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강호정담

우리 모두 웃어봐요! 우리들의 이야기로.



가입인사 겸 최강의 안주 소개

작성자
Personacon 진신두
작성
02.12.16 18:08
조회
833

"충남 태안군 소원면 파도리 아랫말 붙돌네 작은집 큰아들"이 접니다.

중2 때, 시골 툇마루에서 처음 접한 무협이 "백골령"이었지요. 한문은 항상 40점이었던 제가 그로부터 한달 후 80점 또 한달 후 100점을 받았습니다. 89년 학력고사에 "청출어람 청어람"이 문제로 나왔을 때는 감개가 남다르기도 했지요. 작가의 정성이 담긴 무협은 다 좋더군요. 80년대의 "땜빵무협"은 너무 했지요. 이곳저곳서 끌어다가 닿지도 않는 내용의 기형아를 만들기도 했었구요. 요새는 어수룩한 과도기적 부산물인 환타지(순수한 환타지의 세계가 아니라 공상과학무협환타지를 말합니다)가 신경을 거슬리게 하더군요. 글쓴 아이들이 통신용어를 그대로 사용하는 점도 그렇구요.그런저런 이유로 진짜 제대로 된 글을 쓰시는 분들이 피해를 보는 것이 아닌가 싶어 마음이 아픕니다. 물론 좋아하는 글들이 줄어드니까 화도 나지요.

"혈기린외전 3부"가 끝이 났습니다.

연재란을 보면서 하루하루 즐거웠는데 어제 오늘은 허탈함에 빈둥거렸습니다.

다음은 어디에서 이런 글장이를 또 만나려나 걱정했더니 여기에 다들 계셨군요.

반갑습니다. 부디 건필하시기를...

처음 고무림에 와서 설문조사에 참여하고 인사글을 남겼는데 게시판이 아니더군요.

새로 인사 올립니다.

그동안 여러분들의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일하느라 지치고 금전에 목숨거는 사람들 보면서 조금씩 상처입어가던 가슴이 여기 와서 치유되기 시작했습니다.

구상만 하고 접어두었던 몇편의 글도 다시 이어나가고 있구요.

"비오는 날 쐬주 안주"라는 말을 들으니 도저히 참을 수가 없어서 두어가지 적으렵니다.

요새 즐겨 먹는 "매운탕 칼국수 샤브샤브" - 이름도 거창하지요.

얼큰하게 양념한 육수에 썬 감자 약간, 각종 버섯을 푸짐하게 넣고 미나리도 담뿍. 끓기 시작하면 얇게 썬 등심을 3초간 담갔다가 꺼내서 향이 살아있는 미나리에 싸서 간장소스에 찍어 먹습니다. 구미에 따라 쪽파를 다지고 콜라나 사이다를 섞어 고추냉이를 풀면 쉽게 만들 수 있는 소스가 되지요. 권커니자커니 서너잔 순배가 돌면 등심은 떨어집니다. 꼭 비싸서 적게 준비한 것 같지만 그게 아니라 순서가 있기 때문이죠. 두번째는 잘 끓고 있는 국물에 칼국수를 쏟아냅니다. 집이라면 부족한 술 가지러 갖다오고 전문점이라면 "쐬주 일병 추가요!" 할 시간이죠. 3분이면 먹을 수가 있는데 쫄깃한 면도 면이지만 국물이 아주 끝내줍니다. 계속 끓이는데도 쫄지 않는 것을 보면 등심에서 육수가 나오고 칼국수 면발에서도 수분이 빠지나 봅니다. "캬!"소리를 연발해가며 잔과 수저를 들다 보면 어느새 면은 동나게 됩니다. 그럼 삼단계로 준비한 고슬고슬한 밥에 적당량 달걀을 풀고 파와 당근 등의 채소를 썰어넣은 볶음밥용 그릇을 매운탕에 뒤집습니다. 물론 바닥에 찰박거릴 정도의 국물과 약간의 건더기만 남겨야겠죠. 잘 말린 김도 찢어 넣고 참기름도 몇방울. 이리저리 뒤집어가며 잘 볶으면 느끼하지 않은 최강의 볶음밥이 됩니다. 원래 주당은 밥을 안주로 먹죠. 자리가 파하면 두시간은 족히 지났을 것이고 얼큰함과 포만감에 세상 부러운게 없을 겁니다.

위에서도 보셨겠지만 바닷가 촌놈이라서 사실은 육고기보다는 생선을 더 좋아합니다. 서울에서야 횟집에 가서 우럭이니 광어니 기운빠진 놈들은 먹지만, 그건 어쩔 수 없어서이고 가능하다면 바다로 가야죠. 물텀배기, 장득이, 삼식이, 망둥이 등 특이한 녀석들도 많고 쉽게 잡을 수 있는 놈들은 고르라면 아무래도 우럭쟁이나 놀래미가 만만합니다. 여름이라면 물에 잠긴 바위에 헤엄쳐서 자리잡고, 겨울에는 부둣가라도 괜찮습니다. 우리 고향은 아직 청정해역이라서 고기도 많으니까요. 손바닥보다 작은 치어는 놓아줘야지요. 그것도 끓여 먹으면 부드러운 맛이 일품이지만 큰아버지나 동네 어르신의 불호령이 무서우니까요. 사실은 치어도 다 사서 뿌리는 건데 그렇게 잡으면 안된다는 건 알고 있습니다. 손바닥만한 놈들은 5분에 한마리 꼴로 잡을 수가 있습니다. 갯지렁이 담배갑보다 약간 큰박스 하나 사면 충분하구요. 잡은 놈들은 어떻게 처리하느냐 하면 일단 목아래를 따서 창자를 꺼내고 지느러미를 쳐낸 다음(우럭쟁이는 작아도 등지느러미가 굉장히 쎕니다. 조심!) 비늘을 벗깁니다. 머리와 꼬리를 떼고는 통채로 썰어서 초장에 푸욱!(이렇게 먹는 걸 세꼬시라고 하죠) 캬-... 말이 필요없습니다. 드셔보신 분들은 침이 꿀떡꿀떡 넘어가실 겁니다.

항상 그렇게만 먹을 수 있다면 바랄 게 없지만 어디 그런가요. 다행히 우리 동네에는 재래시장이 있습니다. 제일 즐기는 안주꺼리는 뭐니뭐니해도 술국에 새우젓, 풋고추와 깍두기랍니다. 마음이 맞는 사람과 보글보글 떠 먹다가 "이모! 국물하고 들깨가루 좀 더 줘요!" 넉넉한 손길에 머리고기도 한접시 추가. 인생이란 그렇게 마시며 흘러가지요.

얘기하다가 보니 친구녀석들이 전화가 오네요. 추적추적 비 내리고 한해는 다 가고 있으니 그럴 만하죠. 저 갑니다. 만수무강하세요. "얘덜아. 쬠만 기다려라. 구로동 지포도 간닷!"  


Comment ' 7

  • 작성자
    Lv.1 신독
    작성일
    02.12.16 18:30
    No. 1

    지포님, 환영합니다.
    고무림 입문 계기가 저랑 참 비슷합니다. ^^

    가입인사도 없이 스윽 자리 차지하고 있는 저인지라 이렇게 예의 바른 분들을 보면 마냥 찔릴 따름입니다. ㅡㅡ

    겨울비는 확실히 술을 부르는 군요.

    갠 적으론 요리도 즐기기에 매운탕 칼국수 샤브샤브 함 해 먹야겠다는 결심이...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2 군림동네
    작성일
    02.12.16 20:16
    No. 2

    음 전 최강의 안주 지포......^^
    이러시는줄 알고..^^
    가입 환영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0 흑저사랑
    작성일
    02.12.16 20:34
    No. 3

    내일이 기대 되는 군.. 음하하핳......^^

    가입축하드리고요... 많은 활동비슷합니다..
    지포님 또래도 많습니다..무척 많죠..
    하하..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무존자
    작성일
    02.12.16 22:00
    No. 4

    태안엘 자주 갔었습니다^^
    2시간만 달리면 되니까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백수건달
    작성일
    02.12.16 23:44
    No. 5

    좋은곳이 고향이시군요.
    해변이 그렇게 좋던데, 해변에 검은 자갈이 깔려 있던것으로 기억하는데 맞는지 모르겠군요...(__;)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99 운동좀하자
    작성일
    02.12.17 03:59
    No. 6

    횐영함다.
    먹는 야기로 꽉잡으신 분이 또 한분 등장. ^^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진신두
    작성일
    02.12.17 12:29
    No. 7

    성이 지가라서 어렸을 때부터 별명이 \"지포\"였죠.
    뵙게 되서 정말 반갑습니다. 제 또래분이 많다니 더욱 그렇구요.
    제 고향이 좋기는 정말 좋죠. 지금도 돌 들추면 낙지가 붙어나올 정도니까요. 그리 넓지는 않지만 해변도 좋답니다. 아주 작은 자갈들이 길게 깔려 있어서 해수욕하기는 그만입니다. 철마다 낚시 좋아하는 사람들이 배타러 몰려드는데 집에 갈 때는 잔뜩 잡아가니까 보는 사람도 즐겁겠지요.
    제가 취미가 당구, 바둑인데요. 당구는 만나야 하니까 쉽지 않을 테고, 바둑 두시는 분들도 계시겠죠? 참 이건 다시 써야겠네요.
    앞으로 즐거운 만남 기대하겠습니다.

    찬성: 0 | 반대: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강호정담 게시판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2708 흐으윽..저희동네 운한소회가 사라졌습니다......;; +5 Lv.1 당구공君 02.12.17 753
2707 [발표] 개인이벤트 3차(11월+12월 1/2) 선정자 발표합니다. +27 Lv.1 寒柏居士 02.12.17 647
2706 오늘 일간지에 고무림에 대해 나왔더군요~^_^ +12 Lv.1 당구공君 02.12.17 583
2705 버드낭구님께 찬탄을! 호화단원에겐 애도를! +19 Lv.1 신독 02.12.17 639
2704 [이틀 갖고는 택도 없다!] 강호 고!무림 의 여성 여러분!... +27 Lv.1 등로 02.12.17 681
2703 주당의 단수..과연 난 몇단일까? +19 Lv.1 술퍼교교주 02.12.17 799
2702 우하하하하~!시험끝났다!!!!!! +6 Lv.18 검마 02.12.17 623
2701 흑저님에 대한 의문.... +9 Lv.1 신독 02.12.17 949
2700 암영님 별호에 대한 강호제현의 의견청취 +17 Lv.1 신독 02.12.17 863
2699 悲劇 !! 통화권밖의 삶의 비극! 너무나 비참한... +3 Lv.1 적나라닥 02.12.17 769
2698 아싸리..술퍼도배시작...끝말잇기 임다.. +79 Lv.1 술퍼교교주 02.12.17 1,379
2697 술퍼맨의 틴구...^----^ㅣ익 +8 Lv.1 술퍼교교주 02.12.17 707
2696 3분 테스트 +6 行雲流水 ▦ 02.12.17 673
2695 술에 대해서... +12 暗影 ▦ 02.12.17 585
2694 엄마의 눈물 +7 Lv.52 군림동네 02.12.17 475
2693 흐흐~~모두 안녕히 주무시길^^ +5 Lv.37 주신검성 02.12.17 698
2692 추천 부탁.... +9 Lv.71 mc 02.12.17 800
2691 가입인사.. +7 윤남연 02.12.17 563
2690 바람의 검심^^;;; +14 Lv.37 주신검성 02.12.16 694
2689 내가 그리는 이번 크리스마스~ +8 Lv.1 너굴 02.12.16 515
2688 오늘 고등학교 친구에게 전화걸다... +6 Lv.20 흑저사랑 02.12.16 644
2687 여러분도 뼈가 녹고 있습니다.. ㅡㅡ;; +12 Lv.20 흑저사랑 02.12.16 865
2686 여러가지 공식들 +11 Lv.52 군림동네 02.12.16 1,055
2685 귀엽다... 82년생 유아교육과 여학생의 노래 +3 Lv.1 무림 02.12.16 804
2684 내가 갖고 싶은 술친구 +10 Lv.1 신독 02.12.16 700
2683 운곡님의 표변도. +7 Lv.1 俠聖怪傑 02.12.16 1,013
» 가입인사 겸 최강의 안주 소개 +7 Personacon 진신두 02.12.16 834
2681 아나고회... +10 Lv.16 아자자 02.12.16 678
2680 칠석야 심사평.(금강님이 쓰신글) +5 Lv.30 남채화 02.12.16 806
2679 저기 밑에 야동을 보니 문득.. +9 Lv.30 남채화 02.12.16 836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genre @title
> @subject @ti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