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서 많은 글 중에 어느 것을 읽을까 고르느라 그동안 시간을 많이 버렸습니다. 작가도 무척 많고 그 중에 정말 눈만 버리는 것들이 워낙 많아서 좀 그랬는데, 나중에 추천작 위주로 골라 읽었더니 그래도 좀 나아서 저도 이제 추천을 좀 하려고 합니다.
'강철의 열제' 너무 좋습니다. 초반 설정부분이 좀 어색하다는 느낌이 잠깐 들지만 대부분 판타지가 마찬가지라고 하고, 그 설정을 그대로 인정하고 익숙해진 뒤에는 정말 빠져 듭니다. 요즘 올라오는 많은 글들이 너무 가벼운 대사, 쓸데없는 말장난으로 채워져 가는데 반해 '강철의 열제'는 - 그런 부분이 전혀 없기를 바라지만 그렇지는 않습니다. 그래도 다른 글들에 비해 - 진중한 대사와 멋진 전쟁묘사 그리고 탄탄한 인물들이 모여 감동을 줍니다. '알버크의 작은영주' 역시 영토를 넓혀 가고, 나라를 만들어 가는 소설 중 상위에 꼽힐만 하지만, 강철의 열제와 알버크의 작은영주는 색깔이 조금 다릅니다. 알버크의 작은영주는 판타지라는 느낌이 강하고, 강철의 열제는 삼국지 류의 느낌이라고나 할까요.
'슈'라는 제목의 소설이 있습니다. 이름만 보고는 내용을 짐작하기 힘들지만 SF로 분류되어 있는 영토 넓히고 나라 만드는 미래소설입니다. 슈는 전투 메카닉을 타는 파일럿을 지칭하는 것입니다. 이 책도 초반에 흡입력이 좀 떨어지기는 합니다. 인물 설정이 너무 작위적이라는 느낌이 들기 때문인데, 주인공과 모사급의 인물이 15세로 되어 있어 받아들이기 좀 어렵습니다. 15세 된 소녀가 부족한 정보로 너무 정확하게 판단하는 것이 좀 사족이랄까요. 그러나 초반만 넘기면 발군입니다. 최근에 읽은 전쟁물 중 이만한 글은 본 적이 없습니다. 이 글도 쓸데없는 말장난은 별로 없다는 것이 또 하나의 장점입니다.
'강철의 열제'와 '슈'의 주인공은 '착한' 사람은 아닙니다. 강한 사람이기는 하죠. 자신과 부하를 위해서는 나머지 사람은 가차 없이 이용합니다. 노예제를 무조건 반대한다거나, 사랑하는 사람을 꼭 지킨다는 등의 선량모드는 없습니다. 정략결혼도 거부하지 않습니다. '슈'의 경우 카이사르의 이미지가 좀 강하고, 은하영웅전설 느낌이 좀 나는데, 여하튼 이 두 소설이 빨리 완결되어 볼 책이 많이 쌓였으면 좋겠습니다.
완결된 출판 소설로 '알버크의 작은영주'와 '이계정벌기'가 나라만들어가는 소설입니다. 이 두 소설도 꽤 재미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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