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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v.7 퀘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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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09.01 18:38
조회
351

두가지 대목 때문에 펐습니다. 임란중 군인들의 키 얘기하고 교육 이야기...

졸부의 시험선수캠프  

[정경희의 곧은소리]  

미디어오늘 [email protected]

    

▲ 언론인 / 정경희

‘속오군(束伍軍)’은 임진왜란(1592-1598)중 편성된 지방군이었다. 이중 평안도 안주(安州)속오군 장정 552명에 대한 신체검사기록(선조 29년·1596년)이 남아 있다. 이에 의하면 안주 속오군 장정의 평균키는 7.25척(尺)이었다. 주척(周尺=21.04cm)으로 쳐서 장정의 평균키는 152.54cm가 된다(김우철씨·공주대). 165cm를 훌쩍 넘어 170cm가 흔한 지금에다 댄다면 4백년 전 이 땅의 장정들은 소년, 소녀의 체격이었다고 할 수 있다. 오늘의 한국인은 4백년 전보다 그만큼 잘 먹고, 풍요로운 삶을 누리고 있는 것이다. 더구나 혹독한 IMF 사태를 치르고 보니 재벌기업은 엄청난 현금더미를 쌓아 올리게 됐고, 부유층은 세계의 명품을 사냥하고, 서울 강남의 신흥 고소득층은 치솟는 부동산값에 입을 다물지 못할 지경이 됐다.

18세기의 지식인 연암 박지원(燕巖 朴趾源·1737-1805)은 그의 한문소설 ‘양반전’에서 말하기를 “양반은 돈을 만지지 않고, 쌀값을 묻지 않는다”고 했다. 국가와 백성을 생각해야 될 공복으로서 “사리사욕을 챙기지 말라”는 뜻이다.

그러나 지금 이 나라는 기득권집단과 신흥 부유층이 떵떵거리는 세상이 됐다. 단전 단수된 집이나 쪽방에 사는 신빈민층은 고사하고 이른바 중산층이라는 보통사람들도 으리으리한 대형차나 외제승용차가 얼마나 쾌적한지 상상할 수 없다. 이들은 또 숲을 무자비하게 깎고 독한 농약을 뿌리는 푸른 잔디위에서 골프 치는 재미를 이해할 수 없고, 수십평짜리 주상복합 ‘고대광실’을 부러워할 수도 없다.

   땀흘려 번 달러 유학연수에 펑펑

그래서 우리는 지금 가진 거라곤 돈 밖에 없는 천박한 졸부들의 놀이터에서 살고 있다. 사회적 정의를 지키는 파수꾼이어야할 언론은 무지막지한 정치꾼이 된지도 수년이 흘렀다.

‘직업적 지식인’은 있지만 양심과 꿈을 가꾸는 지식인은 사라졌다. 직업적 지식인들은 정치집단에 미소를 보내는 철새들의 집단이 됐다. “정치교수들의 복직을 금지하자”는 움직임이 있었지만 그마저도 좌절됐다(7월2일).

결국 이 나라는 거드름 피우는 졸부들이 활보할뿐, 진정한 언론도 지식인도 없는 저속하고 품위없는 땅이 됐다. 이제는 행운의 졸부가 되지못한 보통사람들도 덩달아 졸부대열에 끼겠다고 아우성이다.

대표적인 예가 ‘교육’이라는 이름의 단거리 경주다. 내 자식만은 남보다 한발 앞서 뛰는 ‘시험선수’로 만들자는 ‘1천만 맹모(孟母)들’의 아귀다툼이 이 나라 최대의 국가적 과제다. 이미 8년 전인 1996년 말 인구비례로 계산된 대학생수가 미국을 제치고 세계1위 반열에 오른 나라가 이 나라다.

또 지난해 유학·연수비로 해외에 빠져나간 돈이 18억7천만달러(2조2천억원)라고 했다(재경부).

그러나 통계에 잡히지 않은 편법송금까지 합치면 30억~40억달러(3조6천억~4조8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땀흘려 무역흑자로 벌어들인 달러의 4분의 1을 유학·연수로 뿌리는 얼빠진 나라가 이 나라다.

   정치꾼 신문들, 공교육만 매도

여기에는 2만명으로 추산되는 코흘리개들의 ‘조기유학’도 한몫 거들고 있다. 그래서 정치꾼이나 다름없는 신문들도 정치 다음으로 많은 지면을 ‘교육’에 할애하고 있다. 지난 2월 교육방송(EBS)의 수능방송을 포함한 사교육비절감대책이 나오자 신문들은 연일 특집 엮어내기에 바빴었다.

마찬가지로 지난달 26일 교육부가 새로운 대입시제도안을 내놓자 신문들은 잽싸게 특집을 쏟아 냈다. 2008학년도부터 수능성적을 9등급화하고, 내신성적의 비중을 높인다는 게 큰 줄거리다.

원래 ‘수능+내신’으로 대학신입생을 뽑는 입시제도는 미국에서 수입해온 것이다. 하지만 교육에 관한 한 ‘메이드인 유에스에이’가 이 나라에서도 통하는 것은 아니다. 이 나라의 학부모들이 원하는 것은 ‘교육이 아니라 ‘시험선수 만들기’다.

지난해 하반기 조사결과에 의하면 전국의 유치원생과 초·중·고생의 73.3%가 사교육을 받고 있다(한국교육개발원).

다시 말해서 밥술이나 먹게 된 이 나라는 교육이 실종된 거대한 시험선수 훈련캠프가 됐다. 그 밑바닥에는 돈으로 얻지 못할 게 없다는 졸부의 오만과, 그 오만을 따라가기 바쁜 보통사람들의 어리석음이 있다.

이런 상황을 타파하지 못한다면 내신위주의 새 대입시제도도 성공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일방적으로 공교육만 매도해온 정치꾼 신문들은 먼저 사교육에 탐닉하는 1천만 맹모들의 졸부의식부터 바로잡는 데 앞장서야 할 것이다.

입력 : 2004.09.01 09:38:48 / 수정 : 2004.09.01 09:4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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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2

  • 작성자
    Lv.1 박정현
    작성일
    04.09.01 19:54
    No. 1

    내용은 좋은 내용이지만...
    연암 박지원 이야기에서 딴지를 걸고 싶네요...^^;


    18세기의 지식인 연암 박지원(燕巖 朴趾源·1737-1805)은 그의 한문소설 ‘양반전’에서 말하기를 “양반은 돈을 만지지 않고, 쌀값을 묻지 않는다”고 했다. 국가와 백성을 생각해야 될 공복으로서 “사리사욕을 챙기지 말라”는 뜻이다.


    이런 의미가 있었다고는 잘 생각이 들지 않는다는...ㅡ.ㅡ;;
    이 사설을 쓴 분이 자신의 글을 더 강조하려다 보니 자의적 해석을 한 것이지 당시 시대상을 비추어보면 왜곡된 표현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앞의 문장은 고등학교 국어 교과서에서 배웠다시피 양반의 허례허식을 비판하는 글입니다...
    당시 시대상을 보면 왜란과 호란...두 양란을 겪게 되면서 조선시대 신분제도가 급격히 무너지게 됩니다...
    정부는 악화된 재정을 만회하기 위해 납속책 등을 실시하여 양인들의 신분을 상승시켜 주었고...
    사적으로는 족보를 사고 파는 등의 일이 비일비재하여 조선후기 사회로 갈수록 양반의 수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게 됩니다...
    (철종조에 오게 되면 양반이 70%가 넘게 되죠...철종 역시 몰락한 왕족으로서 불학무식에 강화도에서 나무를 하던 강화도령이었으니...지배계급으로서의 일반적인 양반의 의미는 퇴색되었다고 할 수 있고...또한 그래서 현재 우리나라 사람들은 본관 있고 족보있는 양반들이 대부분입니다...^^;)
    박지원이 살던 시기가 바로 그러한 시기로 박지원 역시 정계에서 멀어진 몰락한 양반이었고...
    자신의 눈으로 양반의 몰락을 바라보던 그로서는 양반들의 허례허식이 현실을 직시하지 못하는 가당치않은 것으로 보였을 것입니다...
    양반전은 바로 그러한 의미에서 쓰여진 사회 비판 소설이지 사리사욕을 챙기지 말라는 의미는 약해보이는데 필자는 확대해석을 한 것으로 보이는군요...^^;

    좋은 비판 글이라 생각들지만...
    그 예시가 잘못된 것 같아 올리신 사설에 대해 딴지를 걸어보았습니다...
    논술은 올바른 예시를 들어 타당하게 설명해야 하는 것이라고 할 떄 조금 눈에 거슬렸다는...^^;
    그럼 이만...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3 박람강기
    작성일
    04.09.02 13:35
    No. 2

    딴지에 다시 딴지 ㅋ
    양반전의 내용은 알지만 문구는 기억이 안나지만서두
    양반전이 사회비판이구 허례허식을 풍자한 것이 맞지만서두
    박지원의 시각으론 양반은 이래야 하는 것이지 하는 게 있었구 양반전에 묘사된 것처럼 저래서는 안되지요. 하는 생각이 있었다고 사료됩니다,
    "사(士)는 천작(天爵)이니 사(士)와 심(心)이 합하면 지(志)가 된다. 그 지(志)는 어떠하여야 할 것인가? 세리(勢利)를 도모하지 않고 현달하여도 궁곤하여도 사(士)를 잃지 말아야 한다. 명절(名節)을 닦지 아니하고 단지 문벌이나 판다면 장사치와 무엇이 다르랴? 이에 <양반전>을 쓴다.
    양반전을 해석하는 논자마다 약간의 다름이 있다고 합니다, 게다가 인용된 딴지부분은 문장자체에 어떤 다른 목적을 필자(박지원)가 의도하고 쓴거 같지는 않아 보이는군요.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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