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호작 걸었던 소설들이 슬슬 출간이나 연중에 의하여 사라져 갑니다. 그래서 장르별베스트란에서 새로운 작품군을 뽑아보지만 순위가 높은 소설이 반드시 취향에 맞지는 않는다는 사실을 발견할 때도 많습니다.
그러던 중 비교적 낮은 순위에 머물러 있지만,
무협 <풍조제>, 앞으로 뜰 것이라 생각되어 여기에 추천합니다.
요새 나온 무협은 수작의 범위에 속하기 위해서는 등장인물이 지나치게 강하여 깽판물이 되거나, 너무 약하여 지지부진함에 독자들의 분격심을 야기하는 것을 피하는 것이 가장 첫째 가는 미덕입니다. 또한 등장인물들의 개성이 강렬히 부각될 것, 줄거리가 유수처럼 자연스러울 것, 구성이 탄탄하여 짜임새가 있을 것이 요구되는 미덕입니다.
문제는 주인공만 강한 깽판성을 피하기 위해 다른 등장인물도 강하게 만드는 경우가 많다는 점입니다. 이 경우 강자가 지나치게 많으면 또 재미가 없으므로 극강의 고수 몇 명, 그 다음 경지의 측근의 몇 명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진행됩니다. 이 때 주변인물은 그야말로 주인공과 그 측근들에게 경의만 표하거나, 거대전투에서 희생당하는 역할만을 맡게 됩니다. 대체로 소설들의 구성과 줄거리가 비슷하게 되어 식상하게 느껴지는 것은 이와 같은 이유 때문이라고 생각됩니다.
남운작가님의 <풍조제>는 다릅니다. 황정경은 스승의 감시를 피해 수련에서 도망쳐나온 인물입니다. 또 재미 있는 것이 도박에 능통하여 연재분 초기의 실마리는 도박으로 시작된다는 것입니다. 처음에는 도박장과의 다툼에서 조금씩 드러나는 주인공의 경지가 점점 더 강한 인물들을 만남에 따라 연마되고 단련되어 점증하는 문학적 긴장감을 맛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이기어검, 등평도수, 검강, 검막, 천상제 따위가 난무되는 기존 무협과는 궤를 달리하니, 전투의 스펙터클함보다는 스토리와 구성의 짜임새로 재미를 보고 싶으신 독자제현의 일독을 권합니다. 연재의 앞부분은 약간 산만한 부분이 있고, 표현도 단정치 못한 데가 있어 지겹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이야기에 진행에 따라 점차 재미를 느끼게 될 것입니다.
링크 : http://www.munpia.com/bbs/zboard.php?id=an_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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