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9. 잡종
예술에 있어서의 잡종은, 그 잡종의 창조자가 자신의 능력에 불신을느꼈다는 증거인 셈이다. 즉 그들은 동맹군과 변호사와 은신처를 찾았던 것이다 - 철학에 도움을 청하는 시인, 연극에 도움을 청한 음악가, 수사학에 도움을 청하는 사상가 따위가 그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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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조용히 말하는데 신랄하군요. =ㅅ=;;
글쓰는 사람 가슴을 한 땀 한 땀 정성 들여 후벼파는 책입니다;
그런데 이상하죠.
저 분명히 기분이 되게 안 좋았었거든요.
창가에 교수형 당한 테루테루보우즈같이 축 늘어져선
그래, 내 글 따윈 쓰레기장에 무덤이지......
이런 한탄으로 투덜거렸는데
이 신랄한 말의 행진에 오히려 기분이 나아졌습니다.
뭐랄까.
'정말 나같은 건 아무 것도 아닌 초짜구나'
이런 생각이 드는 건 마찬가지고,
어떤 의미에서는 정말 신은 죽었다고 말할 만큼
신랄하고 냉소적인 사람이라는 생각이 드는데......
그런데 어쩌면 이렇게나 다정할까요. ^^;
잡종이고, 무덤이고, 쓰레기장이든 뭐든 좋아요.
정말 글쓰고 싶어졌습니다.
글을 쓰지 않을 때 내가 느낄 결핍은
밥 못 먹을 때의 10만분의 1에 불과하지만,
그래도 견딜 수 없는 두근거림이 있으니까요.
경지는 까마득~히 멀고, 올라간 사람은 수도 없이 많고
나는 멧부리에서 버둥거리는 사람 중 하나일 뿐이군요.
천재가 아니라서 미안할 필요가 없군요.
평지를 열심히 걸어 여기까지 온 자신이 참 자랑스러워졌습니다.
10km 전방에 에베레스트 무더기가 버티고 있지만요 =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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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9. 비평과 기쁨
비평은, 그것이 편파적이고 부당한 것이든 분별있는 것이든 간에 비평을 가하는 당사자에게는 큰 만족을 안겨주기 때문에, 세상은 많은 이들에게 비평을 촉구하는 작품이나 행위에게 마땅히 감사해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비평은 자기 뒤쪽으로 기쁨, 기지, 자기 찬탄, 자랑, 교훈, 개선책 등의 번쩍이는 꼬리를 달았기 때문이다. - 기쁨의 신은 훌륭한 것을 창조한 것과 동일한 이유에서 저질적인 것과 평범한 것을 창조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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