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간만에 낚시를 갔었습니다.
글도 잘 안써지고 머리도 식힐 겸.....겸사 겸사 갔는데....
점심 때 조금 지나선가
옆에 한 10 미터 정도 떨어진 곳에 부부 두 분이 낚시를 오셨습니다.
얼핏 보기에도 연세가 들어 보이시는 분들.
50 은 넘기신 분들 같던데.....부부 둘이서 낚시를 다닌다는 것이 참 보기 좋았습니다.
삼겹살도 구워 드시고.....술도 한잔 드시면서...이런 저런 얘기도 하고...
대략 저녁 7시가 조금 넘었을 겁니다. 막 어두워지고 있었으니까요.
갑자기 남자분의 목소리가 높아지기 시작하더니.
씨X.....X같네....라는 둥....
저는 처음에 잘못 들은 줄 알았습니다.
설마 그 정도 나이를 드신 분이 여러 사람이 있는 장소에서 그런 욕을 입에 담았을까 하는....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강도는 높아만 져가고....
처음엔 영문을 몰라 조용히 있던 사람들도 슬슬 짜증을 내려하고,
저 역시 물밀듯이 밀려오는 짜증에 막 무어라 한마디 하려 할 때.
이룬 !!!!!!!
그때 막 들려오는 내용인즉,
남자의 바람이 문제의 발단이었습니다.
여자분이 다 알면서 참고 참았는데 남자분의 끊임없는 발뺌과 아울러 오히려 적반하장식으로 여자분에게 욕을 하고 모욕을 주는것에 드디어 격분.
비록 말싸움이지만 싸움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고
짜증을 내려던 사람들과 저는 조용히 입을 다물수 밖에 없었습니다.
딴일도 아니고 남의 집안 문제에 끼여든다는 것이.......
술까지 오른 상태에서 그 싸움은 무려 네 시간 가까이 이어지고 결국 다른 사람들은 일찌감치 그 자리를 피해 다른 자리로 이동해서 낚시들을 하고.....
저만 미련스레 끝까지 자리를 지키고 앉아서 다 들었습니다.
궁금해서라기 보단....어두운데 낚시도구를 다 옮겨야 한다는 귀찮음 때문에...
조용히 바람쐬러 가서 영 엉뚱한 경험이었지만
나름대로 배운점이 많습니다.
일단 나이들어선 말을...특히나 욕 슷한 말들은 되도록이면 하지 말아야 한단 생각입니다.
참 추해 보입니다.
욕이란 것도 다 한때이고....그 한때는 젋은 시절로만 충분하단 생각입니다.
그리고 더 중요한건....
저렇겐 살지 말아야 한단 생각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누가 잘하고, 잘못 했건간에....부부라는 사람들이 서로의 치부를 드러내며 서로 옳다고 우겨대는 술취한 모습이란....
저는 정말이지 다짐을 하고 또 다짐을 했습니다.
절대로
걸리지 말고 살자고.....
그리고...
걸리면 비굴하게 굴지말고 당당하게.....사나이 답게....
맞아 죽자고.......
비록 고기는 한마리도 못잡은 낚시였지만
뜻하지 않은 노 커플땜시 배운점이 많은 하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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