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은 아니지만 누구나 한번쯤 봤을 인지도로 하여금 간단한 비유가 될것 같아서 애니를 예로 들겠습니다. 마동왕 그랑죠와 에바 그리고 건담을 이야기 해보죠.
같은 장르입니다. SF 메카닉물이겠지요. 특히 에바나 그랑죠는 더 같습니다. "적이 오면? 물리친다" 바이오맨이나 세일러문이나 그량죠나 에바나 같은 패턴이지요. 물론 건담도 "적이 오면? 싸운다" 지요.
근데 셋의 차이는 상당합니다.
그차이는 풍부한 에피소드 입니다. 어제 어떤글의 리플로 썼지만 수준높은 내용은 풍부한 에피소드에서 나옵니다. 풍부한 에피소드는 더 다양한 인간관계를 이야기 할 수 있고 다양한 인간관계는 더 다양한 갈등을 이야기 할 수 있으며 다양한 갈등은 더욱더 에피소드를 풍부하게 해주는 돌고도는 선순환 작용이 가능합니다. 물론 그와중에 배가 산으로 가면 안되기에 기본 플롯이 서있어야 겠지만 말입니다.
결론적으로 같은 플롯이 어떻게 휘어지고 휘어져서 결말이 달라지냐는 에피소드가 결정합니다.
만약 건담이 적의 사정은 내알바 없는 그냥 나쁜놈이고 지온생퀴들 다 때려죽일 잡놈들 이라는 이야기였다면 건담의 성세가 지금까지 이어졌을까요? 그럼 그건 메칸더브이나 태권브이와 다를바 없습니다.
단편적으로 그냥 나쁜 적이 아니라 적의 에피소드도 만들어 주는 경향으로 메카닉물은 더 발전했습니다. 그게 아니었다면 우리는 주구장창 같은 이야기를 봤겠지요. 물론 그런걸 좋아하는 특정연령대와 사람(성인이라도)도 있습니다.
에바가 대단하고 건담이 대단한 이유는 풍부한 에피소드에 있습니다. 가운데 줄기 하나만으로는 나무는 살수 없습니다. 수많은 가지가 있어야 나무도 살수 있는 것이지요.
그런 풍성한 에피소드를 위해 소설의 구성을 더욱 견고히 다질 필요가 있습니다. 에피소드는 구성에서 나오는 것이니까요.
일본애들이 그토록 좋아하는 미소녀 하렘물.ㅡㅡ; 다 거기서 거기인 이야기 입니다. 하지만 거기서도 에피소드가 풍부해서 다른것이 있고 에피소드가 부족해서 어떤것의 재방송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드는것이 있습니다.
미소녀 하렘물이나 현 10대 겨냥 대여점 소설이나 전 그 나물에 그밥이라고 생각합니다만 없어지진 않겠지요. 소비하는 사람이 있으니 그럼 더 다르게. 더 괜찮게 쓰기위해 에피소드를 풍부하게 만들고 그것을 위해 자신의 구성을 좀더 치밀하게 다지라는 소리입니다.
처음엔 스토리에서 구성이 나오지만 쓰면 쓸수록 구성에서 에피소드가 나와야 좋은 소설을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비X도" 처럼 에피소드를 써야할 곳에 자신의 철학을 집적적으로 연설하는데 지면을 낭비하라는 말이 아닙니다. 소설가의 철학은 이야기에 녹아있어야지 소설이 작가의 철학을 말하고자 하는 게시판이 되면 안됩니다.
양판소라고 해도 거기서 거기인 소설이라고 하지만 그래도 모조리다 표절이라고 하지 않는 이유는 에피소드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헌데 에피소드가 많아지면 비슷한 이야기라도 더 달라지고 내용이 바뀌며 내용이 풍부해지면 독자를 이야기의 길에서 미로에 빠지게 만듭니다. 여러분이 애타게 바라면서도 실력이 안되어 못쓰는 기막힌 반전 이라는 것은 독자를 미로속에 빠지게 해야만 가능한 일입니다.
해리포터가 출판되면 될때마다 전세계 수많은 독자들이 어찌 될것이다 예상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급기야는 작가의 글이 해킹으로 도난당한 사태가 일어났지요. 하지만 작가는 결국 결말을 냈습니다. 그것이 가능한 이유는 그 이전의 시리즈부터 착실히 쌓이고 쌓여왔던 수많은 에피소드의 힘입니다.
걍 저 나쁜생퀴 우리 착한 주인공이 콱! 한방먹였으면 좋겠네로 그냥 정신없이 달려왔다면 그럴수 없었겠지요.
기본 플롯이 세워졌으면 그 플롯을 구부리세요. 그 것이 가능하게 하는것은 풍부하고 충실한 에피소드가 얼마나 많은가에 달려있습니다. 작가 입장에서도 독자가 어찌될까? 어찌될까?하면서 우왕좌왕하는게 재미있지 "아~~이렇게 되겠구먼" 하는건 달갑지 않을 것입니다.
국내 대중소설작가들이라면 적어도 한번은 퇴마록을 읽어봐야 한다고 생각하는데(물론 정독입니다. 작가가 쓴 모든 소설적 요소를 메모하면서 보세요 작가 지망생이라면) 그 이유는 퇴마록은 정말 잘쓰여진 소설입니다. 그리고 한국적 입맛의 대중의 타겟을 아주 잘 건드린 책이지요. 에피소드가 풍부합니다. 사실 퇴마록은 제목 자체만으로 이야기가 뭔내용인지 뻔히 보입니다. 결국 퇴마를 한다는것 아닙니까? 허나 읽으면 점점 빠져들고 어떻게 다음권이 이어질까를 궁금하게 만들지요.
그게 풍부한 에피소드의 힘입니다. 에피소드가 많으면 에피소드가 이어집니다. 그럼 이어진 에피소드가 어떻게 변수로 작용하고 어떻게 또다른 에피소드로 이어질 것인지가 궁금해 집니다. 어차피 퇴마하는 내용일텐데 말입니다. 그것이 에피소드의 힘입니다.
나는 그냥 중간문학으로의 발돋움이고 뭐고 그냥 본격 대중소설을 쓸껀데 그래도 서점에서 팔리는 대중소설을 쓰고싶고 나중에 잘되면 애장판도 나오는 대중소설을 쓰고 싶다. 라면 우선 몇일쯤 시간을 가지고 퇴마록을 메모해가면서 보세요. 자신만의 방법으로 이 퇴마록이라는 소설이 어떻게 진행되었는지를 잘 보세요.
뭐 어려운 소설을 가지고 메모하면서 보려고 해봤자 피차간에 서로 고생할 뿐이니 쉽고 재밌는 소설로 가는것이 좋겠지요. 메모를 하면서 보면 에피소드가 어떻게 풍부해지는지에 대한 과정이 보일 것입니다.
그냥 난 이상태로 취미일 뿐이니 이게 좋아라면 분명 그런것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으니 괜찮습니다만 내가 그래도 성장하고 싶다라면 한번은 꼭 도전해 보세요. 퇴마록 메모 정독
무언가 실마리를 찾는다면 자신이 쓰는 글의 에피소드가 더 풍부해지고 소설의 내용도 레벨업 할테니까요.
찬성: 
반대: 
체셔냐옹
[탈퇴계정]
NaNun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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