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인류학자가 태초의 지구를 걷고 있었습니다. 그는 생물들을 조사하러 왔지만, 아무리 걷고 또 걸어도 황량한 땅밖에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해변가를 걷던 그는 파도에 쓸려온 해파리를 보았습니다.
흥분한 그는 인터뷰를 하던 도중 해파리에게 물었습니다.
"이 세상에 대지로 올라온 생물은 아직 없나요?"
"대지? 그게 뭐죠?"
"땅 말입니다."
해파리가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리며 대답했습니다.
"땅? 그건 우리가 사는 바다를 담는 그릇일 뿐이잖아요?"
그 말을 곱씹던 인류학자는 주제를 바꿔 물었습니다.
"당신들은 어떠한 신화를 가지고 있나요?"
"신화라뇨?"
"당신들은 어떻게 이 세상에 나오게 되었나요?"
"우리가 이 세상에 어떻게 나오게 됬는지는 알지만, 그건 사실이지 신화가 아니에요."
"한 번 설명해 주세요."
해파리는 목을 가다듬고는 지구의 탄생으로 시간을 거슬러 올라갔습니다.
"수백 수천만 년 동안 지구는 텅 빈 공간이였지요. 그리고 어느 순간, 단세포들이 나타났습니다. 그들은 오랜 시간을 통해 진화하고 또 진화하였지요. 이렇게 의미 없는 시간이 또다시 수백만 년 흘렀고, 겨우 몇 천 년 전-"
해파리가 자랑스러운 목소리로 외쳤습니다.
"마침내 해파리가 이 세상에 나타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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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릴라 이스마엘의 일부분을 기억나는대로 적은 겁니다. 이 분야에선 명성이 자자한 책이니 한 번 읽어보시길 ^^
(그리고 마침내 인간이 이 세상에 나타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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