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질적 하락이라는 표현보다는 작가들의 자존심 하락이 더 맞는거 같아요.
사실 남들 따라하는거 정말 자존심 상하는 일이잖아요? 특히나 문화창작에서는요.
예전에는 아무리 허접하고 유치한 글이라도 그런 자존심이 있었던거 같아요.
‘나는 남들과는 달라’
‘남들과는 다른글을 쓸 거야’
사소한거라도 뭐하나 특이하게 해보려고...
그런게 또 잘못가면 엄청 이상한 글을 낳기도 하지만 그래도 남들과는 다른 시도속에서 신선한 재미와 걸작들이 태어나죠.
그런데 요새는 그런게 없어요. 제목들만 봐도 바로 보이죠. 좀 특이한 형식의 제목이 보인다 하면 전부 그거 따라하고...요새는 ~않아!,~해!가 유행하는거 같더군요. 정말 순식간에...
요새 작가들은 그런게 자존심 상하는 일이라는 생각 자체를 안하고 오히려 빠르게 흐름을 캐치해서 시류에 따라 가는게 똑똑한거라고 여기는것 같아요. 특히나 글로 먹고 살려는 전업작가(= 실력이 좋은작가)일수록 그 경향이 심하구요.
음 그러고 보면 자존심의 하락은 아니군요. 그냥 가치관 자체의 변화?
하여튼 그런식으로 너도 나도 유행이라는 강에 몸을 던져 편히 떠내려 가려고 하니 너도나도 비슷한 글이 되죠.
아무리 요리 실력이 좋아도 맨날 똑같은거만 먹는 사람에게 같은 요리로 만족감을 주기는 쉽지가 않으니... 결국 질적 하락 같은 이야기가 나오는게 아닐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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