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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정담

우리 모두 웃어봐요! 우리들의 이야기로.



작성자
Lv.53 사마택
작성
17.09.21 10:53
조회
915

 드라마틱한 기회가 나에게도 세번은 왔었던 거 같다.

 한놈은 깨복쟁이 친구 녀석에게 나머지 둘은 사회에서 만난 형들에게.


 내 친구 중에 공부 머리는 그럴저럭인데 잔머리는 좋고 배포가 큰 녀석이 있다.

 이십대 중반에 그녀석은 회사 동료들과 따로 나와서 사업을 시작했다.

 꽤 잘되는 거 같다.


 중고지만 외제차도 굴렸고 강남 오피스텔 전세도 장만 했으니깐.

 그러던 어느날 나에게 은근슬쩍 자기가 하는 업무를 같이 하자고 했는데 거절했다.

 그 친구 따라서 간 친구들은 대부분 자리를 잡고 잘먹고 잘산다.


나중에 들은 이야기지만 28살때 부모님 소일거리 하시라고 고시원을 하나 해드렸다고 한다. 난 놈은 난 놈이다.


 또 한번은 사회에서 이십대 중반때 잠깐 알바를 한 적이 있다. 알바라 최저시급을 받고 열시간 넘게 일했다.

 그런데 나보다 늦게 들어온 형이 있는데 당시에 꽤 좋은 중형차였던 S5를 출퇴근으로 몰고 왔다.

 아니 급여가 몇푼이나 된다고 기름을 많이 먹는 차를 몰고 올까? 그 형이 나보다 세살인가 네살인가? 많았던거 같다.

그 형과 친해지다가 일 끝나고 형네 집으로 놀러간 적이 있는데 와아! 진짜 금수저였다. 드라마에서 나오는 그런 부잣집을 브라운관이 아닌 두 눈으로 직접 봤다.

유유상종이라고 흙수저인 난 대부분 주변 인물들도  같은 수저다.


 어느날. 그 형이 나 일 곧 관두고 아버지 회사로 들어간단다.

아버지 회사가 곧 있으면 상장한다고 말했다. 그랬더니 자기랑 같이 가잔다.

아니 왜?

그때 진짜 놀랬다. 이건 만화책에나 나올 법한 스토리잖아.

고민을 하다가 이건 좀 아닌거 같아서 거절했다.


 자신도 없었고 친해졌다고 하지만 사회에서 알바하다 만났는데 의탁하는 것은

부담스러웠다. 그러다가 내 적성에 안맞아서 그만두면 괜히 껄끄러워지잖아.


당시만 해도 난 전업작가가 못해도 부업으로 출판 작가로 투잡을 뛰면 먹고 살

수 있다는 당찬 포부가 있었다.


세번째도 사회에서 만난 형님이다. 모임을 통해서 급속도록 친해진 형이다. 작년 겨울에 연이 닿았다. 안지 별로 안돼었지만. 자주 술도 마셨고 사우나도 같이 가고 한번은 콧바람도 쌔러 지방으로 놀러도 갔었다.


당시 난 백수였고 현재도 백수임 시무룩.

ㅜ..ㅜ

그 형님은 서초구에 임직원 오십이 안되는 작은 사업체를 가지고 있었다.

그 형님께서 내가 놀고 있는게 안타까웠는지 초봉 3000만원 맞추어줄 테니깐

일해볼래 조심스레 권유했다.

읭?

솔직히 진짜 많이 흔들렸다. 하지만 거절했다.


그 형님이 자기 부하 직원중에 초심을 잃고 뺀질거리는 놈이 있다고 한다.

마음에 안들어 하던 차에 내 생각이 났난다. 이놈 잘라 버리고 새로 사귄

제법 맘에 든 동생 취직이나 시켜주자는 심정이다.

고맙기도 하지만 나 때문에 누군가 잘리는 것도 그렇다.

ㅠ..ㅠ


물론 정말 그 이유 하나 때문은 아니다.

일단 난 전에 했던 일쪽으로 계속 구직을 희망했고.

나이 먹어서 새로운 일에 적응하기가 솔직히 자신이 없었다.

난 낙화산을 혐오한다.

사회에 있을때 누구네 이사 조카라던지 뭐 이런거 진짜 싫었다.

더군다나 대게 그런 놈은 능력이 없는 병찐이 태반이다.

생각해보자 뺀질거린다고 하지만 그쪽 회사에서는 그래도 지 몫은 할 줄 아는

전문가일 거다. 난 아니다.


 근데 그 양반을 잘리고 그쪽 경력 짜투리도 없는 내가 과연 조직에 융화 될 수 있을까?

무엇보다 그 형님은 현재 하고 있는 사업에 그다지 애착이 없다는 거다.

당시 백수인 나야 시간이 많아 하루가 멀다 하고 그 형님과 놀았지만.

그 형님은 자기네 회사에 아예 출근을 안했다.

경기가 안 좋아서 최근에 적자가 난다고 한다.

그런데 그 형님은 금수저다. 할아버지의 할아버지께서 지주셨다. 그리고 그 형님네

아버님은 서울에 꽤 많은 빌딩을 가진 건물주시다.

비전이 없다.

 그 형님은 비하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미지가 전형적인 부잣집 호인이다. 사람 좋아하고 술 좋아하고 노는거 좋아한다.

 아마 입사하게 되면 출장이란 명목으로 여기저기 나 데리고 놀러갈 양반이다.

몇년 전에 같이 일하자고 권유 했던 형은 목적이 내가 능력이 되든 안되든 어쨰든 일을 같이 하자는 거였지만.

 이 형은 일을 시킨다기 보다는 그냥 공식적으로 용돈을 줄려는 뉘앙스가 강했다.

내가 그정도의 염치는 있다.

사람 일은 모르는 거다. 능력으로 간게 아니라 호의로 가면 그 관계가 깨지는 순간 모든게 날아간다.

여기서 더 나이 먹으면 전에 했던 일의 경력도 날아간다. 보신책이 영영 사라진다.

사람 일이란 모른다. 우정이란 때로는 작은 파도에도 가라 앉을 수 있다.

몇년 뒤 그 형님과 나의 관계가 어찌 될지 모른다.


그렇게 되면 낙동강 오리알이다. 내 경력을 살릴 수 있는 업계에 취업을 해서 혹 잘못 되기라도 하면 현직 경력이 있으니까는 다시 재기 할 여건이 되지만 이건 어찌 보면 달콤한 모험이다.

독이든 성배다.


그래서 정중하게 거절했다.

근데 나도 사람이고 나이도 먹었고 배고픈 백수라

진짜 흔들렸다.


이렇게 내 인생에 총 세번의 기회가 왔다.

그리고 이런 호의로 제안을 준, 친구를 포함해서 거절한 이들 전부는

현재 나와 소원해졌다.


물론 내가 거절 직후 호의가 악의로 변한 것은 아니고...

어찌 어찌 하다보니, 자주 못만나게 되고 그러다 보니 자연 연락이 뜸해진다.


대게 인연이 그렇잖은가.

지금은 완전히 끊어졌다고 봐도 무방하다.

오히려 데면데면한 인연들은 가끔 보는데 앞서 말한 이 세명과는

연락을 서로 안한다.


생각해보니, 이들은 금수저든 어째든 돈에 여유가 있는 레벨이다.

유유상종이 아니면 같이 어울리기는 힘들다.


생각도 틀리고 가치관도 틀리다. 그리고 다큰 성인이 어울리게 되면

돈이 든다. 여유있는 이가 대게 낸다고 해도 사람 관계가 어디 그런가.

적어도 세번은 받으면 한번은 내야 한다.

적어도 내 개념은 그렇다.

그러니 항상 내가 먼저 연락하기 보다는 상대가 먼저 연락을 해온다.

신세질 상황을 피하다 보니 그렇게 된다.

대인관계중에 일방통행은 솔직히 없다.


 난 내돈 석푼 알고 남의 돈 칠푼 모르는 녀석들을 제일 경멸한다.

반대로 나보다 형편이 어려운 이도 있다

 빈자가 비난 받을 이유는 없지만 빈자가 항상 신세를 지는 특권도 없다.

사람은 적어도 염치가 있어야 한다.


 난 소인배다. 그러나 적어도 정의라고 생각한게 내가 불리 할때는 통과 하고 유리 할 때만 적용 할 정도로 후안무치는 아니다.

 내 수준에 받는 대접을 한다고 해도 경제력이 딸리면 후달린다.

 보통의 월급쟁이가 다 그렇잖은가 차포 다 떼면 이리저리 빠지면 급여에 반이상

빠져나간다.

 그 나머지 돈은 말그대로 숨만쉬면 빠져나가는 돈이다.

 그래서 이런저런 신세를 지면 그만큼 나도 나간다.

 이래서 가난은 슬프다.

 

 어제 꽤 친한 형님에게 문자가 왔다.

 평소 이 형님께 물질적으로 만나면 신세를 많이졌다.

 취업했다고 취업턱을 크게 쏘셨다가 그러다가 몇개월 안가서

 일을 관두었는데 그때도 크게 쏘셨다.

 평소 보내시는대로 오늘 저녁에 뭐해? 이런건 시간 되면 만나서

 맛난거나 먹잔 이야기다.

 염치가 없어서 답장을 차마 못보냈다.

 우울하다.

 그래도 비겁한거 같아서 아침에 답장을 보냈다.


 으흑흑 사회에 주역을 꿈꾸었으나 알고보니 난 쌈마이였어.

 ㅠ..ㅠ 가난은 사람을 비겁만든다.

 히잉~

 빨리 취업해야징.

 헤헤헤.

 윗집에 또 수도관이 고장나서

 천장이 곰팡이가 그득하다.

 또 천장에 물이 고여서 벽지가 풍선 처럼 내려 앉았다.

 꾹 눌러보니, 물이 주루룩 새어나온다.

 아놔~

 작은방은 드레스룸으로 사용해서...

 내 옷 ㅆㅇㅂ

 몇개월 전에도 이런 일이 있었다.

 알아보니 며칠전에 윗층에서 공사했단다.

 일전에도 이런 일이 있으니 미리 귀뜸이라도 해주던가.

 이게 뭐야.

 2층은 세입자라 말도 못하고 주인에게 전화를 하는데

 현재도 너무 화가난 상태라 말실수(욕질) 할까봐

 현재 끙끙 앓고 있다.

 취업은 안되고, 안좋은 일만 터지네.

 우울의 연속이다.

 

 
















Comment ' 11

  • 작성자
    Lv.71 타타르
    작성일
    17.09.21 11:25
    No. 1

    비슷한 경험이 있네요. 저도 절박한 상황이라면 결국 염치 불구하고 호의에 기대 살아남겠지만 자존감인지 옹고집인지 내 일은 내가 책임지고 살아야지 합니다. 그나저나 사람이 센치해지면 역시나 진지한 얘기가 나오네요. 오랜만에 이런 글 반갑습니다.

    찬성: 2 | 반대: 0

  • 작성자
    Lv.20 자미소
    작성일
    17.09.21 11:52
    No. 2

    스스로의 선택에 대해 후회 대신 자부심을 가지게 될 날이 반드시 올 겁니다.

    찬성: 1 | 반대: 0

  • 작성자
    Lv.60 우유용용
    작성일
    17.09.21 12:01
    No. 3

    저는 아는 사람에게서 같이 일하자는 권유 한번도 받은적 없었는데, 저보다는 낫네요 님이 인간적인 매력이 있으신듯

    찬성: 2 | 반대: 0

  • 작성자
    Lv.42 류판산맥
    작성일
    17.09.21 12:23
    No. 4

    저는 스님을 시켜주겠다는 권유를 세 번이나 받았어요. 두 분은 알려진 사람이고 한 분은 아는 사람만 아는데 그 아는 사람들은 많이 우러러보는 참선승. 스님이 되기만 하면 이끌어준다는 거 물리고 아이 둘의 아빠가 되어 세상에 치어 약간은 노곤하게 삽니다. 처하는 곳마다 고난이 있고 행복이 있는 거 같아요. 가만히 떠가는 구름도 얼마나 추울까, 근데 얼마나 세상을 넓게 볼까 생각해 보며 우리 같이 힘내며 살아요. 우리가 누군가에겐 구름이니까요.

    찬성: 1 | 반대: 0

  • 작성자
    Lv.70 고지라가
    작성일
    17.09.21 13:10
    No. 5

    이론.. 기회를 전부다 써버리셨군요. ㅜㅠ
    보너스 찬스가 있을지 모릅니다. 힘내시는 거예요!

    찬성: 1 | 반대: 0

  • 작성자
    Lv.82 암혼
    작성일
    17.09.21 13:47
    No. 6

    뒤엣말은 공감갑니다. 그런데 그전에 앞부분의 글쓴이님의 상황설명만 보고 문득 떠오르는 느낌이... 글쓴이님.. 반골이신듯?

    찬성: 9 | 반대: 0

  • 작성자
    Lv.1 [탈퇴계정]
    작성일
    17.09.21 15:58
    No. 7

    인생의 기회는 세번 옵니다. 초년에 한번, 중년에 한번, 말년에 한번.

    아직 남았네요. (토닥토닥)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水流花開
    작성일
    17.09.21 17:53
    No. 8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고, 그 결과는 자신이 감당해야 하는 거죠. 똑같은 기회가 또 온다면 다른 선택을 하실까요?

    찬성: 1 | 반대: 0

  • 작성자
    Lv.41 우울할때
    작성일
    17.09.21 22:23
    No. 9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고 그 선택들로 인해 분기점이 갈리죠.
    흔히 들 기회는 준비된 자만이 잡을 수 있다고 합니다.
    이 말을 뒤집으면 기회는 언제든지 올 수 있습니다. 수많은 선택의 종착지점처럼 말이죠.
    우리들은 그저 볼께요님의 세번의 기회처럼 이게 진짜 '기회'다 할 수 있는 건만 기회로
    생각하지만요. 볼께요님의 글은 마음을 참 찌릅니다.
    글을 보며 안타깝고 공감이 되고 감정의 소용돌이에 늦은 밤에 괴롭네요.
    그때 그 선택을 했다면 어땠을까, 과거를 붙잡으려 하는 제 모습이 생각나기도 하고
    볼께요님이 만약 그 기회 때 그 선택을 했으면 어땠을까 생각도 해보네요.
    본인만의 철학, 한번 마음 먹은 것 밀고 나갔으면 좋겠습니다.
    그 길에 맞는 기회가 생길 때 까지요.
    너무 이상론 같지만 결론은 화이팅!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75 흔들릴때한잔
    작성일
    17.09.21 22:53
    No. 10

    인간됨이 괜찮으신가봐요 부럽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레고밟았어
    작성일
    17.09.24 01:14
    No. 11

    공감하는 글입니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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