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겨울밤, 화장실에서 부들부들 떨며 힘주는(....) 것도 아닙니다.
잠자다 문득 쪽문이 벌컥벌컥 열려 화들짝 놀라 날밤을 지새는 것도 아닙니다.
샤워하다 갑자기 보일러가 멈춰 찬물이 시원스레 뿜어지는 것도 아닙니다.
모두 참을 수 있습니다.
허나 가장 끔찍한 것은...
전등 나간 화장실입니다.
잠시 집의 구조를 보자면, 화장실이 외따로 마당 한켠에 있는, 이른바 푸세식이란 곳입니다.
...밤에 죽습니다. 지금 전등 나갔습니다. 컴컴합니다. 배는 요동을 칩니다.
촛불을 켰습니다. 일렁이다 바람 한번 살포시 부니 꺼집니다.
집에 하나뿐인 꼬마 손전등을 가지고 갔습니다. 음, 10초만에 꺼지더군요.
전지를 갈았습니다. 아차 실수로 Dung 통에 빠뜨렸습니다.
...
이게 신경 쇠약인가 봅니다. 전신이 부들부들 떨리고 있습니다.(훌쩍.)
결국 옆집을 두드렸습니다. 똑같은 푸세식이지만, 전등이 안나갔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옆집이 부럽습니다.
그냥 넋두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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