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보다 우리는 많은 죽음을 텍스트로, 혹은 다른 경로를 통해 접합니다. 물론 그런 매체로 전달되는 죽음은 너무나도 가볍게 다뤄지기 짝이 없지만, 실제로 죽음이라는 것은 그렇게 가벼운 성질이 될 수 없습니다.
물론 이런 소리를 하는 저도 글속에선 사람 죽이는 데 아랑곳하지 않고 게임에서도 '하하하 이놈들 죽어라!'라고 괴성을 내지르...지는 않지만, 아무튼 가볍게 대하는 건 마찬가집니다.
사설이 긴 것 같지만, 좌우지간 그렇습니다. 그러던 와중, 딱 눈에 띄는 한 마디 문구가 있더군요.
살수불살지인 즉필청殺手不殺之人 卽弼請
'사람을 죽이지 않는 살수에게 즉시 청하라.'
무협으로 따지면 그야말로 모순(矛盾)이라는 말에 걸맞는다고 할 수 있습니다. 살수가 사람을 안 죽인다? 말이 되지 않죠. 애초에 살수라는 것이 사람 죽이는 일을 태업으로 삼는 직종이잖습니까?
하지만 작중의 주인공은 실제로 그 길을 걷고 있습니다. 뭔가 기나긴 과거사가 얽혀 있을 것 같지만, 사실 그 과거사는 짤막하게 정리됩니다. 그에 대해선 자세히 언급하기보단 글을 보시길 권하고 싶습니다. 그러니까 쓰는 글 아니겠습니까? 한 번 가서 보시라고 말입니다.
글의 느낌은 담백합니다. 뭔가 강렬한 맛이 있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그렇다고 밍밍한 느낌이 드는 건 아닙니다. 좀 더 자세히 느낀다면, 이 글이 산뜻하면서도 깊은 맛을 느낄 수 있는 그런 글이지 않나, 뭐 저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깔끔하면서도 깊은 맛을 보고 싶으시다면, 이 글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http://www.munpia.com/bbs/zboard.php?id=cn_193
p.s 조금 연재분량이 많았으면 싶다는 작은 소망이 있지만, 뭐 어떻습니까. 작가님께서 연재 많이 해주시겠죠. 그렇죠? 그렇다고 말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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