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일러 주의)
더 폰을 보고 왔는데, 사실 별 기대 안 했거든요.
근데 보다 보니 흥미진진하더군요.
딱 중반을 지나 후반에 접어들기 직전까지요. ㅡㅡ
그 이후부턴 그냥 영화의 긴장감이 풀리기 시작하더니 그냥 모든 걸 내려놓는 기분으로 힘이 쫙 빠지면서 끝이 났습니다.
애초에 여자 후배는 왜 필요했는지? _ 도대체가 영화에서 활용된 게 하나도 없습니다. 중간에 손현주가 용의자로 몰리면서 쫓길 때 만난 것도 결과적으로 보면 별로 중요하지도 않고 있으나마나한 장면이었어요.
여자 후배의 역할이 별로 없어지면서 덩달아 의원에 출마했던 그 아저씨도 별 볼일 없어졌습니다. 본래는 최종 흑막인 사람인데, 아무 역할도 없어요.
이 아저씨의 비중이 없어지니까 경찰 특히 광수대도 하는 게 없어요. 주인공이 살인용의자로 쫓기니까 등장하긴 했는데, 나와서 한 게 뭔가요? 그냥 추적씬 좀 찍고 끝나버립니다. 손현주를 쫓으면서 여러 정황과 증거가 포착되면서 아저씨를 의심하는 모습이 살짝 비추는 것으로 역할 종료입니다.
결국 영화는 손현주와 살인자의 대결인데, 비리를 저지르는 고위층과의 스릴러도 담고 싶고, 경찰과 누명을 쓴 주인공, 그리고 진범과의 삼각구도도 담고 싶고.
영화에 많은 걸 담고 싶은 마음은 알겠지만, 선택과 집중이라는 말이 떠오르네요.
그리고 이 영화는 극의 진행을 위한 작위적인 장치가 너무 눈에 띕니다.
영화 보는 내내, 우리나라 경찰을 못 믿는건가?
물론 그런 순간에 신고할 정신이 어디있어? 라고 반박하실 분들도 계시지만, 이미 광수대도 등장했고, 진범이 있으리라고 의심까지 하고 있는 상황에서 손현주의 딸이나 와이프는 너무 안일합니다. 그저 도망치고 숨고 오로지 손현주만 기다리는 상황.
그 절정은 딸이 방으로 도망치고 문도 안 잠그고 신고도 못하고(뭐, 이건 전화가 없어서 그럴 수도 있다치죠.) 침대 밑에 그냥 숨어있던 것과 와이프가 손현주를 찾아 그 차가 막히는 대로까지 나와서도 범인의 맥가이버 칼에 굴복해 아무 반항도 저항도 못하고 그냥 끌려가는 상황.
이게 뭔가요. 앞서 말했듯 딸은 그럴 수 있다 치죠. 아직 어리고, 그 상황자체가 너무 갑작스럽고 놀라서 패닉에 빠졌을 수도 있으니까.
하지만 와이프는 이미 살인범과 수차례 대면한 끝에 도망까지 친 적이 있는 상황이고, 마지막 상황은 여러 상황 중에 가장 좋은 상황이었습니다.
차가 꽉 막힌 대로 한복판에서 칼을 든 범인과 맞딱드린거죠. 그 차들에 탄 사람만해도 백 명은 가뿐할 듯.
근데 그냥 맥없이 범인이 이끄는데로 따라가요. 심지어 그 근처에 남편이 있다는 것도 알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여차저차해서 결국 과거시점의 손현주가 와이프를 살해하려던 진범을 저지하면서 현재시점이 모두 좋게좋게 해피엔딩으로 끝나는데....후....
마지막에 핸드폰이 다시 울리면서 뭔가 있을 것 같은 그런 느낌을 주려고 했지만, 이미 맥이 탁 풀려서 그런 것 별 관심도 가지 않았어요.
뭐 비판 일색인 거 같지만 그래도 볼만은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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