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히 작은 할아버지가 사시는 동네는 아스팔트가 아닌 콘크리트 도로에 차보다 경운기가 자주 지나다니고, 소 울음소리와 소똥냄새가 진동을 하는 시골입니다. 작은 할아버지는 거기서 조그마한 농사와 소키우기를 같이 하시는데요. 이 이야기는 제가 초등학교 저학년 시절 있었던 실화입니다.
어렸을때 작은 할아버지 댁에 가면 소에게 먹이주는게 그렇게 재미있을 수가 없었습니다. 커~다란 한우가 건초를 우적우적 씹어먹는 장면은 언제봐도 신기했으니까요.. 제사일로 평일에 학교를 빠지고(그때는 가능했지요 제사지내러 가면 출석으로 인정해 줬거든요)시골에 내려와있던 저는, 어른들이 밭일나가시고 제사준비하시는동안 언제나처럼 소 먹이주기에 빠져있었습니다.
한창 재미나게 소한테 풀을 먹이고 있는데 건초가 떨어져서, 마침 옆에 자라던 풀... 에 그러니까.. 이름은 몰라도 줄기에서 하얀 즙이 나오는 풀을 뚝~ 하고 꺽어서 소한테 먹였더니...... 이놈의 소가 눈을 뒤집으며 거품을 무는겁니다..._-;;;
깜짝 놀라서 당시 대학생이던 삼촌(이지만 형이라고 부릅니다)에게 달려가 횡설수설 소 상태를 말했습니다. 그런데 내용전달이 어떻게 잘못됬는지...외양간 소가 집단 폐사위기에 처했다는 식으로 밭에있던 어르신들에게 전달된 겁니다....
결과는 동네단위의 비상경계령.._-;; 경운기로 10분거리를 노구를 이끌고 뛰어오신 10여분의 어르신들은 팔팔하게 살아있는 소를 보고 삼촌을 엄청 갈구셨다죠....(지금 생각하니 고맙네요.. 삼촌은 제가 그 풀을 먹였다는걸 끝까지 말 안하셨거든요... ^^;;)
'황당한' 하니 갑자기 생각난 이야기... 한번 올려봅니다.
-萬行蟲 流柳 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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