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프라이즈에서 퍼왔습니다.
중국 사회과학원에서 4년째 경제학 석사학위 과정에 다니고 있는 한 중국유학생과 25일 점심을 같이했습니다. 그는 제가 중국사회과학원에서 연수할 때 젊은 패기로 “중국경제박사가 돼 한국경제의 중국점령에 선구자 역할을 하겠다”며 야망을 얘기하던 젊은 대학생이었습니다.그는 현재 석사논문을 준비중이라고 했습니다. 1년여 만에 귀국한 그는 앉자마자 한국경제가 왜 이렇게 됐냐고 물었습니다. 만나는 사람마다 죽겠다는 소리만 하고 희망은 얘기하지 않아 모처럼 조국을 찾은 자신의 마음이 답답하다고 했습니다. 지난해 초 한국을 찾았을 때는 그래도 하반기쯤 경기가 나아지겠거니 희망도 적지 않았다는 말도 덧붙였습니다. 그는 중국경제 얘기를 했습니다.
“내용이야 어찌됐든 중국은 너무 경기가 좋아 난리입니다. 상점이나 백화점에 사람들로 넘쳐나는 것은 여전합니다. 중국정부가 올초 과열을 우려 긴축정책을 발표했지만 이미 달아오른 내수는 식을줄 모릅니다. 올해도 9%대 성장률을 장담하니 그렇수 밖에 없겠지요.”
경제얘기는 내 자신도 짜증이 나 하기 싫었습니다. 해서 고구려사 왜곡문제를 물었습니다. 더구가 그가 공부하고 있는 사회과학원이 바로 동북공정의 총 사령실이기 때문입니다. 그에게 들은 얘기를 그대로 전합니다.
“동북공정은 사회과학원의 민족문제연구실에서 총괄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언젠가 연구실장의 중국민족문제 관련 강의가 있어 듣게 됐습니다. 그는 중국의 3대 민족문제를 거론했습니다. 첫째 대만동포들 문제,둘째는 신장문제, 마지막으로 바로 조선족 문제라고 합니다. 그는 조선족문제를 거론하면서 장기적으로 북한과 조선족자치구 지역을 일부 묶어 중국의 자치성으로 지정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동북공정의 최종 목표가 바로 이것이라는 겁니다. 그는 북한의 경우 김정일 측근 세력을 제외한 대부분의 지도층들이 친중세력이어서 장기적으로 불가능한 일도 아니라고 자신했습니다. 소름이 끼치고 또 소름이 끼쳤습니다...”
“수업시간에 종종 교수들이 국내신문에 난 고구려사 항의 집회나 사진을 들고 들어옵니다. 그리고 한마디 합니다. 한국인들이 왜 고구려문제에 대해 이렇게 항의하는지 모르겠다고 말입니다. 한국학생들이 고구려가 아무리 한국역사라고 설명해도 그들은 답은 똑 같습니다. 기자조선은 진시황의 지시를 받아 만들어진 부속정권이다. 위만조선 역시 기자조선의 한 장군이 분리해서 만든 국가다. 고조선은 한사군의 지배를 한번도 벗어난 적이 없다. 고구려도 여기서 나왔다... 대충 이런 내용을 되풀이 해 설명합니다.”
그는 점심식사가 끝날때까지 답답함을 계속 호소했습니다. 그는 주중 중국으로 돌아가는데 한참동안 머리가 복잡해 공부가 잘 안될 것 같다고 했습니다. 저는 그와 헤어지면서 아무 말도 할 수 없었습니다
Comment '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