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분이 농산물이 개인사업자,백화점, 농협, 대형유통업체, 재래시장순이라고 하셨는데 제 생각과는 약간 틀리네요. 제 의견으로는 백화점 > 농협 > 재래시장 >대형유통업체 순입니다. 개인사업자는 없네요. 이건 왜 그러냐는것은 아래쪽에..
부모님이 30년 넘게 과일 장사를 하셨고 친척분중에서 가락시장에서 대형 도매상하고 있는 분도 있으니 직접하는 사람보다는 못하지만 일반인들보다는 나을겁니다.
저는 아는쪽이 과일밖에 없으니 그쪽만 알려드릴께요. 사람들이 유통과정이 많아서 비싸다. 음.. 글쎄요.. 솔직히 제가 보기에는 유통과정중에 뺄수있는 부분이 없습니다.. 산지 가면 더 쌀까요? 제주도 가서 귤 사면 더 싼가요? 농사 짓는 분들에게 가서 직접 샀는데 싸게 샀다고 하는 분들이 있는가하면 시장에서 사는 것과 똑같이 샀다는 분들도 있습니다. 싸게 샀다는 분들은 어떤 품질의 제품을 샀는지 모르지만 그냥 농사짓는 분이 인심 베풀어졌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엄청 싸게 샀는데 맛도 좋았다구요? 시장에 돌아다니는 과일은 완전히 다 익어서 엄청 맛있는 과일이 아닙니다. 과일이 제일 잘 익어서 맛있을 때 수확하면 팔면 농사짓는 분들 똥값받습니다. 제일 잘익었다는 것은 썩기 직전이라는거고 과육이 물러져있고 제일 잘 썩는다는것이니 시장에서 소비자에게 팔기도 전에 3분의 1이상이 팔기 곤란한 상품이 되어있고 그런 과일은 2~3일안에 못팔면 다 썩어버립니다. 조금씩 가져다 팔면 되지않냐? 소매상들은 도매상들에게 구입할때 20~30박스씩 단위로 구입해야합니다.그래서 싸게 살수있는거니깐요. 산지가서 싸게 엄청 맛있게 물건을 구입했다는것은 품질이 어떻건 잘 익은 과일을 샀다는겁니다.
대량구매랑 소량구매랑은 단가차이가 날수밖에 없습니다. 5백만원상당의 물건을 구입하겠다고 하고 한쪽에서는 2만원만 구매하겠다 합니다. 2만원 구입하겠다는 사람에게 5백만원구입하겠다는 사람에게 줄 물건의 250분의 1을 줄까요? 250분의 1이 아니라 500분이 1만 줍니다. 그게 이치에 맞는거니깐요. 왜 농사짓는 분들이 그렇게 파냐? 농산물은 제 시기에 못 팔면 똥값되고 썩어버립니다. 나오는 그 물량을 한꺼번에 다 처리할수 있는곳과 아닌곳은 차이가 날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산지가서 사봤자 시장에서 사는것과 별 차이가 없네라는 말이 나오는겁니다.
그럼 위에서 말씀드렸던 품질순서 개인사업자를 빼놨던 이유는 개인사업자는 일반인 분들이 접촉도 힘들고 농산물은 공산품이 아닙니다. 아무리 농사짓는 분들이 정성을 다해서 키워도 기후조건이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서 품질이 틀려집니다. 작년에 엄청 맛있었는데 금년에 맛 없을 수도 있습니다. .
금년에 농사가 잘되서 물건이 엄청 좋네 이건 좀 비싸게 받아야겠다라고 하면 일반인 분들이 사가나요? 인터넷으로 어떻게 보고...품질비교도 못합니다. 아... 비싸다 안사야겠다라고 하면 제때 팔지 못한 물건은 똥값입니다. 일반인 분들이 금년 과일 시세 체크 못하고 품질도 정확히 비교못하고 과일크기에 따라 가격이 틀려지는데 그 크기조차도 절대 비교 못합니다. (지금은 귤 크기 방식이 2S,S,M,L,2L로 바뀌었지만 예전에는 2,3,4,5,6,7,8번이였습니다. 일반인분들이 3,4,5번 구분못합니다.)
반면 청과에 넘기면 과일맛 평가할줄 아는 분들이 물건 좋네. 경매로 물건값 올려주고 물건 나오는데로 족족 다 구입해줍니다. 농사짓는 입장에서는 못팔아서 썩는걱정을 할필요가 없는거죠. 일반인이 개인사업자에게 직접산다는건 거의 불가능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백화점은 자신들의 이미지가 있는것 만큼 좋은것 갖다 놓습니다. 대신 비쌉니다. 명절에 백화점에서 6~7만원에 파는거 재래시장에서 같은급으로 3~4만원에 구입할수있을정도로요. 돈에 구애받지 않으면 백화점가서 제일 비싼걸로 사드시면 항상 맛있는거 드실수있습니다. 대형마트랑 재래시장중 과일품질이 좋은곳은 재래시장이 더 좋습니다.
대형마트는 가격에 민감합니다. 100g당 100원차이가지고 싸우는곳이 대형마트입니다. 소비자이 하는게 저쪽은 사과 하나에 1000원 파는데 이쪽은 1200원 파네요. 저쪽이 싸네 저쪽으로 가자. 물건품질이 어떤가는 소비자가 판단안합니다. 그래서 대형마트에서는 그럭저럭 드실만한 물건을 제일 싼가격에 어떻게든 가져옵니다. 그런데 농산꾼의 입장에서 맛좋은 과일을 어떻게든 싸게 가져가려는 대형마트에 넘길까요? 아니면 품질이 좋으면 가격 높게 쳐주는 청과쪽으로 넘길까요?
대형마트에 가서 바나나 보신적있나요? 혹시 Delmonte나 Doll 바나나 보신적 있나요?
둘다 여러분에게 아주 익숙한 과일계의 대형메이커죠? 근데 대형마트에서는 안팝니다. 왜냐하면 맛은 좋지만 가격이 비싸니깐요. 그래서 어디 이름도 없는 잡다한 브랜드가진 바나나를 파는겁니다. 돌이나 델몬트바나나는 소규모 마트나 재래시장가야지 삽니다.
대형마트에서도 당연히 좋은 물건은 있죠. 그런데 제가 다녀본 바로는 대형마트에서 좋은 물건의 가격은 같은 물건급을 가지고 있는 하나로마트나 재래시장보다 항상 비쌌습니다. 맛 민감하게 따지는 분들이 불편한 재래시장가는게 괜히 가는게 아닙니다.
이것 저것 이야기할건 많은데 길이 너무 길어지네요. 대충 생각나는데로 쓰면.. 뭐 새가 쪼아먹은 과일이 나오던데 제 기억으로는 그런 과일은 항상 맛있었습니다. 새가 쪼아먹은 사과도 청과를 통해서 나옵니다. 비품이죠. 과일은 정품과 비품이 있습니다.
새가 쪼아먹지 않았으면 1box당 경매가가 4만5천원 떨어지는 최고급 맛 좋은 사과가 새가 쪼아먹은 자국이 있다는것으로 1만원에 팔립니다. 이걸 시장에 가져다 놓으면 한 박스당 45000원짜리 사과는 사과한개당 3000원에 팔리는 제사용 사과가 되고 새가 쪼아먹은 사과는 하나에 1000원에 팔리는 사과가 됩니다. 그런데 사과 하나에 1000원씩팔면 손님들 10명중 7~8명이 트집을 잡습니다. 왜 사과가 지저분하고 상처가 있는데 비싸게 파냐구요. 소비자들은 1000원짜리사과든 3000원짜리 사과든 다 비싼거니깐요. 과일 잘 아는 분들은 아무 말 안하고 땡잡았네하고 한박스씩 사가는 와중에요. 그래서 과일장사들은 그 트집거리 잡는 사람들(하루에 한두명이면 모를까 20명정도되면 정말 짜증나니깐요)이 짜증나서 그런과일들은 안 내놓고 있다가 단골들이 오면 단골들한테먼저 줍니다. 단골들은 주인이 추천해준거 트집하나도 잡지않고 오히려 싸게줘서 고맙다고 말하고 가져가니깐요.
TV에 나오는 과일 잘 고르는법? 여러분 TV에 나오는 과일 잘 고르는 법은 좋은 과일을 고르는건데 그냥 일반인이 딱 봐도 좋은 과일은 항상 비싸고 그런 비싼 과일은 장사하는 분들이 고르게 안 나둡니다. 과일고른다고 이것저것 만지다가 다 상처내서 못팔게 만들고 가니깐요. 오히려 손해예요. 그리고 더 비싸게 받습니다. 10개에 1만원하던거 8개에 1만원 받습니다. 파는 사람입장에서 한박스에서 10개 만원받으면 되겠다하고 풀어놨는데 어떤사람이 과일고르겠다고 제일 크고 예뻐보이는걸로만 가져가겠다고 합니다. 어떤사람은 제일크고 예쁜걸로 10개 만원받고 다음 손님은 못생기고 좀 작은걸로 10개 만원받을수는 없으니깐요. 수박 고르는데 맑은 소리가 나는걸로 고르라고 하죠... 그런데 두들기며 툭툭하는 소리나는 수박도 있는데 이것도 맛있는 수박 엄청 많습니다. 음.. 쓰다보니 글이 너무 잡다하게 되네요.
과일마진은 30%정도도 안됩니다. 썩는게 장난아니거든요.야채나 과일쪽에서 알바라도 해보신분 있으면 좀 알겁니다. 얼마나 잘 썩는지...도매상에서 14000원 15000원 사오면 2만원에 파는 수준이라 1만원 팔으면 2500원정도 남아요. 근데 만원 사고 많이 샀으니 덤으로 1천원짜리 하나 더 달라는 손님이 많아요 >.< 세상에 월급 절반만 받고 일할 사람없죠....
그리고 과일이나 야채를 사실때면 제철을 좀 알아야 해요...지금은 귤사면 잘 안썩죠.. 근데 귤 초반인 11월달이나 귤이 끝나가는 시기에 귤 사면 엄청 잘 썩습니다. 물건이 나쁜게 아니예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청과 도매상가서 과일사면 더 좋고 싸게 사겠다하면서 청과 도매상가는 분들이 있던데...일반적으로 도매상이라는건 소매상이 물건달라고 하면 물건 줘야하는곳입니다. 물건 안 주면 낙인찍혀서 도매상 못해요. 새벽에 경매자리에서 경매낙찰받자마자 소매상들이 달려들어서 싸고 좋은물건은 다 가져갑니다. 도매상한테 남는건 비싸고 좋은 물건이예요. 새벽3~4시에 청과가서 경매끝나자마자 도매상하고 쇼부해서 한단위를 무조건 구매해야하니 대량구매(10~30박스)할거 아니면 청과도매상가지말고 근처 하나로 마트같은데 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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