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한담

연재와 관련된 이야기를 합시다.



작성자
Lv.36 카르니보레
작성
11.05.24 09:54
조회
2,552

이 소설에 등장하는 주인공은 어떤 면에서는 '소망하는 우자'라고 표현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렇게까지 드문 타입의 캐릭터는 아닐지도 모릅니다만. 어쨌든 이런 타입의 캐릭터는 모든 사정을 알고 있을 때 참 안타깝기까지 할 정도로 못 말리는 캐릭터들입니다.

이런 경향은 지금의 <은빛어비스>나 <잃어버린 이름>의 위버보다, <희망찬>의 은결이 더 보이고 있는 것 같습니다만, 이런 '소망하는 우자'들은 절대 자신의 소망을 포기하지 않습니다. 마치 존재 자체가 '소망'으로 된 것처럼 행동하는 것입니다. 거기에 마음은 크게 관련이 없습니다. 존재란 마음 정도로 흔들릴 정도로 가볍지 않고, 그 존재가 소망 자체인 것처럼 되어있기 때문이지요.

이들에게 자신의 소망이 옳은지 그른지는 관계없습니다. 현명한 조언도 필요없습니다. 이룰 수 있을지 없을지도 관계없습니다. 자신이 어떤 절망을 가지고 있고, 앞으로 어떤 절망을 맛보게 될지…자신이 얼마나 어리석고, 그릇되었으며, 절대 이룰 수 없는 소망이라는 것 모두를 이해하더라도 그들은 멈추지 않습니다. 아니, 멈추지 못합니다.

그들에겐 그것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설령 그 소망이 아무리 하찮고, 왜소하고, 어리석더라도 그들에게는 그것밖에 없는 것과 다를바가 없습니다. 그들은 그 소망을 가지고 이루기 위해 살아가는 법밖에 모릅니다. 그 외의 방식은 모릅니다. 모르기 때문에 포기하지도 못하고, 앞만 보며, 그 앞에 무엇이 있더라도 걸음을 멈추지 않고 계속 달려나갑니다. 다른 길은 절대 선택할 수 없습니다. 그런 것은 있을 수 없고, 지금 선택한 길을 잃는다는 것은 그들에게 있어서 생물이 숨쉬기 위한 공기가 사라진 것과 같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그들은 '우자'인 것입니다. 얼마나 머리가 좋건 관계없습니다. 어리석다, 라는 것을 이해하면서도 계속해서 달려나가는 것이기에, 아니 달려나갈 수밖에 없는 존재들이기에 그들은 결국 우자인 겁니다. 하나의 개념인 것처럼, 설령 세상의 풍파에 자신이 가지고 있는 소망에 담겨있던 마음조차 잃어버려도, 마치 그것이 의무인 양 묵묵히 이행하려 나가아갈 뿐인 가련한 존재.

이 이야기는 어쩌면 그런 이야기일 것입니다. 결코 이룰 수 없음에도, 이루기 위해 걸어가는 소망하는 우자의 이야기.


Comment ' 11

  • 작성자
    Lv.99 fisca
    작성일
    11.05.24 11:00
    No. 1

    역설과 모순이야 말로 소설의 재미라 할까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2 샛별초롱
    작성일
    11.05.24 11:07
    No. 2

    은빛 어비스는 지식에 대한 인간의 끝없는 갈망을 보여주며
    위버가 잃어버렸다고 생각한 기억이 실은 잃어버린 것이 아닌
    본인 속에 내면화되어 있고, 잠재되어 있다는 것은 현대사회에서
    지식을 갈구하는 우인들에게 보내는 메시지와 같은 것이다.

    이런 식으로 쓰려니 얼굴에 닭살이 충만해지는군요..

    전 1차원적 욕구에 충실한 독자인지라,
    그냥 에위나만 보면 좋고, 칼키아 대공 이기면 좋고
    용들 쓰는 마법 저급하다고 보는 위버가 짱 멋있을 뿐이라...

    때론 이런 1차원적 욕구를 배설하여 독자에게 카타르시스를 주시는
    카이첼님이 그저 좋을 뿐입니다.

    물론 차원이 더 높으신 분은 더 많은 것을 보시겠지만
    저는 그렇다구요. 뭐... 쩝...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70 겨울도시
    작성일
    11.05.24 12:06
    No. 3

    이런 말 하면 안되지만 너무 오버 같은데..;;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71 小山
    작성일
    11.05.24 12:17
    No. 4

    멋진 표현이네요
    희망찬을 읽고 한동안 우울함에 빠져 살았던 저에게 많이 와닿네요
    다만 현실에선 소망 으로끝나기쉽기때문이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3 추기급인
    작성일
    11.05.24 12:28
    No. 5

    추천자님이 보는 것처럼 확실히 볼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 추천자님도 판타지 소설이 가지는 '재미'의 속성 자체를 몰라서 캐릭터들의 지향에만 초점을 둔 것은 아닐 거라 봅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탈퇴계정]
    작성일
    11.05.24 12:34
    No. 6

    본문의 내용 2부의 후반부 정도쯤 되면 본편 내에서 충분히 직접적으로 언급될 수도 있는 내용이라고 생각합니다

    추천글 잘 읽었습니다 ^^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87 음라이언
    작성일
    11.05.24 12:49
    No. 7

    똑똑한 바보...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4 바람의계곡
    작성일
    11.05.24 12:51
    No. 8

    그을 볼때 나름의 시선으로 보는것도 좋겟지요

    남에게 그 시선을 강요할 필요도 없고

    다른이가 자신의 시선을 말한다고해서

    그것을 평가하고, 자신의 것에 덥어씌워보려는 시도는

    그닥 제 취향은 아닙니다.

    글을 글일뿐 삶도아니고 ㅎ

    그저 매우 흥미있게 보면서 하루 하루를 기대해 보지요 ㅎㅎㅎ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4 닭날개튀김
    작성일
    11.05.24 13:25
    No. 9

    좋은 표현이군요. 위버도 말씀대로 '소망하는 우자' 라고 할 수 있다고 봅니다.

    작중에 조금 드러나는 대사를 하긴 했죠. '나는 욕망한다. 욕망이 승리하지 못하는 세상을!' 이라고.
    어비스를 모두 적으로 돌리는 어리석은 소망이지요. 은결과도 비슷하게, 어떤 면에선 더욱 더 자신의 정체성이 확실하지 않은 (기억이 없다 라는 사실은 자아의 기반을 매우 취약하게 만드는 요소지요) 위버인 만큼 그 소망이 자기 가치의 증명, 혹은 유일한 목적에 가깝게 다가오지 않을까 합니다.

    다만 1부에선 궁극적인 목표는 아마도 '에위나' 와 '더 높은 경지의 검' 이었다면, 지금까지의 2부에선 '어비스의 전복' 이었다고 봐야겠죠. 앞으로 더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9 무한반사
    작성일
    11.05.24 15:39
    No. 10

    바보가 더 어감이 좋은데요.... 노무현 대통령 2주기를 기념하며...바보는 너무 가슴아픈 단어인가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아야가사
    작성일
    11.05.24 18:48
    No. 11

    전두엽 불량 위버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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