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에 이상규 작가님의 '천운초월자'를 접하고 앞부분을 참 재밌게 읽었던 독자입니다. 2권까지 나온 뒤에 작가님께서 군대에 가셔서 그 이후로 읽지 못했지요.
4권(완결)이 나왔다는 소식을 얼마 전에야 듣고서, 우연히 이 기억이 다시 나 책을 빌리려고 잠깐 네이버에 이리저리 줄거리를 검색해 보았는데요.
'작가 홈페이지의 연재본에선 여주인공인 채소은이 주인공 대신 죽어 버린다.', 그리고, '출판본에선 채소은이 살아나긴 하는데 주인공과는 전혀 안 이뤄진다' 라는 말이 있어서 깜짝 놀랐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채소은과 주인공 유정운의 관계가 이 책의 중요한 매력 중 하나라고 생각했고, 몇 년이 지난 지금 와서 생각해봐도 그 둘이 헤어진다는 건 정말 충격적입니다.
예전에 매우 감명깊게 읽던 소설 몇 개가 다들 그런 식으로 마무리돼서, 크게 각혈하고 며칠 간 주화입마..에까지 든 적이 있는데, 그 이후로 마지막이 안 좋다는 소설은 설사 중요한 내용을 미리니름받는 일이 있더라도 먼저 대략의 결말을 알아보는 습관이 생겼습니다.
예컨대 '주인공만을 사랑하던 여인이 마지막엔 결국 딴 남자에게 시집간다'같은 내용은 의외로 많은 유명소설에 등장하는데, 저는 제 성향 상, 아무리 다른 면이 좋은 소설이라도 이런 식의 소설 전개는 살면서 다시는 마주치지 않고 싶습니다. 차라리 하렘을 보고 말겠습니다.
주인공에게 호감을 지니던 여인이 그녀의 감정과 상관없는 스토리전개에 파묻혀 버릴 때.. 예전엔 저도 남들처럼 사소하게 지나갔었지만, 지금은 완전히 아닙니다. 작가님의 의도 혹은 사정이 있으시겠지만, 앞부분에 작지 않은 인연을 서술해놓고 그걸 아무 것도 아니라는듯이 마지막까지 비틀고 파괴하거나 침묵시키는 전개는 이젠 너무 고통스럽습니다.
이야기가 잠시 다른 데로 샜는데, 아무튼 제 저런 생각도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혹 천운초월자를 끝까지 읽어보신 분이 계시다면, 에필로그에서 채소은이 유정운과 어떻게 되는지 알려주실 수 있나요? 간단하게라도 희비를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부디 제가 들은 뜬소문이 사실과 다르면 좋겠네요.
인터넷으로 여러 번 검색해 보았으나, 더 이상의 자세한 사실은 알 수 없어서 이렇게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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