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빛이라면 난 어둠이었고.
그가 하늘이라면 난 그를 받치는 땅이었다.
그는 나에게 있어서 형제 이전에 나의 반쪽이었다.
내 심장은 하나가 아니라 그래서 둘이었다.
-흑천.-
중원 무림에 흑천살막(黑天殺幕)이 기생하기 시작한 것을 정확하게 아는 이는 전무했다.
무림이라는 곳이 생성되기 전부터인지 아니면 그 직후부터인지 말이다.
아마도 당금의 무림에서 태초라는 수식어가 붙는 유일한 단체이기도 할 것이다.
존재해왔던 시간과 비례하여 그들의 힘은 세상을 집어 삼키기에 부족함이 없었고 권력과 재력은 그 누구도 상상하지 못할 정도로 축적해왔다.
그러한 흑천살막의 주인이 죽었다.
그의 죽음을 아는 자들은 그리 많지 않았다.
어둠 속에서 종사하는 사람들만이 그의 죽음을 슬퍼하고 애통해했다.
하지만 그에게 죽임을 당했던 사람들과 가깝던 이들은 기뻐했다.
모든 어둠을 지배했고, 세상 그 누구의 목숨이라도 마음만 먹는다면 빼앗을 수 있는 강함을 가지고 있던 그의 죽음은 충격이었다.
그의 심장을 밖으로 뽑아갔던 자는 천검무제(天劍武帝) 율천세(律天世)였고, 그에게 죽임을 당한 자는 사람들이 흑천(黑天)이라 부를 뿐이었다.
하지만 그를 알고 있던 자들조차 모르던 사실이 하나 있었으니 흑천에게 친 혈육이 하나 남아 있었다는 것이었다.
그것이 세상을 뒤바꿔 놓을 것 또한 사람들은 알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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