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100가지 소원
작가 : 가이하
출판사 : 파피루스
이 작품은 호불호가 갈리는 작품이라 생각합니다. 재밌게 읽으신 분도 계시겠지만 저는 그저 그런 소설이었습니다. 다만 필력은 확실히 현대판타지 소설 중 그나마 괜찮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내용이 중구난방 입니다.
저는 보통 책을 사서보곤 하는데 사서보다가 빌려봒지만 빌려보면서도 빌린돈도 아까워 짜증이 난 작품이었습니다.
'100가지 소원'은 제목과 내용이 매치되지 않습니다 줄거리가 100가지 소원을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현실에서 만족스러운 삶을 살지 못한 주인공이(주인공은 노숙자) 20년 과거로 회귀하게 되어 새로운 인생을 살아가는 모습을 그려내는 현실에서 못난 주인공이 과거로 가 잘먹고 잘사는 그것도 이기적으로 잘사는 것을 그려낼 뿐입니다. 따라서 소원을 달성하기 위한 주인공이 노력하는 전개따위는 없으며 주인공은 과거를 모두 알기에 다 이루는 먼치킨에 불과합니다.
그리고 이 작품의 가장 문제는 바로 주인공에 있습니다. 제 취향이랑 맞지않는 것일 수도 있으나 확실히 주인공은 문제인물 입니다. 작가는 주인공의 행동을 이상한 쪽으로 유도하며 분명 깔아놓은 전개와 복선은 왼쪽을 가리키는데, 이상한 이유를 가져와서는 어떻게든 오른쪽으로 보내버립니다. 그래놓고 나중에 가서는 이게 다 주인공의 계획이었다라며 모든 것을 주인공의 계획으로 둔갑시킵니다. 그리고 굉장한 자기합리화에 주인공의 범법적인 행위마저도 합리화하여 역겨운 면도 있습니다. 잘 이해가 안 가시는 분도 계실 테니, 작품 내용을 가져와 보겠습니다.
노숙자인 주인공이 과거로 회귀한 시점은 재수생일 때 입니다. 하지만 곧바로 부모님께 대학 진학을 포기하겠다고 말씀드립니다. 과거에 공부를 안해서 삼류대학교를 가긴 했지만 대학교를 나왔음에도… 전공을 살리지 못한 채 영업사원직을 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주인공은 자신이 영업사원밖에 못한게 삼류대학교를 나왔다고 불평하는 못난 인간입니다. 아무튼 돌이켜보니 주인공 입장에서는 시간 낭비였고 그래서 재수를 하지않기로 결정하지만 부모님은 그래도 대학교를 나와야 한다는 의견을 고수했습니다. 결국 주인공은 무작정 가출을 하게 됩니다. 저는 이 당시만해도 대학교 진학을 않으려던 주인공에게 무슨 비젼이 있을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주인공은 집을 나와서 커피점 아르바이트 생으로 들어갑니다. 서비스직이면 당연히 손님에게 미소짓고, 예의 바르게 행동해야하는 것이 당연하고 서비스직이면 모두 그러한데도 마치 자신만의 스킬인듯 말하는 게 꼴사납습니다. 다른 서비스직은 안한느데 자신만 그런다는 식으로 미소짓소,예의바른 것을 자기만의 능력으로 치부합니다.
어찌 됐든 주인공의 성실함은 사장에게 호감을 불러 일으켰고, 그것은 마침내 그를 지배인으로 만들어 줍니다. 그리고 여기에서 주인공보정이 발동합니다.
마케팅이나 인테리어에 아무런 경험이 없는 주인공이 내부 구조만 약간 변화를 줬을 뿐인데 매출이 8배나 상승하게 됩니다. 아무 이유없습니다. 그냥 8배 입니다.
그리고 어느 날 여사장은 주인공에게 술을 마시자고 합니다. 그의 성과를 칭찬하기 위해서입니다. 술을 많이 마신 사장은 몸을 가누지 못했고, 부축을 하던 주인공은 결국 여사장을 덮쳐버립니다. "사장님도 분명 자신을 원할 것이다!"라는 근거 없는 주장을 하면서 말이죠. 한마디로 과거 삶에서 오랜 삶을 살았기에 '어른'임을 자처하는 주인공이 여사장이 술마셨다고 무작정 덮친겁니다. 어이가 업죠? 주인공은 강간범입니다.
그런데 여기서도 주인공보정이 발동합니다. 강간범이 주인공이면 보정도 아주 스펙터클 합니다.
신기하게도 여사장도 원할것이다라는 그의 이유없는 추측은 들어맞았고, 여사장은 주인공의 행보에 전폭적인 '스폰서'가 되어줍니다. 그래놓고 작가님이 하는 말은 도박이 성공했다고 합니다. 어이가 없지 않습니까? 이유도 없고, 비젼도 없으며 심지어 여사장이 원하는지도 모르면서 원할것이라는 추측에 술에 만취한 여사장을 강제로 범하고 여사장이 주인공의 떡치는 능력에 반해 스폰서가 되는것을 두고 주인공의 도박이 성공했다며 자축합니다. 그리고 이는 작가가 초반에 밝힌 구상과 전혀 맞지 않습니다.
주인공 말대로면 커피점 아르바이트 자체도 비전이 밝은 직종이 아닙니다. 그의 가치관대로면 시간 낭비죠. 그렇다면 부모님 말씀대로 대학을 다니면서 등록금을 아르바이트로 버는 방법도 있습니다. 무작정 대학교를 나오면 자신은 망한다라는 아집으로 아르바이트를 하고 만취한 여사장을 강간하고-술에 만취한 여성과 성관계를 맺는걸 이작품에서는 당연하다고 나옵니다. 사장도 원할것이다라는 주인공의 독백하에 하지만 현실에서는 얄짤없이 성폭행이죠.-얼떨결에 여사장님이 그에게 반해 전폭적인 지지를 받게 되니까 도박이 성공했다고 하네요?
애초 주인공은 여사장을 유혹하기 위해 커피점 아르바이트를 한 게 아닙니다. 대학교를 나오면 허송세월 한다 생각한 주인공이 돈을 벌기위해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시작한 아르바이트인데 어쩌다 여사장과 술을 마시고 만취한 여사장을 겁탈하고 그의 이른바 세컨드가 되어 자금을 지원받는 것은 소가 뒷걸음치다 쥐 잡은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이건 도박도 아닌데 도박이라고 하나요? 처음부터 뒷걸음 치면서 쥐를 잡으려고 했으면 모를까, 그것도 아닌 상황에서 도박이라고 포장하는 게 너무 어이가 없더군요.
그리고 심심하면 나오는 말이 주인공이 이전 삶에서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은 삶을 살았다는 것입니다. 한마디로 사회경험이 더 많은 어른이라는 거죠. 그런데 작품 전개를 보면 그것도 어이가 없습니다. 처음 보는 사람과 척을 질 생각인지 예의는 개나 줘라는 식의 행동을 보여줍니다. 한마디로 주인공은 이기적인 인물이며 작품내에서 자신은 미래를 알 수 있다는 생각으로 만난느 사람을 한 수 아래로 내다봅니다. 과거의 주인공은 자신의 노력없이 허송세월 하다 결국 노숙자로 전락해 죽은 삼류인간일 뿐인데 말이죠. 그러면서 자신이 과거로 가 미래를 아는 부분으로 성공하니 자신보다 낮은 사람들을 무시하며 예의없는 상놈의 행태를 보입니다.
인맥을 생각하고 직업에 귀천이 없다고 생각한다면 상대가 누구이던 간에 예의를 차리고, 또 호감가게 행동해야 하는 거 아닙니까? 하지만 책을 읽으면 읽을 수록 개소리밖에 없다고 생각되네요. 그래놓고 나중에 가서는 또 인맥타령합니다. 한마디로 주인공은 자신이 못난걸 부모탓,학력탓,나라탓하며 여사장을 겁탈한 행태로 볼때 인간쓰레기 입니다. 그런 쓰레기가 노숙자로 죽어 다시 과거로 가 회귀해서 성공하니 다시 개차반적인 습성이 나오는 거로 보입니다. 한마디로 나쁜놈이 현실에서 몰락하고 망했다가 과거로 회귀해서 잘먹고 잘살고 더 나쁘게 사는 삶이라 할 수 있죠.
따라서 저는 절대 이 책을 추천하고 싶지 않습니다. 주인공이 너무 개념없이 행동하는데, 작품은 주인공을 개념있는 사람처럼 포장하고 있습니다. 시덥잖은 말을 내뱉었을 뿐인데 대단한 화술을 가지고 있다고 치켜 세웁니다. 그래서 작품을 읽는 내내 어이가 없고, 한숨만 나오더군요. 차라리 필력이 조금 부족하더라도, 개연성있는 작품을 고르는 것이 더 좋은 선택이라고 할만큼… 작품의 어이없음은 도를 넘어선 것 같았습니다. 호기로운 것과 버릇없는 것은 명백히 다릅니다. 관점에 따른 것이 아니라, 엄연히 다른 단어입니다. 한마디로 작품은 버릇 없는 주인공을 그려놓고, 그것을 호기롭다고 묘사하고 있습니다. 주인공은 호기로운게 아니라 그냥 싸가지가 없습니다. 미래를 알기때문에 호언장담할 수 있는건데 주변에서는 와~ 하는 반응을 보이고 주인공이 다른 인물에게 싸가지없게 굴어도 배짱있다. 담력있다. 짱이다 하며 주변인들은 주인공의 환호를 위한 응원부대, 팬클럽 수준에 지나지 않는것도 이 작품의 가치를 떨어뜨립니다.
이 작품은 그야말로 필력은 조금있는 작가가 현대물 시류에 뛰어들어 양산한 작품이라 생각됩니다. 다른 분들은 모르겠으나 저에겐 돈이 너무나 아까운 작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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