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턴이나 진행이 천편일률적이라는 점은 장르 문학의 한계상 불가피한 것 같습니다.
이걸 극복하려면 사업을 늘려나가는 것도 좋지만, 그 과정이 과연 작품의 분량 채우기를 위해서 원고지 위에 나열하는 사업인지, 아니면 이야기의 전개에 반드시 필요한 사업인지를, 필요없어 보이는 사업이라도 어떻게 엮을지 고민하고, 각각의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등장인물들이 취할 행동과 심리상태, 그 과정에서 등장인물들 간에 일어나는 충돌을 묘사할 때 양과 질을 높이는 데 충실해야겠더군요. 다른 장르의 작품들을 쓸 때도 중요하겠지만요.
결국, 재벌물이라는 장르는 사실상 껍데기에 불과하다고 생각합니다.
중요한 건 그런 판 속에서 작가가 얼마나 독자들이 보고 싶은 것, 다시 말해 각자의 캐릭터들이 극의 전개 과정에서 흥미진진하게 상호작용을 일으키는지 묘사하는 것 같습니다.
제가 가장 존경하는, 그리고 제게 작가로서의 동기를 부여해준 작가님께서 (직접 뵙지는 못했지만) 자신의 작품을 통해 재벌가 사람들과 재계의 모습이 아니라 개별 등장인물들이 자신의 욕망에 충실한 모습을 그리려 노력했다고 말한 것처럼요.
지금도 제 스스로를 부족하다고 여기지만, 기존에 작성했던 30여만 자를 모두 밀어버린 채 새로이 작업을 하면서 깨달은 짧은 생각입니다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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