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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선(滿船)
이번 단편제에서 제가 유심히 지켜본 작품입니다. 예선탈락작품이지만, 제가 유일한 심사위원이였다면 이 작품은 대상입니다.
이 작품은 문학작품입니다. 저는 문학작품의 기준을 사색할 꺼리의 유무에 의합니다. 사색할 꺼리가 있다면 문학작품으로 본다는 것입니다. 순전히 제 기준에 의한 것이니, 이 말이 문제가 되지 않았으면 합니다.
작품의 시작부분을 다루면서 독자의 흥미를 유발해 보겠습니다. (악영향을 주는 것 같으면 댓글로 말씀을 해주셔야 합니다. ^^;)
기분 괜찮은 오후다.
이 문장으로 작품은 시작됩니다.
기분이 왜 괜찮은 오후일까? 누구의 기분을 뜻함일까?
하단에서 그 배경과 인물이 나옵니다.
의인법이 사용되어 뭉게구름이 그물질을 하기도 하고, 간간이 보이는 해녀구름이 서두름이 없기도 하다는 표현이 나옵니다.
이러한 의인법을 통해서 고요한 바다의 모습을 그리고 있습니다.
왠지 문학적이지 않습니까?
여기에 더하여 표현되는 것이 어부의 모습입니다.
다리를 꼬아 누운 모습, 콧노래를 흥얼거리는 모습, 하품을 하는 모습등이 앞선 배경과 어울려 기분 괜찮은 오후를 잘 그려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작품은 시작됩니다.
필이 옵니까? 그렇다면 작품의 감상을 하시러 가실 것을 권장합니다. 상담의 링크를 클릭하시는 수고를 하시면 되겠습니다.
필이 오지 않은 분들을 위해서 조금만 더 다뤄보겠습니다.
이렇게 잔잔한 분위기에서 전개되는 과정에서 독자가 물음표를 던지게끔 하는 가죽장갑이 나옵니다.
손에 끼지도 않을 가죽장갑을 왜 꺼냈다가 넣고 목장갑을 꼈을까?
이것에 대한 답이 곧바로 나오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가죽장갑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웬지 궁금합니다.
궁금하시면 필이 온겁니다. 필이 왔다면 상단의 링크를 통하여, 작품의 감상 단계로 나아갈 것을 권장합니다.
그래도 필이 오지 않았다.
그런데도 아직까지 이 글을 보시고 계시군요.
좋습니다.
마지막으로 준비했습니다.
정성을 생각해서 필을 느껴보도록 집중해주세요. 집중.
어부는 무료한 일상을 보내고 취기가 감도는 상태에서 귀가후 투덜거리기 시작합니다.
아무도 없는 집구석을 향해서 투덜거립니다.
어라? 왜 투덜거릴까요?
이것은 들어가기 싫은 집에 귀가할때의 심정을 생각하면 간단합니다.
던질만 한 물건은 이미 마당에 너저분하게 굴러다니고 있다는 문장이 있는 것으로 보아 이맘때가 되면 투덜거리다가 물건들을 던져댔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번에는 던질 물건도 없기 때문에 어부의 투덜거림에 대한 대답은 고요함이 됩니다.
시작부분에서의 고요함이 평화로움이었다면, 여기에서의 고요함은 외로움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웬지 서글퍼집니다. 어부는 가족이 없군요.
가족이 없으면 외롭죠.
이러한 외로움은 날씨의 변화(소용돌이)로 인해서 한층 짙어져 고독이 됩니다.
소용돌이에 텅빈집이 투덜거리기 시작하면 을씨년 스럽죠.
날씨 걱정할 마누라가 있으면 딱 좋을텐데.
어부는 좀 못생겼나 봅니다. 이건 농담이고요.
아하! 가죽장갑의 사연이 나오는 군요.
아들이 알바해서 어렵게 사준 가죽장갑.
그렇군요.
어부는 가죽장갑을 소중히 다루는 만큼 아들을 그리워 하는군요.
자, 이제 어부의 고독한 삶을 같이 느껴보실분은 막차이자, 만차입니다. 아들만 타면 만선이 되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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