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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정담

우리 모두 웃어봐요! 우리들의 이야기로.



오늘은 장애인의 날입니다.

작성자
Lv.1 라이젤
작성
10.04.20 19:34
조회
435

오늘은 장애인의 날입니다. 여러분들 주위에는 장애를 갖고 있는 사람이 있나요??

제 친구는 시각장애인입니다.

전혀 앞을 보지 못하지만 항상 당당(솔직히 거만)하고 자신감(교만)에 차있습니다.

그 친구를 알게 된 건 초등학교 4학년 우연히 짝이 됬을 때 였습니다.

아! 그당시 그 친구는 눈이 많이 나빴지만 어느정도 독서와 보행이 가능한 수준이였습니다.(애니, 게임

매니아였죠 ㅎ)

처음에는 눈도 나쁘고 말수도 적은 편이여서 별로 신경쓰지 않았지만 차차 알아가면서

대단하다는 생각을 하게 됬습니다. 그 친구는 유난히 수학과 과학을 좋아했습니다. 수학시험은 90점이하

로 내려간 적이 거의 없고 과학상식도 많았습니다.

책읽는 속도도 많이 느리고 오랫동안 볼 수도 없었지만 그 친구는 점심시간마다 항상 책에 얼굴을 파묻

다싶히 하면서 책을 읽고 있었습니다.

시간이 지나 그 친구와는 단짝이 됐고 중학교에 간후로도 연락을 주고 받았습니다.

그런 어느 날 그 친구에게서 문자가 왔습니다.

야 나 전학간다

어디로?

시각장애인 특수학교로

그 친구는 보이지 않는 칠판 때문에 인터넷강의로 독학했습니다. 그러던 중 학교를 다닐만한 이유가 없

다고 생각해서 검정고시를 보려고 했지만 부모님과의 갈등으로 대립하던 중 특수학교라는 타협점을 선택

한 것이죠

그 친구는 정말 가기 싫어했습니다. 눈은 나빴지만 학업에 뒤떨어지지도 심한 왕따에 시달리지도 않았으

니까요 하지만 학업의 불편으로인해 결국 특수학교로 가게 됬습니다.

친구의 말을 빌리자면 '안락한 감옥'이라 더군요

여러가지 보조기기로 공부하기는 편하지만 친구도 별로 없고 일반학교에는 있는 무언가가 없는 공허함

때문에 괴리감을 느낄 때가 많다고 합니다.

흔히 시각장애인 특수학교라고 하면 전부 전맹(전혀 보이지 않는 사람)들 밖에 없다고 생각하시겠지만

친구말에 의하면 60%정도는 약시(어느정도 시력이 있는 사람)라고 합니다. 그리고 중학생부터 심화수업

과 야자로 굴리는 학교라고 하더군요 ㅎ 심지어 시험이 끝나는 날도 야자를 하고 방학전날도 야자를 하

고 축재전날도 야자를 하는 무시무시한 학교라고 합니다 ㅎㅎ

어쨌든 그 친구는 나름 적음?해서 학교를 잘 다녔습니다. 자주 저희(초등학교와 중학교에서 사귄 친구들

)와 만나서 놀기도 하고 여행도 갔었습니다.

이 때까지는 아무문제도 없었고 그 친구에게 그런 불행이 찾아올 거라곤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중3이 되고 중간고사가 끝나 자유를 누리던 어느 날 그 친구에게서 충격적인 말을 들었습니다.

눈이 너무 나빠져서 수술을 해야한다는 것이였습니다. 그 친구는 정말 강했습니다. 칠판이 보이지 않아

도 책읽는 속도가 느려도 시험볼 때 시간이 없어 아는 문제를 틀려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강한 녀석이

였습니다. 하지만 시력이 서서히 나빠지기 시작하자 한 순간에 무너지더군요 14살 때부터 하던 프로그래

밍도 그렇게 좋아하던 수학이나 과학도 모두 포기한체 멍한 상태로 지냈었습니다.

그리고 수술 후 처음에는 좋아지나 싶었지만 결국 실명하게 됬습니다. 저를 포함한 친구들은 그 녀석을

만나면 어떻게 해야할지 뭐라 위로해야할지 혼란스럽고 당황스러웠습니다. 그 녀석이 평소에 얼마나 노

력했는지 잘 아는 저희는 그 녀석이 느끼는 상실감과 무력감을 측량할 수 없었으니까요

좋지 않은 시력으로 프로그래밍 서적을 디적이면서 공부하던 친구의 모습이 떠올라 입안이 썼습니다. 하

지만 오랫만에 만난 그 녀석은 도리어 저희를 위로하더군요

너무 그러지마 이미 지난 일이고 난 괜찮아 내가 잃은 건 눈뿐이지 내 의지와 두뇌는 살아있으니까

그 녀석은 항상 이런 식이였습니다. 시험시간이 부족해서, 흑백그림이 보이지 않아서 문제를 풀지 못했

을 때도

괜찮아 아는 문제였으니까 그걸로 만족해

항상 남 앞에서 강하고 당당한 모습만 보이길 원했습니다. 그 누구에게도 자신의 약한 모습을 보이려하

지 않고 깊은 곳에 자신의 상처를 숨겨왔습니다.

얼마 전에야 안 사실이지만 저희와 만나기 전에 손목을 긋기까지 했다더군요 자살을 무엇보다 경멸하던

그 녀석이 그런 짓을 했다는 것에서 얼마나 힘들었을지 조금이나마 엿볼 수 있었습니다.

지금은 안정을 찾고 새로운 목표를 향해 나아가고 있습니다.

바이오 인포매틱스를 전공해 인공장기와 장기 및 신경 재생에 관한 연구를 하고 싶다고 합니다.

내 꿈은 잠시 접기로 했어 게이머가 아닌 게임프로그래머는 있을 수 없으니까 대신 내가 잃은 빛을 되찾

기위해 살겠어 이게 내가 죽지 않고 살아있는 이유야

그러고보면 그 녀석은 항상 꿈이라는 별에 의지해 힘든 나날을 극복해왔습니다. 항상 최선을 다했기에

그에게 있어 실명은 더 잔인한 일이였을 겁니다.

뭐 그래도 언수탐 322 나오는 거 보면 역시 나름 먼치킨

프로그래밍도 좀 하는 편이고 키도 큰편(179)이고 집도 나름 잘 살고

애니도 일판으로 보는 걸 보면 일본어도 좀 하는 거 같고(라는 생각을 했으나 알고 보니 스크린리더라는

화면을 읽어주는 소프트웨어가 자막도 읽어준다는군요 ㅎ)  아!

그 녀석은 눈은 보이지 않아도 꼬박꼬박 신간은 찾아 읽습니다.(이건 저도 신기해서 물어봤는데 항상 답

은 난 홀황의 경지에 들어서 가능해~ 이라는 말도 안되는 농담을 던집니다.)

같이 있으면 '이녀석이 안보이는 게 맞나?'라는 생각을 하게 될 때도 많습니다.

장애인들은 우리와 다를게 없습니다. 이건 정말 진부한 말이지만 전 이 말을 확실히 느끼는 사람이 몇이

나 될지 의문입니다.

그들이 원하는 것은 동정이나 지나친 관심이 아닙니다. 장애인이라고해서 조금 얕잡아 보고

'장애인이라서 이럴거야'라는 편견을 갖고 대하는 것은 그것이 선의든 악의든 큰 상처와 수치심을 안겨

다준다고 합니다.

일본에는 3명의 시각장애인 변호사가 미국에는 250여명의 시각장애인 변호사가 있고 한국에도 카이스트        

                에서 수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시각장애인이 있다고 합니다.(더 있었는데 생각이 안나

네요)

우리 더 이상 이들에게 편견을 갖지 맙시다! 이들이 가장 갈망하는 것은 평범한 삶입니다. 차별과 동정 받지 않아도되는 평범한 삶, 이 글로 인해 다시 한 번 장애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되셨으면 합니다.

----------

좋은 글이 있어서 올려봅니다다.


Comment ' 5

  • 작성자
    Lv.46 [탈퇴계정]
    작성일
    10.04.20 19:59
    No. 1

    예전에 TV프로에서 보았는데 어떤 시각장애인이 피아노를 치면서 서울대였나?
    아무튼 명문대에 입학했다는 내용을 본 적이 있어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유주
    작성일
    10.04.20 20:11
    No. 2

    좋은 글 감사히 읽고 갑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닐니
    작성일
    10.04.20 20:38
    No. 3

    잘 보고 갑니다~ 어?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3 하늘말나리
    작성일
    10.04.20 21:27
    No. 4

    좋은 글 감사히 읽었습니다.
    그런데 올리실 때 글을 약간만 손을 봐주셨다면 읽기가 좀더 수월했을 거란 생각이 드네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적안왕
    작성일
    10.04.21 00:39
    No. 5

    같은 직장 형은 청각에 문제가 있으시죠.
    덕분에 말하실때 어눌합니다.
    그런데 뭐 어떻습니까? 사람들 누구나 제대로 이야기 못들을때랑 어눌하게 말할때 있죠.
    좋은 글 잘보고 갑니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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