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검류흔
작품명 : 비뢰도 22권
출판사 : 청어람
문제의 화제작 비뢰도 22권을 어제 읽었습니다.
사실, 비뢰도 시리즈는 16권을 넘어 선 이후, 상당히 포기하고 있었습니다만 그전까지 봐 오던것도 아깝고 해서 다시금 책을 집어봐 왔습니다. 예전에는 구입도 했었는데, 구입한책 다 팔아버리고 지금은 학교 도서관에서 빌려보는 신세지요. 네.. 뭐 그렇다는 겁니다.
그리고 결론은 역시나, 검류흔 작가는 [여전] 하더군요.
19권이었나.. 예전에도 한번 제 블로그에 적었었습니다만, [말 늘이기]는 이제 정형화 될 대로 정형화가 된 느낌입니다. 22권의 내용은 통채로 압축하자면, 여러분들이 감상에 남기셨던 것 처럼 단 한문장. [비류연이 사부를 만났다.] 딱 그거 하나로 끝납니다. 그걸 가지고 책 한권을 만들어 내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죠.
그렇다면 제대로 한번 제가 읽은 비뢰도 22권에 대한 감상을 적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첫번째로 쓸데없는 말 늘이기가 많습니다.
적절한 예시를 들려고 다시금 책을 훑어 봐도, 본문 전체가 쓸데없는 말 늘리기에 예시문 그 자체가 됨으로 특별히 어떤 구절을 선택할 필요도 없더군요. 그냥 아무 곳이나 펼쳐서 보시면 말 늘이기가 되고 있는 사실을 아실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작가 특유의 쓸데없는 말 늘이기는 내용의 진행을 너무 질질 끌고 있습니다.
두번째로 이상한 캐릭터들이 너무 많습니다.
비뢰도가 초창기에 인기를 얻은 이유 중 하나는 그전까지 무협이 안고 있던 무겁고 강력한 무사의 이미지가 아닌, 밝고 상쾌한 학생들의 이미지를 캐릭터에 담아 내었기 때문인데, (솔직히 무협을 가장한 학원물로 봐도 과언이 아니죠 비뢰도는..) 그 학생들의 이미지가 권을 거듭해 나갈수록 고정되고, 게다가 새롭게 나오는 신 캐릭터들은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일본만화의 캐릭터들을 그대로 도용해 오고 있어 신선도를 떨어트립니다. '장강십용사'에서 일본의 '사나다 십용사'를 떠올린건 저혼자만의 생각이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만, 하렘을 노골적으로 외치는 [자군], 결벽증의 [백결] 같은 캐릭터는 정말이지 일본의 캐릭터를 그대로 베껴온듯한 생각이 들더군요.
세번째로 비뢰도의 재미를 떨어트리는 것 중 하나는,
작가가 쓸데없는 걸 독자에게 너무나 가르치려 든다는 겁니다. 특히나 무공에 대한 가르침인척 하고 독자에게 매번 설파하는 내용은 이미 무공의 가르침을 뛰어넘어 작가가 독자에게 자신의 생각을 강제적으로 [주입]하려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고 있습니다. 이 경향은 특히나 작가가 [Y]대 철학과에 들어간 뒤로 엄청나게 심해지고 있죠.
네번째는 캐릭터의 개그성이 죽어버렸습니다.
두번째의 내용과 연관되는 것인데, 비뢰도는 발랄한 캐릭터들의 예상치 못한 엽기적인 행동으로 웃음을 유발해 왔었죠. 하지만 16권 이후, 캐릭터가 정형화되고, 비현실적인 만화계 캐릭터들이 난무함에 따라서 더 이상 이런 개그 센스는 없어져 버렸습니다. 왜냐하면 캐릭터가 어떻게 움직일 지 독자들이 미리 쉽게 알아버리기 때문이죠. 게다가 내용없는 말장난으로 22권에 다다라는 길 호흡을 끌어 가려고 하는 것은 말 그대로 [오만]에 불과합니다. 아래 [권왕무적 11권]의 비평에도 적었습니다만, ' 아무리 좋은 소리도 자꾸하면 지겹다, 혹은 짜증난다.' 가 사람의 이치. 권왕무적 보다 더 오랫동안 이 짓을 해온 비뢰도의 재미가 뚝뚝 떨어지고 있는 것은 안봐도 뻔한 얘기가 아닐 수 없죠.
다섯번째 빈약한 시놉시스.
비뢰도는 시놉시스가 무참할 정도로 빈약하죠. 하긴 본래부터 캐릭터 성으로 먹고 들어가는 소설인것을 어느정도 감안한다고 쳐도, 그 시놉시스의 빈약함은 좀 심할 정도입니다.
(게다가 연비로 변신하면서 그나마 빈약했던 시놉시스 마저 개판이 되어 간다고 수많은 독자들이 탄식했죠.)
웬만한 독자들의 예상에서 전혀 벗어나질 못하죠. 숨겨져 있는 적 따위 금방 발각되어 버리고, 소설이라면 뭔가 좀 아슬아슬한 맛이 있어야 하건만, 비뢰도는 그런게 모두 다 사라져 버렸죠. 이제 그나마 봐줄 만한 사건은 비뢰도 사문과 천겁혈신과의 관계랄까.
비뢰도는 음모도, 과거의 비밀도 16권 이후 거의 모두다 밝혀져 있어 독자의 몰입을 저해합니다. 그리고 16권을 1부로 결판 내었으면 2부에서는 새롭게 다른 이야기를 끌고 들어가야 하는데, 작가는 6권이 지난 상황인 지금에 이르러서도 아직까지도 신변잡기에 대한 이야기만 하고 있죠.
마지막으로 무성의.
그리고 마지막으로 149페이지에서 벌어지는 작가의 [만행]은 진짜로 독자를 우롱하는 것이라고 밖에는 생각되지 않는데, 프롤로그도 아닌, 일개 챕터의 내용이 딱 3페이지입니다. 내용상으로 읽어 봐도 그게 거기서 한개 챕터로 나뉘어 져야할 아무런 이유도 느끼지 못했는데, 아마도 초반에 목차에 적당한 분량을 적어 넣야 하기 때문에 억지로 1개 챕터를 만들었다고 밖에는 생각할 수 없는 그런 파렴치한 짓이었습니다.
한때는 묵향과 비뢰도를 정말 좋아했었던 독자중 한사람인 저였지만, 작금의 묵향과 비뢰도는 정말이지 말 그대로 [안습]인 상황으로 밖에는 안보입니다. [돈]에 시나리오가 굴복해 버린건지, 본래 [작가들]의 능력이 이것 밖에 안되는 건지는 저도 모르겠습니다만, 지금 나오는 책들은 [이건 아니야]라고 이야기 해주고 싶네요.
뭐랄까, 머리가 더이상 이야기를 만들어 내지 못하는데, 억지로 쥐어 짜서 대충대충 만들어 낸 것처럼 보인다고 할까요. 이렇게 이야기하면서도 여태껏 들인 내 시간과 돈이 아까워서라도 끝을 보기 위해 23권을 기다려 봅니다.
(올해 내에 결판을 내줬으면 좋겠는데 말이죠. 대학 졸업하고 나면 학교 도서관에서 무료로 빌려 볼수 없으니.. 돈내고 보기도 아깝다는.. )
Comment '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