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한담

연재와 관련된 이야기를 합시다.



작성자
M60기관총
작성
08.10.16 06:21
조회
1,884

소설 속에서 등장인물들이 불을 쬐는 장면은 꼭 나옵니다. 미흡하지만 그래서 제가 몇 년간 여름방학 때마다 전국무전여행을 다니면서 경험했던 실제로 불 붙이는 법에 대해 써보려고 합니다. (제가 아는 한도내에서)

1. 아무것도 없는 경우.

자, 막막하시죠. 걱정하지마세요. 세상 일이란 원인과 결과만 알아도 어디가서 죽지않습니다. 단, 실천하는 것은 여러분의 몫이지만요.

먼저 불을 피우기위해서는 세가지 조건이 있어야합니다. 모두들 아시겠지만 중고등학교 때 배우셨던 연소의 3요소, 가연성물질과 조연성 가스와 점화원이 바로 그것입니다. 좀 더 쉽게 말하자면 탈 것과 산소(처럼 불 붙는데 도움이 되는 원소성분), 그리고 불(이 붙을만한 온도를 만들어줄 물질)이죠.

가연성 물질이야 사막이나 극지방같은 극한상황이 아닌 이상에 주변에서 쉽게 찾을 수 있으니까 넘어갑시다. 정 없다면 속옷이라도 태우면 됩니다. 산소같은 조연성물질도 우주가 아닌 이상에야 지구님이 무한으로 공급해주니까 패스. 그렇다면 남은 것은 점화원이네요. 점화원 역시 지구님이 무한으로 공급해주시지만 가장 쉽게 찾을 수 있는 것의 필요조건은 최소한 모스경도 7이상..그러니까 척봐도 단단해보이는 돌을 찾으시면 됩니다.

어쨌든 부싯돌로 쓸만한 것을 찾으셨다면 부시가 될 것도 찾으셨을거라 생각됩니다. 그럼 이제 불을 피울만한 자리를 만들어야겠죠. 당연한 소리겠지만 주변에 불이 번질만한 위험물질이나 눈처럼 불붙는데 하나도 도움 안되는 녀석들은 멀리 치웁니다. 그리고 동굴같은 곳이라면 연기가 빠질만한 길도 생각해야겠죠. 듣기로는 동굴 안쪽이 입구보다 불 때우기 더 좋다고 하는데 동굴에서 불 피워본적이 없어서 그건 잘 모르겠네요.

이제 자리를 만들었다면 이제 부시와 부싯돌을 부딪혀보세요. 바보가 아닌 이상에 적어도 열 번안에는 발화가 일어납니다. (열 번 넘어서도 안 생길 때도 있지만 사실 바보라서 그런 것은 아니니까 걱정하지마시구요) 이 때 생기는 불을 재빨리 부싯깃에 옮겨야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겠지만 경험상 이게 또 바람이 많이 부는 곳에서는 정말 잘 안됩니다. 그러므로 바람막이를 만들어놓고 하시는게 정신건강에 좋습니다. 그리고 그 전에 부싯깃은 땔감 위에 올려놓는 것은 잊지마시구요. 사실 아래에 놓는게 불을 붙이는데는 훨씬 좋지만 그건 마른 장작이나 대나무처럼 잘 탈 수 있는 것들을 쉽게 구할 수 있을 때 이야기고 저같은 경우는 이상하게도 불피울때마다 악조건이더라구요.

어쨌든 처음 생긴 약한 불은 자잘한 나뭇가지나 주변에 때굴때굴 굴러다니는 솔방울에 옮겨붙이면 잘 탑니다. 그 후 땔감에 옮겨붙이면 모닥불 완성입니다. 만약 좀 더 여건이 된다면 주변을 흙으로 둘러싸주면 아궁이와 비슷한 효과를 줄 수 있어 조금 더 잘 탑니다. 그리고 불을 처음 때우시는 분들은 땔감을 막 겹쳐 쌓는데 사실 땔감은 서로 교차시켜 공간을 만들어 그 안에 충분한 산소가 공급되도록 해야 불이 잘 탑니다. 그리고 불은 끝에서부터 잘 타고 아래서 위로 오르는 성질은 잘 아시리라 생각합니다. 또한 땔감을 쪼개서 불과 산소의 접촉면적을 늘리면 더 잘 탄다는 것도 아실거라 믿습니다.

어쨌든 이런식으로 불을 때운다면 걸리는 시간이 나름대로 숙련자(어디까지나 제 생각)인 제가 했을 때 빠르면 30분,,늦을 땐 2시간가까이 됩니다. 땔감모으기도 힘들고 한 번에 되면 좋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태반이라서.. ㅡㅡㅋ

2. 주변에서 부싯돌은 없고 나무만 잔뜩 있는 경우.

살다보면 돌멩이 하나도 눈에 안 보일 때가 있습니다. 그래도 포기하지말고 어떻게든 아락바락 노력이라도 해봅시다. 그 노력이란게 조금 무식하긴 하지만, 바로 나무와 나무를 마찰시키는 겁니다. 그렇다고 무작정 마찰시키는 것이 아닙니다. 두가지 나무를 찾아야합니다.

먼저 부싯돌역할을 맡은 나무는 일단 잘 말라있어야 합니다. 또 부싯깃역할을 맡은 나무는 대나무가 가장 좋긴 하지만 그것이 없다면 울며겨자먹기지만 적당히 부드러운 나뭇가지를 찾으시면 됩니다. 어쨌든 부싯깃역할을 맡은 녀석을 부싯돌역할 녀석의 몸에 나 있는 틈으로 밀어넣습니다. 그리고 움직이세요. 잠깐, 이상한 쪽으로 상상은 하지마세요. 이 방법은 톱질하는 식으로 하는 것이지 그런 쪽이 아닙니다. 숙련된 톱질공이 아니더라도 죽어라 하다보면 결국 되긴 됩니다. 그 후 붙은 불은 부싯깃으로 옮기고 1번의 방식을 따라하면 모닥불 완성. 어떻게보면 1번보다도 훨씬 빠르지만 저의 경우에는 딱 한 번 성공했습니다. 그것도 어떻게 하다보니 말이죠. ㅡㅡ;;

"뭐하러 저렇게 귀찮게 하냐? ㅋㅋ 바보냐? 라이타쓰면 되잖어."

"돋보기같은 렌즈로 햇빛을 모으면 되는데 멍청이."

"아놔. 파이어애로우나 삼매진화쓰면 될텐데. 허접이네."

사실 저런 말하셔도 딱히 뭐라할 수는 없겠지만 전 "힘든 여행은 모험, 편한 여행은 관광" 이라는 웃긴 생각이 박혀있어서 많은 물품은 챙기지않습니다. 물론 무전여행에 필요한 기본지식-최소한 북극성은 찾을 수 있을 정도의 별자리지식/비가 오기 전의 징후는 알고 있을 정도의 지식/어느 정도의 식용과 비식용의 구분이 가능한 식물지식/위험한 야생동물들의 습성과 그에 따른 기본적 대처가 가능한 지식/자기 한 몸 지킬 수 있는 호신능력과 기초적의학지식/어떤 상황에서든 얼굴에 철판을 깔 수 있는 뻔뻔함/상대로부터 흥미와 자비로움을 얻어낼 수 있는 약간의 화술(저같은 경우 역사/철학/축구/무술/여행/게임/도박 등에 관해서는 어지간한 상대가 아닌 이상에 대화에는 큰 무리가 없습니다)과 재주(저같은 경우 약간의 사주/관상/수상/성명학을 볼 줄 압니다)/남루한 겉모습에도 꺾이지 않을 최소한의 자존심을 가지고 있어야 하는 것은 당연하겠죠.

또한 기본도구로서는 약간의 비상식량, 여분의 옷가지/신발. 우비 2벌(하나는 바닥에 깔고 하나는 덮고 잠), 펜/스케치북(히치하이킹할 때 좋음), 밧줄(한번도 써본 적 없음), 스템플러/빨래집게/철사옷걸이/손톱깎이(이 네가지 물건 의외로 쓸모많음), 호신용대나무(호신무기 및 지팡이와 땔감대용), 지도(사기싫으신 분들은 도/시/군청/관광안내소에서 쉽게 구할 수 있음. 다만 그 정확성은 그닥 신뢰가..차라리 도중에 만난 여행자들과 지도교환하는게 훨씬 나음)/나침반(최소한 2개이상은 챙겨야 비상시 오차확인가능)/자석(나침반수리용) 등은가지고 갑니다. 라이타나 칼도 여러개 챙기지만 싸구려여서 그런지 몰라도 칼의 날이 나가버리거나 분실할 때도 있고 보통 여름에 많이 떠났던지라 비 홀딱맞고 라이터가 젖어버릴 때도 많았습니다. 그렇다고 조그만 칼을 가지고 부시로 쓰기에는 많이 힘들구요.

게다가 식사는 거를지언정 잠자리마저 못 구한다면 정말 눈앞이 캄캄합니다. 그나마 도시라면 다행이지만 지리산이나 덕유산처럼 몇 개도에 걸쳐있는 큰 산들을 지날 때면 정말 두근두근 긴장해야합니다. 운좋게 백두대간 종주하시는 분들이나 운수행각다니시는 스님을 만나면 다행이지만 그렇지않다면 혼자서 자기위해서는 약간의 불이라도 켜야하거든요. 여름이라도 산중의 기온은 진짜 춥습니다. 더구나 비까지 내렸다면 얼어죽어도 할 말 없을정도죠. 게다가 야생동물을 대비하기 위해서이기도 한데 야생동물, 이거 갑작스럽게 만나보지 않으신 분들은 모르실겁니다. 나름 운동도 하고 담력도 세다고 자부하지만 밤중에 야생멧돼지 네마리를 동시에 만나니까 정말 식은땀나더군요. 다행히 멧돼지녀석들이 별 관심 안가지고 그냥 가더군요. 그 이후로도 무수한 멧돼지를 만나봤지만 큰 사건은 없었습니다. 또 야생살모사 녀석들도 몇 번 만났지만 운 좋게도 큰 일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가장 위험했던 순간은 야생여우 세마리를 만날 때였습니다. 새벽에 안개낀 산을 넘어가고 있는데 갑자기 휙하고 나타나더니 한 놈은 정면에서 이빨 드러내고 으르렁거리고 한 놈은 그 옆의 풀숲에서 으르렁거리고 나머지 한 놈은 등 뒤에서 으르렁대는데 어휴..진짜. 다음날 "x모씨, xx산(지명은 동물보호차원에서 모자이크)에서 변사체로 발견. 원인은 야생동물의 습격으로 추정.." 이딴 신문기사가 가장 먼저 떠오르더군요. 전에 듣기로는 멸종당했다고 하더니만 다시 돌아온것 같더군요. 우리나라 생태계로서는 환영할 일지만 저로서는 참...어쨌든 한 10분가까이 움직이지않고 서로 노려만 봤습니다. 그것이 살기였는지는 모르겠는데 정말 피가 바싹바싹마르는 느낌이 장난아니더군요. 여우녀석들이든 저였던간에 먼저 움직이는 녀석이 기세싸움에 질 것같은 분위기라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 대화를 하기로 했습니다. 들릴리는 없겠지만 말이죠. 대화내용은 여기서 말씀드릴 수 없지만 어쨌든 나름 심도깊은 대화를 나누다보니(그래봤자 여우녀석들은 계속 으르렁...) 그 녀석들이 저에게 오더군요. 젠장, 죽는건가? 일단 며가지만 한 번에 내주지않으면 약간의 승산이라도 생기기에 엄청나게 긴장하고 있는데 그냥 슥하고 옆을 지나가더군요. 소설에서처럼 다리가 풀리지는 않았지만 짧은 제 인생에서 가장 긴장되었던 시간이였습니다. 그 다음 산에서 내려오면서 지나는 길에 xx사에서 아침을 얻어먹을 수가 있었고 거기서 만났던 전북대 총장님과 이야기를 나눠보니 그 분도 예전에 멀리서 한 번 봤다고 하더군요. 물론 저처럼 직접 대면한 것은 아니였구요. 어쨌든 이야기값으로 여행 도중 전주에 들렸을 때 밥도 얻어먹었습니다.(얼굴에 철판깔고 총장님을 만나러가는데 뭔놈의 대학교가 그렇게 넓은지..아마 우리나라에서 크기로만 따지자면 다섯손가락안에 들 것 같더군요)

아, 그리고 혹시라도 밤에 국립공원같은 큰 산을 지나야한다거나 걸어가시는 분이라면 지팡이보다 약간 긴 막대기를 하나 구하셔서 걸어갈 때마다 바닥을 탕탕 치거나 나무를 쳐 소리를 내면서 가야 야생동물이 다가오지않습니다. 이것은 지리산에서 그림그리시는 나름 유명하신 스님이 가르쳐주시더군요.

그외에도 여행도중 많은 분들을 만났지만 그 중 인상깊었던 분들을 들자면 그루지야와 일본에서 오신 여성 두분(특이하게도 그분들 쓰셨던 언어가 에스페란토어였음. 바디랭귀지와 어설픈 일어-미연시의 진정한 필요성을 이 때 느꼈음-와 영어로 그럭저럭 의사소통이 가능했지만 둘이 이야기할 때는 본인왕따시키고 에스페란토어를 썼음. 흠..미녀라서 아직까지 기억하는 것은...)

/퇴직하고 67세의 나이에 자전거타고 전국일주다니시는 할아버님(무전여행다닌다니까 손에 5만원쥐어주셨음. 어르신 눈빛때문에 차마 거절할 수 없었음)

/대구에서 만났던 뚱뚱한 아들의 다이어트를 위해 함께 떠나신 아저씨(아드님의 모습을 보니 여행이 꽤나 길어질듯했음)

/28살인데 회사에서 짤리고 사업구상을 위해 여행다닌다는 두 분(정말 멋진 친구사이. 다만 회사차리면 연락준다하더니 아직까지..)

/순천대학교 커플(괜히 동행했음. 그렇게 손잡고 다니려거든 그냥 차타고 여행갈 것이지. 무슨 놈의 도보여행인것인지. 게다가 그 쪽 여성분이 발이 아프다고 해서 남성분이 엎어준 것까지는 괜찮은데 내가 왜 두 사람 짐까지 들어야했던건지....헐)

/운수행각다니시는 스님(이분 따라서 4일동안 지리산넘어갈때 별의별도인을 만나봤음. 특히 산차하시는 분 보면서 ㄷㄷ)

/고등학생인데도 불구하고 무전여행다니는 세친구(정말 나중에 크게 될 녀석들이라고 느낌. 라면도 4개밖에 안남았는데 나눠주었음)

/혼자 당당히 무전여행다니시는 21살 아가씨(대전의 한 교회에서 하룻밤 묶을 때 만났는데 정말 대단한 용기를 가진 아가씨였음. 여자보고 멋있다고 느낀 적은 그 때가 처음이었음. 뭐..예쁘기도 했고..)

/태백산에서 만난 박수무당아저씨(차마 점봐달라는 소리는 못했음)

/RCT뛰고 있는 31사단 장병분들(훈련 때문에 본인들도 배고플텐데 무전여행다닌다니까 주먹밥 3개를 줬음. 제대 후 다시 먹는 군대밥이었지만 정말 맛있었음)

정말 이외에도 쓰자면 아마 책 한권은 넘겠네요. 겪었던 일들도 처음 여행을 떠났을 때 5일동안 잠자리도 못구해 노숙하고 밥도 못 얻어먹고다니자 내가 왜 이런 한심한 짓을 하고 있나라고 하며 서러움이 몰라와 (부끄럽지만)울기도 했고 (그러면 안되는 것을 알지만) 논산훈련소에 입대하시는 분들 보고 제대한 승리자의 미소를 보여주려고 일부러 무전여행 도중 2년연속 논산훈련소 앞을 지나갔었는데 입소날짜를 못 맞춰서 허탕친 일이나 하동에서 히치하이크하는데 경찰차가 태워준 적도 있고(보통은 트럭) 내장산 국립공원직원이 공짜로 들어갈 수는 없다고 해서 입구를 돌아 3시간 동안 산을 넘어 공원 안으로 들어갔던 일이나(평지로는 불과 10분거리..망할 철조망) 도로에서 수박파는 노총각형님(내가 보기에는 형님보다 큰 형님이 맞을텐데..슬픈 농촌의 현실) 도와주고 하룻밤묶기도 하고 나무가 벼락맞는 것도 보고(대추나무가 아니라서 벽조목은 아니지만 기념품으로 소장) 부산해운대에서 시비붙어서 적당히 때려눕히고 도망가다가 잡혀서 경찰서에 끌려가기도하고(대부분 남자들은 왜 옆에 여자만 끼고 있으면 객기가 생기는지..다행히 아는 형이 부산에 있어서 적당한 선에서 합의) 논산에서 모두 거절당해서 잘 곳을 찾지못해 xx교회 앞에서 노숙하는데(대리석이라 바닥이 따뜻함) 교회여집사가 노숙자로 신고(잠자리청할 때 그토록 매몰차게 거절하더니)해서 경찰서로 끌려가기도 하고(신분조회후 무죄입증, 집사는 슬쩍 사라지고 경찰서 소파에서 하룻밤청함. 경찰분들 미안하다고 설렁탕사주시고 갈 때 2만원쥐어주셨음) "도를 아십니까?"로 유명한 대순진리회의 포덕소에서 하룻밤 묶기도 하고(덕분에 그분들 따라 시천주/운장주/태을주 이런 주문들 정좌하고 새벽 1시까지 같이 외웠음)....

흠..그런데 어쩌다 이야기하다보니 삼천포로 많이 빠져버렸네요..

뭐, 여행이야기는 딱히 믿든 안믿든 상관없습니다만... 최소한 1번의 방법만큼은 믿으셔도 됩니다. 제대로 숙지하신다면 무인도에 떨어져도 최소한 얼어죽지는 않으실겁니다. 그런데 막상 적어놓고 보니 이글이 연재한담이 맞는건지 강호정담으로 가야하는건지...거참..ㅡㅡㅋ

그리고 제 여행이야기에 흥미가 있으신 분들은 만약 나이가 젊다면 무전여행을 한번쯤 떠나는 것도 나쁘진 않다고 생각합니다. 저야 해외여행가기전에 적어도 우리나라를 둘러보는게 왠지 이 땅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일 듯해서 몇 년동안 여름방학때마다 다녔던 것이고 보통 분들은 여름방학에 날잡아서 전국은 어렵고 2개도정도를 한 달정도 터벅터벅 떠나보면 돌아올 때 얻는게 많을겁니다. 굳이 물질적으로 환산해보자면 저같은 경우 돈한푼 안들고 떠나도 돌아올 때는 보통 15만원 안팍으로 돈이 생겨서 오더군요. 인연이 따르면 달마도같은 그림도 몇장 얻을 수도 있고 조각가나 도예가 분들을 만나서 자그마한 목공예품이나 찻잔 한두개 정도, 때론 몇십년된 책과 다른 나라의 국기도 얻긴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것들보다도 정신적으로 얻는 경험과 소중한 인연은 말로 할 수 없을만큼 귀하답니다. 저의 경우 군입대전과 군제대후 약간 시간이 남아서 그 해에는 석달 정도 여행을 다녔습니다. 그 외에는 두달 가까이 다녔구요. 보통 여행 다니기에 좋은 시기는 이르면 5월말부터 시작해서 늦으면 9월초까지가 적당하더군요. 이 시기외에는 밤이 쌀쌀해 노숙하기에 곤란하죠.

위에서 필요한 기본지식과 도구..사실 이런 것이 없어도 약간의 체력과 포기하지않겠다는 근성, 뻔뻔함 이 세가지만 있어도 충분합니다. 친구와 같이 가도 좋고 혼자가도 좋아요. 의외로 여름에 여행자들 많습니다. 깊은 인연이 못 되더라도 목적지가 같다면 함께 뚜벅뚜벅 걸을 수 있는 좋은 동행이 됩니다. 또한 바캉스 시즌이라 히치하이킹하기도 좋고(전 할리데이비슨오토바이나 스포츠카도 타봤습니다. 다만 모두 시커먼 남자더군요) 취사준비하고 있는 사람들-특히 (아이가 없는)젋은 부부나 대학생들/ 술거하게 드시고 있는 어르신분들에게 가면 밥한끼 얻을 수도 있죠.

교회나 사찰은 아무나 재워주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해서 무작정 내치지도 않으니 겁먹지않으셔도 되구요.  만약 두 곳에서도 받아주지않으면 국선도나 석문호흡 도장에 갑니다.(경험상 좋으신 분들 많더군요) 보통은 이 정도까지하면 어느 정도 성공하지만 부득이한 상황이라 거절당한다면 점집, 시청, 소방서, 대학동아리방 등 닥치는대로 찾아가 부탁해보는거죠. 점집에서 2번정도 잘 수가 있었고 (저의 문제겠지만 가끔은 부정탔다고 소금뿌리시는 분도 있더군요)시청같은 경우 오후 6시를 약간 넘어서 가면 약간의 화술과 운이 따르면 밥도 얻어먹을 수 있고 숙직실은 아니지만 하룻밤 묶을 수도 있습니다. 대학동아리방은 잘 받아줄 것같지만 의외로 경계심이 강하더군요. 그래도 운이 따른다면 술까지 얻어먹을 수 있는 곳이 바로 대학동아리방이죠. 다만 초중고등학교는 새콤이나 캡스같은 경보기때문에 숙직하시는 선생님들이 100% 거절합니다. 차라리 대학교의 빈 강의실이 훨씬 낫죠. 만약 부탁한 곳에서 모조리 거절당했다하더라도 걱정하지마세요. 맘 넓게 가지고 조용하고 사람들의 눈에 잘 띄지않고 깨끗하고 바닥이 따뜻한 곳을 찾아서 노숙하시면 됩니다. 전 예전에 나주를 지날 때 공동묘지에서 노숙도 해봤습니다. 주변이 온통 풀밭이라 불도 못 피우고 난감했죠. 그런데 대학교같은 경우에는 노숙하신다면 또다른 문제점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가끔은 근처에서 커플들이...흠.

굳이 남들 연애사에 신경쓰고 싶진않지만 많이 난감하죠. 너무 진도가 나갈 듯 싶으면 알아서 자리를 피해주겠지만 그것이 어려울 것같다면 자리에서 일어나 당당하게 말하세요.

"공공장소에서 이게 뭣하는 행동입니까? 아무리 세상이 어쩌고저쩌고..." 이러면 대부분 알아서 떠납니다. 멱살이 잡히기도 하지만 뭐 그정도야...

그리고 잠자리를 청할 때는 보통 5시부터 늦어도 7시반사이에 해야합니다. 그래야 저녘을 얻어먹을 수 있기도 하지만 너무 늦게 뜬금없이 나타나 잠자리를 부탁하는 것도 예의가 아니겠죠. 무엇보다도 거절당하는 것에, 잠자리를 구하는 것으로 얻는 실패에 익숙해져야합니다. 달랑 한 두번만에 쉽게 구해진다면 세상에 안되는 일이 뭐가 있을까요? 하지만 열심히 발품을 팔고 비록 피곤할지라도 상대방을 대할 때만큼은 밝은 얼굴로 자신의 사정을 정직하게 말하고 도움을 부탁드리면 들어주는 사람을 분명히 만날 수가 있습니다. 거절당해도 기죽지말고 건강하세요/행복하세요하고 나오면 됩니다. 운이 좋으면 그 분들이 나오셔서 다시 이야기나누고 잠자리를 구할 수도 있고 그렇지않더라도 그 분들에게 좋은 말해드린다고 해서 손해보는 것이 아니잖아요.

이외에도 히치하이킹하는 요령이나 음식 잘 줄 것같은 식당찾기..뭐 이런 것들만 써도 역시 책한권쓰겠네요.  

아. 가장 중요한 물..이것은 전국 어느 주유소를 가든 얻을 수 있습니다. 무작정 주는 것은 아니지만 적당히 사정을 말하면 얼음물도 주고 시간만 맞다면 밥도 한끼 얻어먹을 수 있습니다. 비슷한 또래의 아르바이트생이라면 간식도 한움큼 쥐어줄 때도 있습니다. 또한 전국의 관공서 정수기는 맘껏 이용해도 아무도 뭐라하지않습니다. 단 은행은 가차없이 쫒아냅니다. 또 설악산이나 지리산처럼 명산의 물같은 경우 그냥 마셔도 크게 별탈은 없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 상류지점을 확인하고 마시는게 조금이라도 안전하답니다. 그렇지않으면 저처럼 동물사체가 상류에 있는 물을 마실 때가 생길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시간이 허락하신다면 죽은 동물들 만났을 때 땅에 토닥토닥 묻어주고(이 때 최소한 못해도 손으로 두뼘정도 깊이는 파주시는게 나중에 다른 동물들이 안 파헤쳐요) 주기도문이든 반야심경이든간에 좋은 곳으로 가라고 기원 한 번 해주셨으면 합니다. 보통은 차에 깔려죽은 고양이나 개가 많은데 내장튀어나와서 징그럽게 보일지 모르지만 그래도 한 생명의 죽음을 자연으로 돌려주는 것이 죽은 생명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가 아닐까 싶습니다. 다만 여행도중에 이렇게 하고 있으면 이상하게 쳐다보고 가시는 분들 많더군요. 특히 흩어진 내장조각 줍고 있거나 반야심경(아는게 이것밖에 없으니)해주고 있으면 많이 이상하게 보시더라구요. 하긴 옷차림은 추레한 녀석이 도로에서 내장이나 줍고 중도 아닌데 염불이나 외우고 있으니 이해못하는바는 아니지만요. ㅡㅡㅋ


Comment ' 33

  • 작성자
    Lv.15 기인2002
    작성일
    08.10.16 06:41
    No. 1

    재밌었겟어요. 부러워요. 못 떠나는 나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일리
    작성일
    08.10.16 07:41
    No. 2

    우와..대단하시다..무전 여행하시는분들이 생각보다 많으신가 봐요.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90 첫째별
    작성일
    08.10.16 08:07
    No. 3

    무전여행 좋죠,,, 하지만 무작정가면 죽을경험한다는거....
    2002년도에 제대하고 삼천포에서 대구까지 걸어갔는데 멋모르고 산에들어갔다가 죽는줄 알았어요...덕분에 몸살도 걸리고 도인들 만났는데 나보고 박수무당 팔자라고하질않나 -_-;;;벼로 좋은예기는 못들었어요 ㅠ.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 장칠
    작성일
    08.10.16 08:21
    No. 4

    제미 있내요... 혹시 자유 연재란에 카테고리 하나 만들어서 에피소드 하나씩 올리면 안되나?
    아니면 강호 정담에 머릿글로 해서 하나씩....
    기대 되는 군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이로드
    작성일
    08.10.16 09:04
    No. 5

    오... 이런 여행 많이하셨나보네요.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Personacon 지드
    작성일
    08.10.16 09:23
    No. 6

    재밌어 보이네요.. 오래는 못가도 짧막하게 떠나고 싶어져요~ 불 피우기..역시 어렵군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마젠타 L
    작성일
    08.10.16 09:24
    No. 7

    실전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정보들이네요~ 길가에 자는 듯 죽어있는 동물시체를 처리하시다니.. 존경을 표합니다..
    그나저나 경험들이 정말 몰입감이 넘치는데 윗분들 말씀대로 하나씩 올려보심도 좋을 것 같아요.
    선작해서 보겠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진무공
    작성일
    08.10.16 11:14
    No. 8

    무전여행이란걸 해보고는 싶은데... 뻔뻔함이 없어서... 처음 보는 사람한테는 말도 못거는 이 성격과 저의 근성없음이 현실을 한걸음 앞으로 못가게 만드는군요...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11 가야(성수)
    작성일
    08.10.16 11:25
    No. 9

    야생여우 세 마리를 보셨다니 놀랍군요.
    우리나라에서는 멸종되었다는 얘기를 언뜻 들은 적이 있어서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8 다시금
    작성일
    08.10.16 11:32
    No. 10

    재밋게 보다가

    전북대라는말에 흠칫햇네요

    전북대학생인지라 .ㅋㅋ

    총장님도 보셧다니 멋지심!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EG씨빠빠
    작성일
    08.10.16 11:48
    No. 11

    웬 야생여우 -_-?;;

    멸종했다고 알려졌다가 몇년전에 한마리 민간에서 발견되서

    화제가 됐었는데 ..뭔 3마리나..들개 겠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1 가야(성수)
    작성일
    08.10.16 11:51
    No. 12

    삵은 여러마리가 살이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퐁당이
    작성일
    08.10.16 12:31
    No. 13

    글로 써서 여기에 연재해주세요 선작하겠습니다 ㅋㅋ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0 부정
    작성일
    08.10.16 12:35
    No. 14

    숙련자들도 맨손으로 불을 붙이긴 매우 어렵죠.
    파이어스타터로(부싯돌 비슷한 역할을 하는 마그네슘 덩어리)도 불 붙이는 것이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닙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탈퇴계정]
    작성일
    08.10.16 12:37
    No. 15

    전북대 나왔을때 흠칫 ㅋㅋ
    무전여행이라니 상당히 좋은 경험이었을 거 같네요..
    집구석에서도 문제많고 걱정하면서 사는데
    집밖에서 그것도 무전이라니 정말 멋지십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0 무도회
    작성일
    08.10.16 12:41
    No. 16

    늑대면 몰라도 여우하고 들개는 구별하기 쉽지않나요?
    민간에도 한마리 발견했음 볼 수도 있을 텐데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대아
    작성일
    08.10.16 13:04
    No. 17

    뽀로로를 보시는분들은 여우 구분할수 있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9 스톤부르크
    작성일
    08.10.16 13:14
    No. 18

    아니 왜요, 책 한권 그냥 쓰세요. 잘 팔릴 듯.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하르얀
    작성일
    08.10.16 13:31
    No. 19
  • 작성자
    M60기관총
    작성일
    08.10.16 16:48
    No. 20

    흠..들개였을 수도 있겠지만 제 짧은 지식으로 보기에는 개의 형태는 아닌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나름대로 여우라고 추측했었는데 사실 딱히 그러한 사실이 중요한 것은 아니겠지요.
    그리고 연재를 바라시는 분들에게 정말 죄송하지만 저는 글 쓰는 것에도 재능이 없어서 어렵겠네요. 괜히 썼다가 사람들에게 여행에 대한 동경심만 잔뜩 불어넣어줄 수도 있으니까요. 물론 재밌는 일도 많고 위험한 일도 많지만 정말 어르신들이 하시는 말씀이 하나도 틀린게 없습니다. 집 떠나면 고생이죠.
    제가 겪었던 여행의 70%는 비가 오던 햇볓이 쏟아지던 바람이 많이 불던 끊임없이 묶묶이 걷고 추위와 배고픔에 떨며 잠을 청하고 그날 가야할 지역까지의 도착예상시간을 훨씬 초과하게 되서 전체계획에 차질이 생기기도 하고 때론 길을 해매거나 물품을 분실하거나 새까맣게 탄 얼굴과 남루한 옷차림으로 인한 부정적인 시선을 견뎌내야했던 적이 많았습니다.
    대신 나머지 30%의 추억과 좋은 인연, 그리고 전 여행을 통한 견문으로 얻는 지혜는 충분히 본전을 뽑고도 남지만 30%를 보고 가기에는 70%에서 얻는 육체적 고통과 가끔씩 만나게 되는 지독한 외로움은 아예 여행 자체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가지게 할 수도 있으니까요.
    그래도 혹시라도 무전 여행이 아니더라도 좋으니 여행을 떠나고 싶으신 분이시라면 이런 격언을 마음에 품고 가면 그나마 괜찮을겁니다. 저 역시 이 격언들을 여행다닐 때 아침마다 왼손 팔뚝에 주문처럼 써놨거든요.
    "바보는 방황하고 현명한 사람은 여행을 떠난다." -풀러
    "현명한 사람은 그가 발견하는 이상의 많은 기회를 만든다" -베이컨
    "포기하지않고 걷다보면 결국 언젠가는 목적지에 도착한다." -제 생각
    난 여행을 떠났으니 현명한 사람이다. 그러므로 내가 발견하는 이상의 많은 기회를 만들 수가 있다. 난 현명한 사람이다. 여행을 떠났으니 난 무조건 현명한 사람이다. 절대로 바보가 아니다...
    이런식으로 힘들 때마다 중얼중얼외웠죠. (지금 생각해보니 약간 똘아이같았군요)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1 발라리아
    작성일
    08.10.16 16:52
    No. 21

    이거 이야기계속 듣고싶네요;
    저는 산이나 인도로 여행가고싶은데 한국을 돌아다니는 것도 좋다 싶네요.근데 제일 문제는 사람을 꺼려하는 편이라..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아스트리스
    작성일
    08.10.16 18:55
    No. 22

    대단하시네요. 무전여행이라...
    재밌는 일화가 많네요ㅋㅋ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IROHA
    작성일
    08.10.16 19:24
    No. 23

    와, 무전여행.....;ㅁ; 정말 해보고는 싶지만 하기 힘든데 말입니다

    대단하시네요^^

    그리고 전북대 캠퍼스가 아마 국립대 중에서 3번째로 넓다고....;; 덕분에 걸어다니기 참 귀찮습니다....ㅠ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7 뽀글누나
    작성일
    08.10.16 19:59
    No. 24

    와...멋지네요. 저도 그런 경험 한번 해봤으면 좋겠는데..
    다른 에피소드도 올려주시면 더 좋겠어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재미찾기
    작성일
    08.10.16 22:59
    No. 25

    우와! 읽고 있는데 정말 일화를 제대로 소개하신 것도 아니고 간략히 말씀만 하신건데도 흥미진진해서 눈을 뗄 수 가 없었어요. M60기관총님께서 힘들겠다고 하셨지만 그래도 여행담을 꼭 연재해주셨으면 하는...
    사실 이런 이야기는 만나서 얼굴보면 같이 뭐라도 먹으면서 듣는 게 좋은데...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Vlca
    작성일
    08.10.16 23:06
    No. 26

    아아.. 우려하신대로 여행에 대해 동경심이 생겨버렸습니다.
    책임져주세요! 절 제자로 받아주<<< 흠흠
    중3이라 그렇게 하기보단, 친척분들이 계신 시골에서
    산이라든지 거리라든지 모험을 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고등학교 들어가기 전, 겨울방학에...

    ..추울까요?
    하하하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2 後來者三盃
    작성일
    08.10.17 00:18
    No. 27

    은근히 연재를 바랍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M60기관총
    작성일
    08.10.17 00:28
    No. 28

    헐..다시 한번 정말 죄송하지만 제가 글쓰는 재능이 없어서 연재하기는 어렵습니다. 제가 겪었던 일들을 같이 공유하고 싶으신 분들에게는 정말로 죄송합니다. 그리고 홍몽 님말대로 사실 이런 이야기는 통닭 한 마리 시켜 맥주(미성년자나 여성분이라면 콜라같은 음료수)로 목을 달래면서 해야 좋죠.
    또한 피빛고양이 님, 제자라니요. ㅡㅡ;; 저는 감히 제자를 받을만한 인물이나 위치도 못되고 설사 정말로 제자로 들어오시겠디면 그 놈의 복잡한 배분문제와 힘든 수련으로 인해 학업에 큰 지장이 생기실텐데 그렇다면 피빛고양이 님의 어머님께서 절 가만두지 않으실겁니다. 아, 그리고 겨울에 여행하시는 분들도 있지만 아무래도 그 수가 여름보다는 적습니다. 일단 장비의 부피와 무게가 여름에 비해서 현저하게 늘어납니다. 특히 무전(또는 도보)여행을 생각하신다면 노숙을 하기 위해 텐트와 침낭이 필수적으로 들어가야하는데 침낭은 몰라도 텐트의 무게를 혼자 짊어지고 여행다니는 것은 어지간한 체력을 가진 사람이 아닌 이상에야 매우 힘든 일입니다. 게다가 눈으로 인해 옷으로 스며드는 수분과 추위는 여행객들보다 체력이 더 강한 군인들도 힘들어할 정도입니다. 그로 인해 이동속도와 체력이 여름철에 비해 현저히 떨어지구요. 또한 중간중간 (식사를 거절당했다면)각 지역의 유명음식을 먹기위해 일당제 아르바이트를 해서 돈을 벌기에도 나이가 문제일테구요. (물론 이것은 개인적인 취미를 위한 노력이므로 굳이 따라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정 하시겠다면 도보여행보다는 그나마 자전거 여행이 체력소모에서는 훨씬 낫다고 생각됩니다. 그러나 이 경우에는 히치하이크를 포기해야합니다. 접히는 자전거라면 몰라도 일반 자전거를 가지고 있다면 차를 태워주시는 분들이 아무래도 꺼려하겠죠. 또한 도보여행에 비해 좀 더 빙판길에서의 위험성이 훨씬 증가합니다. 만약 중간에 고장이라도 난다면 짐덩어리가 될 뿐이구요.
    흠..하지만 그래도 용기를 가지고 도전하시겠다면 일단 여행의 목적지와 거리를 산출해보세요. 전국적으로 잡지말고 (자신이 살고 있는) 1개도를 잡으면 충분할 겁니다.그리고 아는 사람이 있는 지역을 택해 중간 기착지로 이용하시구요.
    아직 어린 나이시니 무전여행보다는 5만원안팎의 돈을 가지고 도보와 각 지역의 버스를 이용해서 이동하시는 것이 건강도 상하지 않고 여행경험도 쌓을 수 있을거라 생각됩니다. (만약 저라면 버스기사 분하고는 적절한 대화를 통해 협상을 시도합니다. 경험상 대부분 버스기사 분들과 대화를 하면 저같은 경우 열에 네번 정도는 그냥 태워주시더군요)
    이 점을 제외한다면 식사나 잠자리를 구하기에는 저보다 훨씬 쉬우실겁니다만 세상에 좋은 사람도 많지만 나쁜 사람도 많습니다. 그런 점을 보완하기 위해서는 혼자서보다는 아무래도 다수-약 2-3명이 적당-가 좀 더 안전하겠죠. 또한 각 지역을 이동할 때마다 매일 아침과 저녘의 특정 시간을 정해서 부모님이나 친구들에게 출발지와 도착지, 그리고 시간과 겪었던 큰 사건들에 대해 대략적으로나마 알리는게 만약을 위해서도 괜찮을겁니다. 그리고 하룻밤 재워주셨던 분들에게도 다음 목적지에 대해 알려주시는게 만약의 범죄위험에서 생존율을 높일 수가 있을테구요.
    저는 좀 더 피빛고양이 님이 나이를 먹고 여행을 하면 좋다고 생각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본인의 의사겠지요. 그래도 어지간하면 말리고 싶습니다. 특히 겨울은 더욱더 말이죠. 하지만 고등학교에 진학해서는 죽어도 그럴 기회가 없을 것같다고 생각되시면 대학생 때까지 기다리시던가 맘에 맞는 친구나 형들을 찾거나 다음에 가보면 여행카페가 많으므로 그 곳에서 일행을 찾아 떠나시는게 괜찮다고 봅니다.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5 장칠
    작성일
    08.10.17 04:14
    No. 29

    M60기관총님 어렵게 생각하지 마시고
    일주일에 여행에 관한 글 하나 짧게 올리시면 비슷한 공감대의 글을 여러분이 댓글 형식으로 올려 주실겁니다.
    처음부터 어렵게 생각하면 아무것도 못하지요.
    그냥 쉽게, 재미나게 길떠나 보자고요.
    가다가 힘들면 그냥 집에 돌아 오면 되지 무얼 걱정 합니까.
    저도 이십년전에 배낭 하나 메고 유럽하고 호주 돌던 기억이 막 떠오르네요...
    벌써 이십년이 되어 갑니다.... ㅋㅋㅋ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왕할아버지
    작성일
    08.10.17 08:48
    No. 30

    우와아~~~대단하시다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M60기관총
    작성일
    08.10.17 16:51
    No. 31

    그렇다면 부족하지만 강호정담에 조금씩이라도 이야기를 써보겠습니다.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31 회색물감
    작성일
    08.10.17 19:43
    No. 32

    무척 독특한 분이시네요. 불피우는 방법에 대해서 유용한 지식을 얻었네요. 행복한 오후되세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Vlca
    작성일
    08.10.19 20:59
    No. 33

    아... 감사합니다.
    생각해보니 겨울은 옷만 보더라도 부피가 늘어나지니... 게다가 겨울에 갔다가 감기라도 걸려버리면 곤란할 것 같아요.
    솔직히 지금이라도 학교라던지 환경이라던지 그런 것들이 전부 상관이 없다면야 가보고는 싶지만, 그렇게 될 일은 없으니 ''

    :) 무엇보다도 그런 도보여행 같은 것은 무척 해보고 싶은 것이지만 성인이 되서라도 충분히 할 수 있는 것이니 고집피울 생각은 없어요.
    후후후
    그래서 전 겨울에 시골에 가서 시골 친척 분들을 도와, 돼지 사료를 준다던지 하는 일을 해보기로 아빠와 이야기를 나누었어요.
    기대가 돼요. ~ㅅ~

    찬성: 0 | 반대: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연재한담 게시판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추천
88893 홍보 (자유 - 판타지) 레이디가 된 돼지치기 소녀 +10 Lv.1 카르다미네 08.10.16 696 0
88892 요청 총聰님의 [하늘과 땅의 시대] 관련 질문입니다. 애... +3 Lv.83 구름안개 08.10.16 563 0
88891 홍보 하피로스 흥보합니다. 아크앤젤 08.10.16 355 0
88890 홍보 RPG게임의 '최종보스'는, 알고보면 물약상인!? +19 Personacon 견미 08.10.16 2,143 0
88889 알림 [정규] 연필크기 - 마족이 된 마누라 잡기 +1 Lv.1 [탈퇴계정] 08.10.16 1,361 0
88888 알림 [정규] 비공 - 매직 앤 드래곤 +21 Lv.1 [탈퇴계정] 08.10.16 1,279 0
88887 알림 [정규] 취한바람 - 일검 +2 Lv.1 [탈퇴계정] 08.10.16 1,568 0
88886 알림 [정규] 마젠타 L - 리멤브랜스 +2 Lv.1 [탈퇴계정] 08.10.16 630 0
88885 알림 [정규] 송명(松鳴) - 타투아비 +6 Lv.1 [탈퇴계정] 08.10.16 1,217 0
88884 한담 가빈입니다. 전역이 아직 28일 남았습니다. +7 Lv.11 Gavin 08.10.16 854 0
88883 한담 죄송합니다. Lv.1 묘당 08.10.16 398 0
88882 요청 작품 추천부탁드립니다. +4 Lv.1 한둘셋 08.10.16 627 0
88881 추천 강추하는 새로운설정의 두 작품 +11 Lv.68 아마노긴지 08.10.16 2,329 0
88880 알림 호수에 잠긴 달 카테고리 삭제 신청했습니다 +6 휘리스  08.10.16 595 0
88879 홍보 제 소설 홍보합니다. +3 Lv.13 퇴고록 08.10.16 357 0
88878 요청 소설 추천좀 해주세요. +2 Lv.58 갈고리곰 08.10.16 354 0
88877 요청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것! +5 Lv.58 김트라이 08.10.16 520 0
88876 요청 연재작 추천좀 해주세요 . +5 Lv.9 붉은떡볶이 08.10.16 382 0
88875 알림 무제본기 제4권의 교정이 끝났습니다. +1 Lv.5 김시하. 08.10.16 361 0
88874 한담 책방에 다녀와서... +10 Lv.99 심해민 08.10.16 605 0
88873 한담 과부 사정은 홀아비가 안다? +32 Lv.39 殺人探偵 08.10.16 1,411 0
88872 추천 변이체 Vs 각성자! [에볼루션!] +9 Lv.13 레이언트 08.10.16 1,409 0
88871 추천 적운의 별.. +12 Lv.99 산중지왕 08.10.16 1,532 0
88870 요청 소설 요청부탁드립니다요! +14 Lv.91 키리샤 08.10.16 476 0
88869 한담 작가 프로필만큼 글이 써졌으면... +4 Lv.99 금원 08.10.16 765 0
» 한담 소설 속에서처럼 실제로 모닥불 피우는 법. +33 M60기관총 08.10.16 1,884 0
88867 요청 삼국지 장수중 최고는 누굴까요? +57 Lv.98 천하중원 08.10.16 2,227 0
88866 추천 작연란. 타이탄 무림 가다. 한 번 읽어 보셨나요. ... +6 Lv.4 남운 08.10.16 1,513 0
88865 추천 용사 = 돈덩어리? +1 Lv.68 묵의신부 08.10.16 1,358 0
88864 추천 추천을 해줘야 하는글입니다!!잊혀진달의무르! +18 Lv.79 아무개군 08.10.16 1,025 0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