총체적 난국.
3.분명 주변 해역에 암초가 있다는 걸 알고 있었음에도 선장과 당직 항해사가 위치 확인을 제대로 안 했고, 더군다나 조리원으로 일하다 막 진급해 조타수가 된 당직 조타수는 조타기 모드가 수동인지 자동인지도 헷갈려하는 상황. 결국 어선 피한다고 꿈지럭거리다가 세븐스톤즈 리프에 그대로 얹혀버림. 그것도 제대로 얹혀버림.
4.급히 선주와 네덜란드 인양 전문가들이 인양 작업 착수했지만 기름은 속절없이 철철 새고, 파도가 치면 칠수록 그 상하 요동으로 인해 암초 위에 얹혀진 선체는 계속해서 꺾여지고 있었음. 결국 배를 띄워 예인하려던 시도는 완전히 실패하고 3일만에 배는 두동강이나버림. 그 과정에서 네덜란드 인양 전문가 한 명이 사망.
5.로열 네이비의 함정들이 급히 출동해 터져나오는 기름을 막으려 애썼지만, 천하의 대영제국 해군도 그 때는 경험도 장비도 없던 상황. 결국 해군항공대의 버커니어 공격기와 공군의 헌터 전폭기가 항공유 카트리지+네이팜으로 주변 해역을 폭격해서 선체 잔해와 기름을 태우려고 했지만 파도가 높아서 실패. 결국 며칠 뒤에 해군항공대의 버커니어 공격기와 빅센 전투기, 공군의 헌터 전폭기가 총출동하는 60년대 영국군 마니아들의 로망이 이루어짐과 동시에, 쏟아부은 네이팜에 암초 위에서 무너져내린 선체 잔해와 잔해에 남아 있던 원유가 화끈하게 불이 붙어 소각됨.
6.선체 잔해를 공군! 이 소각하는 데 성공했음에도 이미 유출된 10만톤 가량의 원유가 약 270평방마일의 면적을 가진 기름띠가 되어 퍼져나가는 것을 막지는 못함. 42척의 배들이 뿌려댄 1만톤이 넘는 계면활성제는 기름띠는 없앴지만 해저면의 저서생물들을 쓸어버렸음.
대략 1만 5천 마리의 바다새가 죽었으며, 세븐스톤즈 리프에서부터 반경 70해리에는 어류가 씨가 마름. 기름띠가 밀려간 웨일즈와 프랑스 북서 해안은...... '더 이상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레벨이 되어버렸음.
7.결과적으로, 만만한 나라에 배 등록해두는 꼼수를 조져버리자.... 라는 의견이 나오게 되는 계기와 함께 해양오염방지법, 유류오염배상법 등의 탄생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게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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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기준으론 아직 18일일테니 유효하다고 우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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