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초본님 저랑 취향이 비슷하시네요.
제 경우 간혹 예외는 있지만 선호하는 글 유형은 이렇습니다.
먼저, 주인공은 무공뿐 아니라 내면적으로도 강해 무엇에도 얽매이지 않는 자유를 가져야 합니다. 그러나, 글 시작부터 강한 인물보단 좌절과 실패를 겪고 수련을 통해 강해진 주인공을 선호합니다. 무공이 강하더라도 우유부단하며 자아의 정체성에 대해 끊임 없이 고민하고, 당면한 적들에게 어설프게 손을 썻다 후에 심하게 밟히는 인물유형은 어리석어 보이더군요.
다음, 힘들게 익힌 무공으로 주인공에게 좌절과 실패를 안겨준 적들을 인정사정 없이 쳐부수는 시원함이 있어야 하며, 이 과정에서 자신의 무위나 신분에 대해 지나치게 감추려 하는 패턴은 싫어합니다. 힘들여 익힌 무공과 성장과정에서 얻게 된 지위 등에 대해 남들에게 알려지면 귀찮다는 이유로 숨기는 글은 답답하더군요. 적과 동지 모두 그의 가치를 확실히 인정하고 감탄하는 `강한 남자`가 있는 글을 좋아합니다. 혼자 독야청청하는 이야기는 비호감이란 말이죠.
셋째, 이야기 전개시 주인공이 글에 중심에 있어야 합니다. 예전 창 쓰는 가문 방계쪽 셋째 이야기와 별 볼일 없는 무사 이야기를 초, 중반까지 즐겁게 본 적이 있습니다. 그러나, 후반부 가면서 이야기의 중심이 주변인물의 현상황과 과거지사, 적대세력 편제에 대한 설명 등으로 옮겨가더군요. 책을 보며 주인공의 등장횟수, 비중 등이 너무 낮아 글 후반부가 답답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요즘 할렘물 싫어하는 독자분들 많던데, 전 이유 있는(?) 할렘물 좋아합니다. 중딩때부터 지금까지 대략 13~4년쯤 무협소설을 봤는데, 초창기 제가 읽었던 소설은 대부분이 소위 말하는 할렘물이었습니다. 그래도 출연하는 소저들 각각 개성이 살아있고 주인공을 차지하려 서로간에 견제하는 모습이 참 정겹더군요. 다만 히로인에 의해 고통 받고 위기에 처하거나, 주인공이 히로인에게 휘둘려지는 글은 달갑지 않습니다.요근래 읽은 주인공이 표두대장이던 무협도 많은 소저가 나오긴하던데 그런 성향이라 제게 맞지 않더군요. 이러저리 휘둘리고, 출연 처자 대부분이 이야기 흐름상 크게 의미가 없어 차라리 내보내지 않는 편이 낫지 않았나 했습니다.
좋아하는 작가님은 좌백, 용대운, 설봉, 우각, 초우님 이고, 요근래 가장 재밌게 본글을 우각님의 `명왕전기`입니다. 적다보니 분량이 꽤 되는데, 읽어보시고 저랑 취향이 유사하거나 비슷한 글이 있다면 추천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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