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부산 KT 대 전주 KCC 경기. 드리블하던 전주 리카르도 신명호(왼쪽)이 부산 박상오의 수비를 피해 골밑으로 드리블하고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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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이 합쳐 6.15득점?’
프로농구 전주 KCC 핵심가드 김태술(31·180cm)과 신명호(32·183cm)의 이야기다.
이들은 전태풍(35·178cm)과 함께 KCC앞선을 책임지고 있다. 경쟁팀들에 비해 포워드진의 무게감이 떨어지고 하승진(30·221cm)을 제외하면 묵직한 빅맨이 없다는 점을 생각할 때 이들의 활약에 따라 앞으로의 KCC의 성적 갈린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태술, 신명호는 전성기가 지났다. 20대 때는 질풍같이 코트를 뛰어다녔던 그들이지만 이제는 젊은 후배들의 거센 도전에 버거워하는 모습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이들은 높은 가치를 가지고 있다. 각각 패싱 플레이와 수비에서 여전히 자신만의 노하우를 지녀 이들이 장점을 제대로 발휘할 때 KCC는 좋은 분위기를 탄다.
문제는 현재 자신의 장점을 제대로 발휘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것이다. 특히 둘의 단점이 비슷해 김태술, 신명호가 나란히 코트에 서면 ‘시너지효과’는 커녕 약점이 더욱 커진다. 상대팀들도 이제는 둘의 약점을 너무 잘 알고 파고들어 KCC도 속수무책이다.
신명호는 KBL 대표적 ‘슛 없는 가드’다. 커리어 내내 3점슛 성공률이 단 한번도 28% 이상을 기록한 적이 없고, 자유투 역시 70%를 넘어 못했다. 올해 신명호의 3점슛 성공률(19%)과 자유투 성공률(12.5%)은 처참할 정도다.
신명호 뿐 아니라 김태술 역시 슈팅력에서 비슷한 모습을 보인다. 본래의 슛이 나쁘지 않은 선수였다. 선패스 위주로 공을 돌리다가 수비수가 떨어지면 지체 없이 던지는 미들 뱅크슛은 주특기중의 하나이며 외곽슛 역시 준수했다.
하지만 KCC에서의 김태술은 슈팅력을 상실했다. 지난 시즌 그의 야투(34.2%), 3점슛(19.3%), 자유투(61.5%) 성공률은 모두 데뷔 후 최악이었다. 본래 공격력보다는 패싱게임으로 경기를 이끌어가는 정통 포인트가드라고 하지만 정도가 심각했다. 슈팅력 자체가 급감하자 매치업 상대는 더 이상 김태술을 두려워하지 않게 됐다.
이는 김태술의 장기인 패스능력마저 감소시켰다. 예전의 김태술은 어시스트가 나갈지, 슛을 쏠지 감을 잡기 어려운 스타일이었지만 현재는 그렇지 못하다. 그로인해 번번이 패스 타이밍을 간파당해 자신의 플레이를 하지 못하기 일쑤다. 설상가상으로 김태술 본인 또한 자신감을 잃어 공수에서 플레이가 되지 않고 있다.
현재의 김태술은 슈팅에 대한 감을 완전히 상실한 상태다. 외곽슛은 커녕 레이업슛이나 자유투마저 제대로 듣지 않고 있다. 본인도 이를 의식해 찬스가 나도 머뭇거리며 쏘지 못하고 있다.
KCC에서 김태술-신명호를 동시에 쓰게 되면 상대팀에서는 수비하기가 너무 편해진다. 그들을 신경쓰지 않고 다른 동료들에게 도움수비를 들어가면 되기 때문이다. 그런 상황에서 이들의 패스가 제대로 동료들에게 전달될 리가 없다.
김태술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 신명호는 본래가 식스맨 룰을 수행하고 있고 수비와 공 없는 움직임으로 팀에 도움을 주는 스타일이라 어느 정도 조절이 가능하다. 하지만 고액연봉자 김태술은 주전급으로 출장시간을 가져가면서 공을 오래 만져야 플레이가 살아나는 타입이다.
하지만 현재의 모습이라면 KCC 공수 플레이에 플러스가 되긴 어려울 전망이다. 김태술과 신명호의 비중을 생각했을 때 KCC의 앞날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문피아 독자 윈드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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