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짬이 차다보니 기호가 생기고, 취향과 생각이 다르다 느끼는 작가의 글은 자연히 하차 하게 되더라고요.
재밌게 보던 소설들도 어쩌다 시간이 없거나 개인적인 일로 한동안 못보게 되면 멈추게 되고 다시 찾지 않게 되기도 했습니다.
그래선지 더욱 완결까지 보게된 글은 오래 기억에 남기고 싶은가 봅니다. 어쩌다 끝까지 본 글의 제목이 기억이 안나면 참.. 돌머리를 두들겨 봅니다.
대부분의 독자가 동의하겠지만 아무리 베스트에 있는 글이어도 호불호가 갈리지 않습니까? 제가 꺼내보려는 얘기의 글도 당시 호불호가 은근히 갈렸던거 같습니다.
외투님의 머실리스:무법지대는 요새도 간혹 머릿속에 떠오르는 글입니다.
글쎄요. 최신의 글들과 계속 비교하게 된달까. 무척 마음에 들었었나 봅니다.
사람은 비교하지 말라고 배운거 같은데.. 글은 거의 항상 비교하고 판단하고 잣대를 드리우네요.
연재되던 당시 초반에, 저는 이 글이 매우 인기를 끌거라 생각했었죠. 물론 무료 연재 당시에는 많이들 봤던거 같은데, 작가님이 공지후 한번 쉬었다가 돌아오고, 유료 들어가고 점점 인기작에선 멀어졌던거 같습니다.
아, 물론. 완결 구매수가 1000명 이상이니 제법 잘 됐다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을겁니다.
근데 제가 볼때 그 글은, 아픈 손가락까진 아니어도 왠지 구매수를 볼때마다 아깝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러다 결국 이 새벽에 요러고 있습니다.
머실리스는 게임 속 이야기고 생존물이면서 약간 하드한 스토리였죠.
작가님의 필력이 나쁘지 않게 여겨졌고, 묘사의 신중함이 좋았고, 소재도 좋아하는 것이었습니다. 액션씬도 좋았고 때로 몰입감을 느꼈습니다. 주인공과 같이 진땀나는 스릴을 경험하기도 했죠.
저에겐 정말 재밌는 글 중에 하나였지만, 비판이 없진 않았습니다. 기억으론 게임 설정의 개연성을 비판하거나 게임속 작은 오브젝트의 사용을 가지고 비판을 받기도 했습니다.
제가 가끔 어떤 소설을 볼때 몰입감을 방해하고 글의 수준을 낮추어 보게되는 표현과 대사와 유머들을 발견하고 확 깨는데, 그때 머실리스를 비판하시던 분들중에도 그런 느낌을 받고 그랬을까요?
제 생각에 머실리스의 독자이탈의 이유는 애초에 글의 성격에 있었지 싶네요. 처음부터 끝까지 글에서 흐르는 비장함과 하드한 상황때문이었던거 같아요.
간혹 그런 글들 있잖아요. 작가의 개성이 드러나고 평 좋고 매니아 층이 있고 많이들 글 잘쓴다고 말하는. 하지만 베스트에 오르기 어렵고 구매수 1~3천대를 기록하는 글.
저도 간혹 작가의 글과 재미를 인정하면서도 손대지 않는 글들이 있는데요.
저 글은 반대로 제가 손을 뻗었고 많은 독자들이 외면해버렸다고 생각합니다.
지금도 작가님이 특히 공들여 썼다고 생각되는 부분들이 어렴풋이 그려지네요. 인상 깊었던 클라이막스는 이 글을 쓰다보니 다시 보고 싶어지기도 하고요.
작가님은 그 글을 끝으로 집필을 않는지 다른 글은 보이지가 않네요. 좋은 마무리인지도 모르지만, 아쉽기도 합니다.
에고..전부터 하고 싶던 말을 꺼내니 후련하네요.
불후가 아닌 불우의 명작으로라도 기억됐으면 하는 외투님의 머실리스로 보따리를 풀어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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