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신입회원 에이섬입니다. 우연히 들럿다가 핫이슈란의 대여점에 가기조차 싫어지네요라는 글을 읽고 상당부분 공감했으며, 밑의 댓글중에서 작가의 경제적인 활동을 위해서는 1달에 1권정도를 내어야 하고, 그런 상황에서 탄탄한 소설을 뱉아내라는것은 어불성설이다. 라는 글에 대해서 조금이나마 글월을 남기려고 왔습니다.
영국의 극작가 오스카 와일드라는 사람이 있습니다. 심미주의자로 유명했으며, '행복한 왕자'와 같은 유명한 작품을 써낸 사람이지요. 그는 사치스러운 생활을 즐겼지만, 결코 부유하지는 못했습니다. 요즈음 말로 하자면 '된장남'이라고나 할까요. 어떤 문하생이 그에게 문학으로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을 묻자, 그는 전업작가가 될 생각이면 굶어죽을 각오를 하여야 한다. 라는 말을 했습니다. 그 역시 여성지의 편집장으로 일했으며, 토속적인 극본이나 칼럼을 쓰는것으로 연명(이라기에는 좀 무리가 있지만, 어찌되었건 그가 그것으로 그의 비싼 생활비를 충당했다는것은 사실입니다.)하면서 그의 문학생활을 이어갔습니다. 문호라는 말을 쓰기에 조금도 부족함이 없는 저 톨스토이가 어떻게 죽었는가를 생각해 본다면, 전업 작가라는 직업이 가지는 어려움에 대해서는 굳이 언급할 필요가 없으리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적어도, 자신을 '작가'라고 부르는 사람이라면, 자신의 작품에 대해서는 일련의 애정을 가져야지 그것을 밥벌이의 수단으로 여긴다면 그것은 슬픈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저는 장르문학이 문학이 아니네 하는 소리를 하고자 하는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그 반대입니다. 장르문학이 골방의 전유물로 남았던 시대는 이미 예전에 지나갔습니다. 스티븐 킹의 소설들은 수많은 문학상을 수상했으며, 블록버스터 영화로 제작되어 팔려나가고 있습니다. 또 <해리 포터>의 조앤 롤링의 예는 굳이 언급할 필요도 없을것입니다. 조앤 롤링의 문장력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많습니다만, 단 한 작품으로 억만장자가 된 그녀의 행운에는 논란의 여지가 없습니다. 그런데, 외려 장르문학에 투신한 작가분들이 일종의 체념을 가지고 '나는 이정도 밖에 안되는 글쟁이니까'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것 같아 씁슬한 마음을 지울 수 없습니다.
분명히 요즈음의 품질 저하는 슬픈 일입니다. 정작 양질의 도서 역시 그 산더미 같은 책의 바다에 휩쓸려 조금의 주목도 받지 못하고 사라지는 것 역시 통탄할 만한 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이유를 경제성으로 돌려 정당화 하는것이야말로 그른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오스카 와일드의 문장을 인용하는것으로 이 글을 마치겠습니다.
'우리는 너무나 많은 것을 읽어 현명해질 수 없고, 너무나 많은 것을 생각해 아름다워 질 수 없는 슬픈 시대에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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