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 처음 쓰는 추천글인 것 같은데, 제가 특별히 까다로워서 그렇다기 보다는 막상 추천할 정도로 오래 읽고 괜찮다 싶으면 출간을 하는 경우가 많다보니 본의 아니게 추천을 잘 못하게 되네요.
개인적으로는 초기에 선작취소를 고민했을 정도로 마음에 들지 않던 글이었는데, 무슨 이유에서인지 선작을 취소하지도 않고 계속 읽다보니 어느 순간 꽤 마음에 드는 글이 되어버린, 특이한 경우입니다.
도입부 자체가 '여신'이 '남자 주인공'의 몸에 들어오는 설정이라 거부반응이 컸었던 것 같고, 그 외에는 별다른 개성이 없는 게임물이라 생각이 되어서 그랬던 것 같은데, 지금 내용은 '퓨전 판타지 이계 게임물'이 되어버려 정신이 없을 것 같음에도 독자의 이해력이 떨어지지 않게끔 전개가 자연스럽게 이어지고, 적절하게 제 코드에 맞는 오타쿠용 유머가 가미가 되어있는데다가, 종종 굉장히 신선한 발상은 물론, 사건들이 허탈할 정도로 단순하지만 개연성을 유지하는 선에서 해결되기도 해서 읽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게다가 특별히 분량을 의식하지는 않았지만, 한화 한화 비교적 깔끔하게 결론이 나는 느낌이라 억지스러운 절단마공으로 고통받았던 기억도 거의 없고요.
단점...이라면, 아까도 언급했지만, 작가의 초기 설정이나 능력(?) 등으로 인해 진입장벽이 꽤 높다는 점입니다. 아버지께도 권해드렸었는데 (올해 68세) 정을 붙이기 전에 포기를 하게 되시더군요. 참고로 저희 아버지께서는 소싯적부터 무협을 좋아하셔서 제가 초등학교 때 세로로 인쇄된 무협을 접하게 만드신데다가 대여점에서 퓨전 판타지를 빌려와도 재밌게 읽으신 분이라 까다롭지 않은 취향이신데도 초반부가 재미없다고 느끼셨으니 이 글을 보고 시도를 하실 분들은 어느 정도 각오를 하셔야 할 것입니다.
아직 선작을 하지 않으셨다면 마음과 시간의 여유가 있어서 초반부를 너그러이 읽고 넘어갈 수 있을 때 읽어보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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