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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거리는 앞서 몇번 올렸었으니 현재까지 연재된 본문들 중,
'그녀와 동행(同行)'편의 일부분을 소개삼아...
-아씨, 아씨, 아름다운 우리 아씨. 지금 어디로 가시나요.
비의 신이 대지를 강변처럼 적셔요.
세상 모든 땅과 푸른 초목에 생명력을 부여하는 고마운 비. 하지만 봇물 같은 이 비를 다 맞고 걸어서는 누구라도 열병에 걸릴 거예요.
아씨의 고결한 머리단도 물풀처럼 등을 흐르네요. 어찌 이리 서두르세요. 보송보송한 이부자리와 향긋한 새 빵은 우리 뒤에 있는데. 어찌 이리 급히 가시어요.
-아이야, 병에 걸릴 일은 없으니 걱정은 말거라. 난 만물에 생기를 주는 이 따스하고 상쾌한 비를 오랫동안 소원했었다. 적병들의 비릿하고 뜨뜻미지근한 핏물 따위가 아니지 않느냐. 정말로 비의 신이 내리는 축복이다. 내겐 기적과 같은 일일지니.
-비를 좋아하셨군요. 저도 비를 좋아 할래요! 그렇지만 지금은 잠시 지붕을 찾는 것이 어떨까요. 함께 또 비를 구경해요. 네?
-내 실프가 너희의 지붕이 되리라. 그리고 귀여운 아이야. 난 태양신의 은혜도 너무나 그립고 아쉽단다. 하지만 아직 내 눈은 그 분의 신력을 견뎌내지 못하겠더구나. 그래서 지금 길을 떠난다. 비구름이 햇빛을 가려주는 동안 어서 목적지로 가야지.
-아씨, 아씨, 다정하고 자상한 우리 아씨. 우린 항상 아씨를 믿어요. 하지만 제 오라비의 다리는 급하지 않잖아요. 그러니 회복도 덜 된 몸으로 무리하시진 마세요. 오라비의 다리를 고쳐줄 의술의 신전은 멀리에 있대요. 산도 넘고 강도 건너 저 멀리…….
-아이야, 내 하는 행동엔 이유가 있단다. 사람에겐 낮을 살고 밤에 쉬어야하는 일상이 주어져있지. 그러나 난 너무나 오랫동안 그렇게 지내지 못했지 않니. 그런데 그런 나의 존재가 지하세계에 알려져 있더구나. 그래서 서두르는 것이니 조금만 참아주렴.
-가여운 나스터 아씨, 항상 캄캄한 밤만 사셨나요.
-……밤이 되어도 달이 뜬다면 그리 걱정할 것은 없다. 달의 여신이 그 그윽한 눈길로 길을 비추면 밤이라 한들 어디든 가지 못할까. 하지만 이 우기(雨期)가 끝나기 전엔 낮을 걸어야한다.
그러니 아이야, 고행처럼 느껴진다면 내 손을 잡으렴. 그리고 너는 힘겨워하는 네 오라비의 손을 붙들어 주거라. 우린 신들의 신력을 찾아 길을 나선 여행자들이다. 함께 대륙순례에 오른 동행들이니 서로를 마음깊이 의지하여도 된다.
양손에 각각 닿아오는 믿음직한 손길. 써니는 그 손들을 잡았다. 그리고 동행이 된 그녀와 오라비인 그에게 해맑게 웃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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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찾아주시고 좋은 주말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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