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추전국시대는 약육강식의 세상이다.
신하는 군주를 죽이고, 군주는 신하를 사지에 몰아넣고, 아들이 아버지를 시해하는가 하면, 아버지가 아들을 죽이기도 했다. 힘이 없으면 부하에게 협박당하고 혈족에게 죽임을 당해 벌판에서 까마귀밥이 되었다.
무한경쟁, 무한투쟁의 시대이다.
춘추전국시대의 혼란스러운 때에 제자백가라 불리는 풍부한 사상의 향연이 벌어졌다. 혼란이 깊을수록 사람들은 더 깊이 사색했고, 더 치열하게 대안을 고민했다.
수많은 제후국들이 패권을 놓고 다투는 한편, 무림 역시 극한의 무한투쟁의 시대를 맞이했다. 고대로부터 이어져오던 절대마공와 절세신공들이 폭죽처럼 터졌고, 기라성같은 초고수들이 즐비하였다.
무림역사 이래로 최고의 부흥기이자, 최악의 혈전이 치러지는 시기였다.
제자백가가 사상전쟁을 벌이고, 제후국들이 중원의 패권을 놓고 격돌할 때, 무림 역시 군림하기 위해서 필연적으로 피를 흘렸다.
제자백가가 혀와 붓으로 사상을 전파한다면 무림인들은 검과 도를 이용하여 힘으로 찍어 눌렀다. 정사마의 길을 걷는 무림인들은 한결같이 자기 파의 세상을 만들기 위하여 날뛰었다.
이념에 따라서 정사마로 나뉘지만 방법과 수단이 다를 뿐 그 근원은 다르지 않았다. 정파도 겉으로는 유가처럼 모든 무림인들을 존중하는 듯했지만 결국 피를 흘릴 때는 법가의 무자비함을 즐겼다.
이를 두고 사파와 마도는 정파의 비열한 짓거리라고 조롱하였다. 이런 현상을 내법외유라고 불렀다. 겉으로는 밝은 세상을 행하야 한다지만 안으로는 피 흘리는 짓을 마다하지 않았다.
사파와 마도는 한마디로 백도가 위선자의 탈을 쓴 무리라고 손가락질 했다. 표리부동했지만 백도도 피를 흘리는 일에 있어서 결코 주저하지 않았다.
무력을 사용하지 않는다면 어느 틈에 세력을 빼앗기거나 협박당하고, 끝내는 몰락하고 망한다. 강한 고수를 배출하고, 세력을 확장하지 못 하면 결국 망하고야 만다.
춘추전국시대는 지키는 걸로 부족하여 빼앗고 무너뜨리는 시대였다.
빼앗고 무너뜨리는 피의 시대!
656년 전의 혈마가 눈을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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