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의 내용에 비평란이 가장 가까운 게시판이겠지만.
게시판 용도를 생각하니 거기다 끄적일 것도 아니잖습니까?
오늘 밑에 어느 작가님 한담 글을 봤습니다. 당연히 60개가 넘는 댓글에 한담 카테고리가 있다면 뭔가 관심을 받고 있다는 것 아니겠습니까? 좋은 쪽이든 나쁜 쪽이든.
당연히 저도 빠질 수 없었지요. 그래서 댓글을 달았습니다.
비평요청이라는 걸 정확하게는 잘 모르지만, 비스무리 한 게 있습니다. 이런 겁니다.
스티븐 킹의 유혹하는 글쓰기에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스티븐 킹은 소설을 다 쓴 후, 이 초고를 3개월 동안 묵은지처럼 책상 서랍 안에 넣어놨다가 푹 익혀서 내놓는답니다. 이러면서 그도 글이 저절로 숙성되기를 기대한다는 군요. 물론, 글이라는 게 써놓은 그대로 남아있을테니 숙성이 될 리 없지요.
그 정도 지나면 그 물건이 남의 글처럼 느껴진답니다. 그때 한 번 고치죠. 고치고 또 고치고. 그러고 다 됐다 싶으면 글쓰는 방에서 원고를 끄집어 내서 (월척이다~) 자신이 믿는 독자들에게 내놓는답니다.
예를 들면 자신의 아내 태비사 킹 등의 독자들에게요.
한 번은 교사직을 하는 자신과 친한 독자에게 읽어보라고 맡겼다는 군요. 근데 그 친구가 갑자기 막 웃더라는 겁니다!
그런 식으로 오자를 찾아냈는데 그 이야기가 참 웃깁니다. 물론 저는 말하면 엄청 재미있는 이야기라도 해저 이만리까지 가라앉힐 무겁고 재미없는 이야기로 바꿔버립니다만 계속하죠.
바로 가을에 총으로 꿩(Pheasant)을 잡는다는 문장을 가을에 총으로 농부를 (Peasant) 잡는다로 오자를 낸 것입니다.
이건 오자 교정에 더 가까운 이야기지만, 이렇게 원고를 완성한 후 자신이 친하거나 믿을 수 있는 독자들에게 처음 글을 내놓는 것.
제 생각이지만, 적어도 비평요청이라는 건 이렇게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비평란에 비평 요청 글을 올리시는 분들을 보면 좀 그렇습니다.
완결은 커녕, 일단 자신의 글이 어떤지 평가받고 싶어서 되게 초조해하며 글을 올립니다.
그리고 욕 먹으면 의욕이 떨어졌느니, 저 사람이 날 욕한다느니 하곤 하죠.
물론! 하시는 건 자유입니다. 말릴 생각 없습니다.
그렇지만 생각해보세요.
원래 비평요청이라는 게 글을 다 쓴 다음에 사람들에게 읽어보라고 하는 거죠. 위에 스티븐 킹의 예가 비슷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여하튼 가까운 독자들에게서 소설의 오류라던가 오자를 찾아내니까요.
그런데 다 쓰지도 않고 비평요청했다가 문제점이 상당히 많다는 걸 알고 의욕이 떨어졌다는 말이, 본인이 얼마나 소설 쓰기에 열정을 바치지 않는가에 대한 반증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까?
이런 말이 있죠. 공부 잘하는 사람을 공부 잘할 수밖에 없게 생활을 한다. 노래 잘하는 사람은 노래 잘할 수밖에 없게 노래를 한다. 자세라던가, 호흡법, 노래의 음을 생각하는 것 등요.
그럼 소설 잘 쓰는 사람을 잘 쓸 수밖에 없는, 빈틈없는 방법을 쓰겠죠, 아무래도 위에 스티븐 킹 같은 사람처럼요. 그도 맨 처음부터 대박 작가는 아니었습니다. 그의 솔직한 회고록을 읽어보면 알 수 있듯, 그도 평범한 한 문학청년에 지나지 않았죠.
글은 다듬을수록 좋아지고, 소설을 다듬을수록 오류가 줄어든다고 생각합니다. 전 이 글을 수정하지 않을 것입니다만, 아마 이 글에도 오자라던가, 문맥에 맞지 않는 조사 등을 사용한 비문이 분명 있을 겁니다.
아무리 인터넷 연재라지만, 그래도 독자들에게 자신이 키운 아이처럼 사랑스러운, 그런 글을 내 보일 때는 적어도 성의를 보여주십시오.
그리고 그 애에 대해 가정교육을 잘못했다고 누군가 말해준다면
특히 그 아이의 부모라면.
그걸 바로 잡으려고 해야겠습니까?
그냥 방관해야 맞겠습니까?
제가 이렇게 말하는 건, 그냥 독자가 아니라 언젠가 연재해서 책을 출판하고 싶은, 작가를 지망하는 한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비평 한 번 받고 흔들거리는 한 작가님을 격려하기 위해서이기도 합니다.
힘내시고, 좋은 글 계속 쓰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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