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두대(斷頭臺)의 칠성판(七星板)에 강제로 눕혀졌던 마애는 죽음을 기다리는 순교자처럼 담담했다. 오히려 천근을 상회하는 반월도(半月刀)를 바라보는 순간에 친구였던 내손에 죽게 되어서 행복하다고 말했다. 고작 죽음 따위가 두려워 역성혁명이란 죄명을 시인하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다면서 얄밉게도 입술까지 삐쭉거리며 푸들푸들 웃었다.
그리고는 한마디 유언을 남겼는데 당시에 녀석의 말을 듣게 되었던 나는 기절초풍하도록 놀라고 말았다.
어디까지나 내가 알던 녀석은 낭인무사로서 신분상승을 뛰어넘는 투사(鬪士)가 되겠다고 부단하게 노력하던 놈으로만 알고 있었다.
물론 치마를 두른 여인만 보면 헤죽거리면서 정력을 자랑하던 놈이었지만, 설마하니 쌍방울에 하나가 더 달렸다는 사실과 그것도 주먹만큼 단단한 방울을 선물로 주겠다는 말을 듣고는 녀석의 모가지가 떨어질 때까지 실소(失笑)를 터뜨려야만 했었다.
-귀부신장(鬼腐神將)의 관주인 봉추(鳳雛)의 유언(遺言) 중에서-
정연 마애전기, 홍보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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