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좀 피곤해서 추천하거나 리뷰 쓰는건 자제하고 있는데...좋은 작품인데 조회수가 2자리라 3자리는 만들어야겠다 싶어서 올립니다. 사람들이 좀 모이면 나중에 누군가가 대신 해주겠지요.
작품 소개: 잔잔한 분위기의 로맨스 판타지입니다. (겸사겸사 '이웃집의 마법사 (1부: 양말 줍는 소년)'도 추천합니다. 가장 마음에 남는 대사는 『세상의 모든 마법을 너에게』)
그다지 대중적이지는 않은 작품입니다. 문체도 아마 외국책이 번역된 것을 읽는 느낌이 들 것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이런것도 좋아합니다.)
주인공은 한 보험 회사의 청년입니다. 비토그레인 빗자루 공방이라는 곳에서 증기사고로 만개의 빗자루를 만들기로 한 계약이행이 불가능하게 되자 주인공은 대변인으로 의뢰주인 'HAG'이 사는 곳을 찾아 한 여학교에 가게 됩니다.
그곳에는 그는 묘한 광경을 보게 됩니다. 어느 아가씨들이 밝게 웃으며 라운더즈 (야구 비스무리한 스포츠...랍니다.) 경기를 하는 것입니다. 여기까지는 특별할 것 없습니다. 다만, 문제는, 주인공이 해가 저물어갈때까지 철문 밖에 있어야 했다는 것입니다. 아무리 소리쳐도 아가씨들은 들은척도 하지 않습니다. 참 열성적인 아가씨들이지요. 주인공은 기다리기로 합니다. 하지만 한 페이지가 넘어가기 전에 주인공은 철문을 두드리며 외칩니다.
"이봐요!! 너무한 것 아닙니까!!"
그때, 그녀들이 사라집니다. 펑하고 마술사들이 마술을 하듯이, 비둘기가 사라지거나 상자 속의 사람이 사라진 것처럼 그녀들은 웃음소리와 함께 사라집니다.
여기까지가 초반 내용입니다. 전체적으로 분위기는 잔잔하면서도 애잔한 느낌이 듭니다.
다음은 본문의 일부를 갖고 오겠습니다.
썰렁한 바람이 내 몸을 훑고 지나갔다. 나는 으스스한 기분에 휩싸여 이젠 어두워진 저택을 다시 한 번 확인해 보았다. 저택의 현관문이 열린 것은 조금의 시간이 자난 후였다.. 대여섯 명의 그림자가 철문 쪽으로 다가왔다. 점점 가까워지자 그들의 중심에 있던 한명이 총으로 보이는 기다란 무언가를 나에게 겨누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 나는 잔뜩 긴장해 버렸다. 두 손을 하늘로 올리고는 위협할 의사가 전혀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점점 가까워지자 그들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전부 하녀의 복장을 하고 있었고, 가운데 있던 하녀는 안경을 쓰고 있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던 소녀로 그녀의 손에 들린 것은 다름아닌, 빗자루였다.
"에, 빗자루!?" 나는 얼빠진 얼굴을 했다. 빗자루를 총처럼 겨누고 있다니. 웃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 한참을 고민하다 쓰게 웃으며 손을 내렸다.
"노동자 재해 보험국에서 나왔습니다."하고 내가 말했다.
"손을 내리라고는 한 적이 없는데."하고 안경을 쓴 그녀는 위협을 하고서 빗자루를 나의 머리로 겨누었다.
"......"
이들의 장난에 장단을 어떻게 맞추어줘야 할지 감조차 잡을 수가 없었다. 내가 침묵을 유지하자 안경을 쓴 그녀가 다시 입을 열었다.
"무슨 용건이지? 어떻게 왔지?하고 그녀가 여전히 빗자루를 나에게 겨누고서 매섭게 물었다.
"노동자 재해 보험국에서, 비토그레인 빗자루 공방의 계약 문제로 왔습니다."
내 말에 그녀들의 표정이 순식간에 뒤집혀졌다.
"비토그레인이요?"하고 순진한 시골 아낙 같은 말투로 그녀가 물었다.
"네, 비토그레인. 공방의 일로 HAG라는 의뢰주를 만나러 왔습니다." 나는 최대한 예의 바르게 말했다.
"그럼 혹시, 평범한 일반인인가요?" 그녀가 조심히 물었다.
"분명 일반인이겠죠. 세금도 꼬박꼬박 내고 있는걸요. 이제 그 빗자루는 치우셔도 됩니다, 레이디. 총을 가져오려던 것을 깜빡 실수하셨나 보군요."
내 농담에 그녀는 황급히 빗자루를 내리고는 웃었다.
"그, 그러네요. 어쩜, 내 정신 좀 봐. 어째서 빗자루가 내 손에 있는 건지. 잠시만요."하고 말한 그녀가 옆에 있던 다른 하녀들에게 귓속말로 무언가를 전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그들은 꺄! 거리며 서로 좋아라하고는 저택쪽으로 황급히 뛰어갔다. 남은 것은 안경을 쓰고 있던 하녀밖에 없었다.
"잠시만 밖에서 기다려 주시겠습니까? 안이 좀 어지럽거든요."하고 그 하녀가 웃으면서 말했다.
"네에, 그런 부탁이라면 충분히 기다려 드리죠."
나는 그녀와 함께 잠시 동안 정원에 놓여있는 벤치에 앉아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나는 라운더즈 경기의 일로 아직까지 마음이 심란한 상태였다. 정말로 내가 무슨 병이라도 걸린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약혼녀인 율리에를 처음 만난 그날도 헛것을 보았으니깐, 정말로 몸이 많이 약해진 것 같았다.
"그런데 혹시 일반 교육을 이수하셨나요?"하고 기다리던 와중에 그녀가 물었다.
"일반 교육이라니요?"
"그러니까, 평범스런. 사람들이 다니는 그런 특징없는 학교 말이죠. 역사나 수학, 국어 같은 것을 가르치는중단점여섯개하단점한개"
"당연히 그런 학교를 나왔죠. 그런데 왜 그러시죠?"
"이상하게 감이 좋으신 것 같아서요. 아, 방금 제가 한 말은 신경 쓰지 마세요."하고 말한 그녀는 손사래르 치다가 꾸부정히 고개를 숙였다.
감이라니? 무슨 소리를 하는 건지.
현관문은 한참이 지난이후에나 열렸다. 근처에 여관이나 잘 곳이 없던 것 같으니 오늘밤은 아마도 저택에서 지내야 할 것 같았다.
"음, 혹시나 당부하는 말인데요." 그녀가 자리에서 일어나며 조심히 말했다. "그러니깐. 뭐라고 해야 하나. 혹시나 아실지 모르겠지만. 여기도 일반적인 학교 같은 거라고 생각하면 되요. 시 외곽의 기숙학교 같은, 그러니 절대 오해하지 말아요. 신사분이 다녔던 곳 같은 평범스런 학교니깐."
이런 문체에, 이런 분위기입니다.
자연란에 있습니다.
ether님의 브롬스틱 이나모랏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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